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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다답 사람들”

2012.06.20

소말리아 난민들이 다가할레이 캠프 외곽에서 이동해서 이포 2 (Ifo 2) 캠프에 다다르고 있다. 

사람들이 아부라고 알고 있는 아부바카르 모하메드 마하무드(Abubakar Mohamed Mahamud)는 소말리아 전쟁이 시작된 20여 년 전부터 케냐 북동부에서 소말리아 난민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영양관리를 전공한 간호사인 아부는 현재 국경없는의사회의 현장 부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

 “소말리아 위기는 금방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역사는 반복되고, 소말리아 위기는 끝이 보이지 않는 문제입니다. 지금 상황은 제가 1991년에 보았던 상황과 다르지 않아요.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전쟁의 화마에 찢긴 고국에서 도망친 절망적인 상태의 사람들이 결국 난민 캠프에 정착하지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킬 수 없는 생활조건 아래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소말리아 국경 근처에 있는 리보이(Liboi) 난민캠프에서 소말리아 난민 관련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91년이었습니다. 그곳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난민 검진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생활조건은 끔찍했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어요. 물도, 화장실도, 멀쩡한 시설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이질도 여러 번 발생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캠프 안에서 응급병원과 다수의 영양치료 센터를 운영했었습니다.

더 많은 난민들이 국경을 넘으면서 치안상황이 악화되었고, 80km 떨어진 사막에 세 개의 난민 캠프가 세워져 확장을 거듭했다. 근처에 있는 마을 이름을 따라 다답(Dadaab)이라고 이름 붙은 이 캠프들에는 90,000명이 살아갈 공간이 있었다. 현재 거의 50만 명 가까운 소말리아 난민들이 이 캠프에서 간신히 살아가고 있다.

시장과 학교가 있는 도시처럼

 “국경없는의사회와 다답을 2년 정도 떠나 있다가 1994년 다가할레이(세 곳의 다답 난민캠프 중 하나)로 돌아왔습니다. 당시 상황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안정적이었습니다. 난민들은 그 환경에 익숙해 졌고, 살아갈 방법을 찾고 있었습니다. 시장과 학교가 있었고, 난민캠프가 마치 케냐의 도시 같았어요.

국경없는의사회는 세 곳의 난민캠프에서 1, 2차 보건의료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만 해도 전염병이나 영양실조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2003년까지 국경없는의사회에서 활동을 하다가 프로젝트가 다른 단체로 이양되었습니다.”

다답 캠프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시기는 2006년 끝났다. 소말리아에서 전투가 재개되고, 홍수와 가뭄, 기아가 만연해 지자 더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버렸던 것이다.

신규 난민을 위한 공간 부족

 “2009년 다답에 돌아왔을 때 상황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캠프로 몰려드는 난민의 숫자가 너무 많았습니다. 캠프는 수용인원을 초과했고, 시설은 10년 전 그대로였습니다.

식량 배급 등록은 아주 느렸고, 난민들에게 지급되는 식량을 타는 것도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예전부터 캠프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던 사람들은 식량을 나누어 줄 친척들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어떠한 시설이나 보호소도 없는 캠프 바깥에 살게 되었어요. 2011년 여름 추가적으로 캠프 두 개가 개소하기까지는 몇 년 동안이나 로비를 해야 했습니다.

2011년 초에 영양실조에 걸린 난민들의 숫자가 늘어났습니다. 기존 국경없는의사회의 다가할레이 캠프 병원은 곧 사람이 넘치게 되었고 그 정도 수의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용인원을 늘려야 했습니다. 홍역도 발생하더군요.

국경없는의사회는 난민들의 정신건강 치료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외상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캠프에서 20년 동안 생활했던 사람들에게 정신건강 프로그램은 중요합니다. 미래에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어떤 사람들은 아무런 희망 없이 살아갑니다. 다답 사람들은 부서졌습니다.”

위험은 증가, 활동은 중단

캠프 주변 치안상황은 2011년 10월 급격하게 악화되어, 두 명의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가 납치되고 다수의 폭발과 총격전이 벌어졌다. 그 이후 캠프에서의 모든 긴급하지 않은 활동은 중단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케냐 출신 및 난민 인력과 함께 난민캠프에서 꾸준히 활동하면서 난민들을 상대로 1, 2차 보건의료 활동을 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2011년 영양 위기 같은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대처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국제사회는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국제사회는 복잡하게 얽힌 상황과 사람들의 절망을 이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