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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로웨인이 나에게 가지는 의미

2012.06.01

미쉘 트레니티( Michele Trainity)

국경없는의사회 스탭들이 힐로웨인 캠프 내 건강센터로 들어가고 있다.

저는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일하며 약 8개월을 힐로웨인(Hiloweyn,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 국경지역) 및 그 주변에서 보냈습니다. 심각한 위기가 시작되었을 때, 건강 센터에 대한 책임은 물론 나중에는 리벤(Liben)에서의 프로젝트에 대한 전반적인 책임을 맡았습니다. 저는 힐로웨인의 난민 캠프 생각하면 암비아(Ambia)가 생각납니다. 암비아는 우리의 첫 번째 환자 중 한명으로, 결핵을 앓고 있는 10kg의 9살 아이였습니다. 암비아의 가족은 삼촌을 제외하고는 모두 굶주림 혹은 전쟁으로 죽었습니다. 암비아는 우리 건강 센터의 상징 중 하나였습니다.

2011년 늦여름-가을이었던 당시 국경없는의사회의 건강 센터는 환자들로 붐볐고, 우리는 지속적으로 40- 50명의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을 입원시켰는데 그 중 적어도 8명은 집중 치료 실로 보내졌으며 의사들은 매일 모든 환자를 진료하기 위해 힘든 회진을 감당했습니다.

보건소 밖에서는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과 함께 온 수 백 명의 어머니들이 우리의 영양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기다렸습니다. 센터 내에서는 의사 및 간호사가 몇 분 동안의 점심 및 저녁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한 텐트에서 다른 텐트로, 한 환자에서 다른 환자로 옮겨 다니며 일했습니다. 당시 캠프는 소말리아 남부에서 몇 주전에 온 난민 약 25,000명을 수용하고 있었고 매일 아침 우리는 밤새 수용소에서 죽은 사람들을 위한 수의(壽衣)를 배포했습니다. 우리는 매주 서 너 명의 아이를 잃었지만 최악의 순간에는 거의 하루에 한 명씩을 잃었습니다. 상황이 매우 어려웠고, 캠프 내 사람들은 아마도 수년간 이어진 굶주림과 가뭄 때문인지 영양실조를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아이들이 다른 병(설사, 호흡기 감염, 등)에 걸렸을 때서야 우리에게 데려왔습니다. 아이들은 종종 이미 심각한 상태에서 보건 센터에 왔습니다.

힐로웨인 캠프 내 소말리아 난민

그리고 그들 사이에 암비아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 4살의 아이는 매우 방어적이고 매우 고집이 셌으며 매우 약했습니다. 항상 아팠습니다. 의사들은 얼마나 바쁘던지 간에 항상 암비아 를 위해 시간을 쪼갰습니다. 암비아는 미소를 지었지만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며칠 동안 체중이 증가했다가 또 급속도로 감량됐습니다. 암비아의 체중 다이어그램은 희망 없이 아래로 향해있었습니다.

그 시기를 생각하면 저는 어쩌면 암비아가 모든 상황을 대변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 매우 어려운 장소로 매일 아침 밤새 비워진 침대의 수를 세는 곳, 어머니들이 희망을 잃고 죽어가는 아이를 집으로 데려가고 싶어하는 곳, 의료진이 천천히 그러나 점진적으로 압도적인 영양 부족의 위기에 대항하려는 힘든 노력으로 스스로를 피곤에 빠뜨리는 곳.

그러던 어느 날 아이의 상태가 호전되었습니다. 암비아가 치료 음식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고 결핵 치료가 첫 번째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기 시작하자 우리는 식단을 변경했습니다. 저는 항상 조카의 생명을 구한 의사에게 조용히 감사의 눈물을 흘리던 아이의 삼촌을 기억할 것입니다.

2011년 10월, 상황이 개선되기 시작했습니다. 입원이 필요한 환자의 수가 줄어들었고, 죽어가는 환자의 수도 줄어들었으며 캠프에서의 사망률 또한 잘 관리되었습니다. 캠프의 보건/영양 상황은 서서히 안정화 되었고, 식량 배급이 점점 더 많은 사람에 도달했으며 의학적 노력이 마침내 결과를 내고 있었습니다.

7 개월 만인 지난주 암비아를 다시 봤습니다. 저는 아이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소말리아 전통복에 머리카락을 덮고, 베일을 얼굴 주변에 둘렀으며, 통통한 볼과 반짝이는 얼굴을 한 얼굴을 보고 저는 저의 옛 친구를 찾기 위해 눈에서 예전의 고집스러움을 찾아 내었어야 했습니다. 아이는 보건소에서 친구와 비스킷의 한 봉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병동의 간호사는 암비아가 이제 막 결핵 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아직도 습관적으로, 그리고 비스킷을 위해 매일 오고 있다고 귀띔해 줬습니다. 암비아는 저를 바라보았고 저는 그녀의 미소에서 깊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가 날 알아본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현재 암비아가 입원했던 병동은 거의 비어있고, 몇 명의 아픈 아이만이 침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센터 외부의 끝없던 대기자 줄은 사라졌고 몇 달 전에 비하면 매우 조용해졌습니다. 힐로웨인의 건강 상황은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캠프의 영양 위기가 극복되었다라고 할 수 있겠죠.

국경없는의사회는  소말리아에서 1991년부터 활동했다.  소말리아 활동을 위해  민간 지원에만 의존하고 있으며, 어느 정부의 지원도 받지 않고 있다. 2011년 5월부터 12월까지, 국경없는의사회는 소말리아, 그리고 소말리아 난민들이 머물고 있는 에티오피아와 케냐에서 22개의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이 기간 동안 78,500명의 심각한 영양실조 환자와 7,200명의 홍역환자를 치료했으며, 255,000명에 대해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에티오피아 내 소말리아 난민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 중 하나인 힐로웨인(Hiloweyn) 캠프의 프로그램과 기반시설의 대부분을  에티오피아 난민 기관인 ARRA인수인계 했다. 리벤(Liben)지역 5개 캠프의 영양실조 프로그램은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매달 평균 2,000명이 몰려오는 새로운 버 아미노(Bur Amino)난민 캠프에서 1차 및 2차 진료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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