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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라이베리아: 공중보건 활동 되살리기

2015.04.03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감염자 수가 꾸준히 줄어드는 가운데, 국경없는의사회는 안전하게 의료 서비스를 되살릴 수 있도록 현지 보건 체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정기 예방접종이 중단되어 홍역 감염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대규모 예방접종을 실시할 수 있도록 현지 보건 당국과 협력하여 일하고 있다. © Adolphus Mawolo

3월 20일, 라이베리아 몬로비아에서 새 에볼라 감염자가 발견됐다. 이 환자는 몬로비아 교외의 공립 의료기관 리뎀션 병원에 국경없는의사회가 세운 에볼라 임시 치료소에 있었는데, 감염 확진 후 며칠이 지나서 목숨을 잃었다. 2주 넘도록 새 감염자가 없었던 라이베리아에서 다시 발견된 첫 환자였다.


몬로비아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팀장 한나 마자넨(Hanna Majanen)은 “우리의 1차적인 목표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에볼라에 감염된 사람들을 모두 찾아내는 것입니다.”라며 “이곳 치료소에 이송된 환자 대부분이 에볼라 감염자는 아니지만, 반드시 다른 치료에 앞서 진단을 통해 에볼라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에볼라 창궐이 시작된 이후로 의료진 372명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고 그중 179명이 목숨을 잃은 상황이므로, 의료진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라고 말했다.

아직은 신속한 에볼라 감염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소중한 시간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경없는의사회 라이베리아 현장 책임자 필리페 르 바일란트(Philippe Le Vaillant)는 “제때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해 목숨을 잃는 사람들을 봐 왔습니다.”라며 “대개 중증 말라리아나 장티푸스 같은 질환으로 고통 받던 사람들이죠. 출산 합병증이 있던 임산부들도 같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라고 말했다.

JDJ 기념 병원 중환자실의 의사들은 이제 더욱 신중을 기해 응급 상황을 대한다. © Yann Libessart
이제 라이베리아에 에볼라 치료센터는 충분히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정기적인 공중보건 서비스를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의료 시설들이 운영을 재개한 상태지만, 그 수준은 에볼라 창궐 이전보다 훨씬 낮다. 그리고 아직도 진료를 받으러 가기를 꺼리는 환자들이 많다.

라이베리아 보건부와 협의를 거친 국경없는의사회는 에볼라 외의 의료 긴급상황에 대처하는 역량을 높이기 위해 몬로비아에 소아과 병원을 새로 열기로 결정했다. 24시간 운영되는 이 병원은 5세 미만 아동을 위한 병상 46개를 구비하고 있으며, 최대 100개의 병상까지 늘릴 준비가 되어 있다.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에볼라 감염으로부터 의료진과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더욱 강화된 감염 예방 및 통제 프로토콜도 시행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병원 원장 미리암 데길렌(Myriam Deguillen)은 “의료진과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철저한 중증도 분류, 추가 보호 장비 구비, 병상 사이에 더 많은 공간 확보, 감염 및 쓰레기 처리 절차 강화 등 여러 조치를 실행하고 있습니다.”라며 “무엇보다도 의료 체계에 대한 의료진과 환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모두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우리가 주요 관심사입니다.”라고 말했다.

새롭게 몬로비아에 세운 국경없는의사회 소아과 병원. 병원 내에서 질병이 퍼지는 것을 예방하고자 병상 사이의 공간을 더 넓혔다. © Adolphus Mawolo
이와 함께 국경없는의사회는 페이네스빌에 있는 ‘제임스 데이비드 주니어(James David Junior, JDJ) 기념 병원’을 지원한다. 에볼라도 충분히 고려하여 병원의 무료 소아과 및 산부인과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일을 돕는 것이다.

몬트세라도, 그랜드 케이프 마운트 지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보건소 23곳을 지원해 보다 안전한 의료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돕고 있다. 지역 주민들도 교육 프로그램에 자주 참여한다.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 교외의 클라라타운에 위치한 T.K.G 진료소에 온 모리스 깁슨(Morris Gibson)은 “우리 아이들이 아플 때 약국에서 약을 사오는 대신 보건소에 가려면 일단 안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와서 보니 여기서는 에볼라가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그에 맞는 조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에볼라가 라이베리아, 기니, 시에라리온에 큰 피해를 끼친 것은 각국 보건 체계가 약했기 때문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 라이베리아 현장 책임자 필리페 르 바일란트(Philippe Le Vaillant)

필리페 현장 책임자는 “보건 체계에 상당한 증진이 필요한데, 특히 감염 통제 및 역학 관리 측면에서 더 높은 수준을 이루어 이를 유지하는 것이 시급합니다.”라고 말했다.

JDJ 병원 응급실에서 일하는 간호 감독 베아트리체 지라카(Beatrice Jlaka)는 “우리 모두는 그야말로 엄청난 고생을 치르면서 이번 바이러스의 교훈을 알게 되었습니다.”라며 “적절한 교육이나 장비가 없는 상태에서 이 질병에 맞서 싸우다가 수많은 동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들을 기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더 이상 이 일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저는 각오가 돼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최근 라이베리아 활동

국경없는의사회가 2014년 8월에 몬로비아에 세워 운영해 온 엘와 3 에볼라 치료센터는 올해 3월 말부터 라이베리아 보건부에서 맡게 되었다. 지난해 11월부터 국경없는의사회는 에볼라 의심 환자들을 위해 리뎀션 병원에 임시 치료소도 마련해 운영해 왔다. 포야에 세웠던 국경없는의사회 에볼라 치료센터는 로파 지역에서 에볼라 발병이 종료되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후 지난해 12월 후순에 문을 닫았다. 이번 에볼라 발병 이후로 라이베리아 내 국경없는의사회 시설에서 에볼라를 이기고 생존한 환자는 670명에 이른다.

최근 국경없는의사회는 각지에서 벌어지는 감염 확산에 대응하는 보건 당국을 돕고자 그랜드 바사, 그랜드 케이프 마운트, 마르기비 등지에 긴급 대응 팀도 파견했다.

지난해 10월,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 서부에서 약 60만 명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항말라리아제를 배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