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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신건강의 날] 국경없는의사회의 심리치료 전문가, 정신건강 의료활동 펼쳐

2012.10.10

케냐와 그 인근의 난민수용소에서는 심리치료 전문가가 국경없는의사회(Médecins Sans Frontières:MSF) 팀 구성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세계정신건강의 날을 맞이하여, 이들이 난민들의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수행하고 있는 핵심적인 역할에 대해 조명해보고자 한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정신건강 치료와 상담을 비롯하여 의료활동 하고 있는 다답 난민 캠프

시야드 아브디 아르(Siyad Abdi Ar)는 소말리아 무장군에 학대당했을 때 16살이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났지만, 정신적인 상처는 아직 치유되지 않았다. 2010년 케냐의 다답(Dadaab) 난민 수용소에 도착한 이후, 시야드의 어머니는 시야드가 떠돌아다니다가 자해를 할 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그의 발목에 체인을 채워 체인을 침대에 묶어두었다.

다답 난민 수용소에 도착한 난민들 중에 다수가 소말리아에서 겪었던 일들로 인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은 폭력과 가뭄을 피해 고향인 소말리아를 떠났다. 국경없는의사회(MSF)는 2009년부터 다답의 다가할리(Dagahaley) 캠프에서 정신 건강 치료와 상담을 포함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을 펼치고 있는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케냐에서도 심리치료 전문가들은 현재 의료 팀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답에서 1년간 활동한 정신과 의사 파블로 멜가 고메즈(Pablo Melgar Gomez)는 “다답을 비롯한 아프리카에서는 일반적으로 정신적인 고통에 대해 잘 표출하지 않는다”며, “사람들은 신체적인 고통에 대해서는 자주 토로하는데, 상담을 진행하면서 그 고통이 심리적인 상태와도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이해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약 4억 5천만 명의 인구가 정신 질환을 겪고 있으며, 정신건강 치료가 필요한 사람과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 사이에는 큰 격차가 있다고 한다.

전쟁 중이나 자연재해가 발생한 이후에는 우울증이나 불안증세를 겪는 인구의 비율이 2~3배 증가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홀로, 또는 친구나 가족의 도움으로 이를 극복하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심리치료 혹은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

심리적인 괴로움이 신체적인 고통으로 표출될 때, 그 원인이 정신적인 문제임을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경우의 환자들은 불명확한 고통에 대해 호소하거나 몇 차례 찾아오기를 반복하지만 정확한 진단명은 나오지 않는다. 국경없는의사회 심리 전문가는 의료팀을 교육하여 이를 가려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정신 건강 치료도 의료 활동에 필요하다.  

고메즈는 “심리 치료는 HIV/AIDS나 결핵 환자들이 치료를 더 잘 받을 수 있게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하며 “영양 센터에서는, 엄마가 우울증으로 인해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을 것이기에 몸무게를 늘릴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난민 캠프, 자연재해 지역, 전쟁 지역뿐만 아니라 성폭력의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의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중인 국가에서 심리 치료 전문가 팀은 17,000건의 개별 정신건강 상담과, 19,200건의 집단 상담 세션을 진행했다. 2010년 아이티 지진 이후, 국경없는의사회는 사람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응급 상담을 제공하고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치료했다. 난민 캠프나 자연재해 지역, 전쟁 지역 이외에도, 국경없는의사회의 심리 치료 전문가들은 콩고 민주 공화국과 과테말라의 성폭력 피해자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