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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 : 피난민이 된 여성의 고통 #2

2014.03.07

정상적인 사회적, 법적 토대가 무너지면 특히 여성의 건강이 위협받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자문, 산부인과 전문의 테인 루나(Tane Luna)

매년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하지만 여느 날과 다름없이 이 날도, 세계 수많은 여성이 분쟁이나 자연 재해 등의 이유로 살던 거주지를 떠나야 합니다. 그리고 분쟁과 피난의 과정은 여성에게 특히 위험합니다. 이들이 겪는 고통은 극심한 성폭력과 성적 착취, 피난 과정에서 일어나는 응급 분만, 산모와 신생아가 겪는 합병증 등이 있으며, 열악한 위생 환경도 여성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전하는 세계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모리타니 - 2012년 이후, 말리에서 일어난 내전으로 수천 명의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모리타니를 비롯한 인근 국가로 피신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음베라(Mbera) 캠프와 파살라(Fassala) 국경 검문소에 위치한 1차 보건 센터와 바시코노(Bassikounou) 시의 수술실을 지원하고 있다.

구급차가 날카로운 소리를 울리며 사하라 사막을 가로지르는 동안 뒷자리에는 타그리 왈렛 토케예(Taghry Walet Tokeye)가 불안한 모습으로 누워 있고, 그 옆에는 남편 마사야(Masaya)가 앉아 있다. 타그리는 진통이 시작된 상태다. 바시코노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수술실로 가기 위해 음베라 난민 캠프를 떠나기 전, 구호팀은 그녀에게 아이가 1명이 아니라 아마도 4명일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바시코노에 도착하자마자 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타그리가 네 쌍둥이를 임신 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은 제왕절개 수술을 실시하기로 신속한 결정을 내렸다. 타그리는 체중 1.8 kg에서 2.45 kg 사이의 건강한 아들 셋과 딸 하나를 출산했다. 지금은 아이들을 그냥 아기 1, 2, 3, 4라고 부른다. 전통적으로 아이의 이름은 세례를 받을 때 주기 때문이다.

2013년 1월 말리 분쟁이 일어났을 때 타그리와 마사야 부부는 다른 자녀들 여섯 명을 데리고 인근 국가인 모리타니로 피신한 1만5000명의 난민들에 속해 있었다. 그들은 겨우 옷가지만 등에 지고 모리타이에 도착했고, 현재는 원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마사야는 “우리 가족은 내전이 두려워서 레레(Léré) 근처에 있는 우리 마을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태어난 지 3주가 된 네쌍둥이의 현재 상태는 좋다. 신생아실에서 쌍둥이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으며, 국경없는의사회 구호팀은 부부에게 옷과 신생아용품 세트, 우유 등 아기들을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필요한 모든 물품을 제공했다.   

구호팀은 네쌍둥이가 극적으로 세상으로 나온 이후 잘 커가는 모습에 크게 기뻐하고 있지만, 아이들의 아버지는 걱정이 크다. 모리타니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책임자인 칼 나웨지(Karl Nawezi)는 “네쌍둥이가 태어날 것이라고 알려줬을 때 무력한 남편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또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분은 이제 식구가 12명으로 늘었고 고향으로 돌아갈 가망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가족을 먹여 살릴지 암담해하고 있습니다.”
 
케냐 - 1991년 이후 잇따른 소말리아 위기 상황으로 수 차례의 인구 대이동이 일어났다. 케냐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다답(Dadaab) 다가할레이(Dagahaley) 캠프에 거주하는 12만5000명의 난민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3년에는 2500회 이상의 분만을 도왔다. 

루키아 모하메드 압디(Rukia Mohamed Abdi),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 “캠프에 거주하는 난민 여성들의 일상에는 물을 길어 오고 장작을 구하는 일이 포함됩니다. 심지어 임신한 상태에서도 장거리를 걷는 일이 많은데, 이 때문에 합병증의 위험이 커집니다. 간호사로서 저는 정기검진을 하고 임신한 여성들에게 몸의 이상 신호를 알아차릴 수 있는 법을 설명해 줍니다. 이곳에는 임신 합병증, 이상분만, 질 출혈이 나타나는 임산부가 많습니다. 많은 신생아들이 불량한 위생 상태로 인해 병균에 감염된 상태로 출생합니다. 대부분의 난민들이 수입원이 없기 때문에 저희가 비누와 대야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임신과 관련된 사망률과 질병률을 낮추기 위해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임신 및 출산 건강과 가족계획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가족계획의 경우에는 언제나 잘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매년 출산을 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도 있고, 피임의 잠재적 부작용에 겁을 먹는 여성들도 있습니다. 해결해야 할 문화적 문제가 또 있는데, 일부 치료에 대해서는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저는 상황을 설명하고 공동체나 남편과 협상을 해야 합니다. 먼저 그분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실시하기 전에 시간이 얼마간 지체될 수 있고, 산모나 아이에게 대단히 심각한 결과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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