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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질란드: 다제내성 결핵 치료 초기 등록 환자 그룹 치료를 마쳐

2013.08.14

길고 힘든 여정이었지만 드디어 종착점에 도착했습니다. 너무 기뻐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 마구 소리를 지르고 뛰어다니고 춤이라도 추고 싶은 심정입니다.

린다 빌라카티(Linda Vilakati, 48세)

린다는 스와질란드의 만카야네(Mankayane) 병원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는 55명의 환자 중 한 명이다. 이들 중에는 이제 겨우 세 살 된 아이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국경없는의사회가 스와질란드 보건부와 함께 만카야네에서 운영한 2년 과정의 혹독한 다제내성 결핵(MDR-TB) 치료 프로젝트를 완료한 첫 번째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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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가 자랑스럽게 흔들어 보이는 수료증에는 이렇게 씌어 있다. "비록 장기간의 고통스러운 치료였지만 나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여 마침내 이를 완료했다."

린다가 처음 결핵 치료를 받기 시작한 것은 2010년이었다. 그러나 2년 후 그의 상태는 좋아지기는커녕 악화되었고 일반 약제에 내성을 보이는 변종인 다제내성 결핵 진단을 받았다. 현재 다제내성 결핵에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약제는 독성이 강하여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린다는 "투약 6개월 만에 귀에 문제가 생겼습니다"라고 회상한다. 처음에는 이명이 들리더니 나중에는 오른쪽 귀는 부분적으로, 그리고 왼쪽 귀는 완전히 청력을 상실했다. 약의 부작용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청각장애를 입었지만 린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현재로서는 건강을 되찾기 위한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린다는 "귀가 들리지 않게 된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무엇이 내게 가장 좋은 일인지 의사 선생님들이 제일 잘 알 거라고 스스로 달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나중에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치러야만 하는 대가였다고 순응하게 되었습니다" 라고 이어 말했다.

문제는 린다를 힘들게 한 것이 청력 상실만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는 "치료기간이 조금만 더 단축되었으면 하고 바랄 뿐입니다. 약을 먹으면 몸이 고통스러운데 그런 약을 2년 동안 매일 15알씩 먹는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건강이 악화되면서 일을 그만두어야 했기에 린다의 어려움은 가중되었다. 음식을 살 돈이 부족해 충분히 배를 채울 수 없는 상황에서 빈 속에 약을 먹어야 하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이 기간 동안 린다와 그의 부인은 이웃의 도움과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에 의존해야 했다.

의료 지원 외에도 국경없는의사회는 린다에게 정기적으로 식료품을 지원해주고 통원할 수 있도록 교통비를 대주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 상담가가 심리상담을 제공했고 지역사회 치료 지지자가 치료 과정이 끝날 때까지 종종 그를 방문해 끝까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었다.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팀 역시 환자들의 가정을 방문해 감염 예방을 지원했다. 이들은 다른 가족이 감염될 위험을 줄이기 위해 때로는 공기 순환이 잘 되도록 환자의 집에 창이나 문을 추가로 설치해주기도 하고 때로는 환자를 위해 침실을 따로 만들어주기도 했다.

린다는 "말 그대로 국경없는의사회 팀에 생명의 빚을 진 셈"이라며, "저에게 정말 잘해주셨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의 차량이 우리 집을 방문할 때마다 건강, 희망, 도움의 손길이 온다는 걸 알 수 있었기에 심지어 그 차에 '나의 생명차'라고 이름 붙였을 정도입니다. '나의 생명차'만 보면 모든 근심과 좌절이 씻은 듯 사라졌습니다"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48세인 린다는 스와질란드에서 처음으로 다제내성 결핵 치료를 완료한 사람 중 하나이다. ©Zanele Zwane/ MS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