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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슬픔이 내려앉은 가리사

2015.04.06

 

가리사 대학 공격 이후, 국경없는의사회는 부상자들을 치료하며 대응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바쉬르 압디웰리(Bashir Abdiweli) 박사는 이 활동을 총괄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 리더입니다. 그는 지난 목요일(4/2),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가리사 소재 병원을 지원하기 위해 의료팀과 함께 가리사에 도착했습니다. 현재 가리사 상황과 국경없는의사회의 대응 활동에 대해 바쉬르 박사가 자세히 들려주었습니다.대피한 수백 명의 학생들이 밤을 지새운 가리사 공항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사진 왼쪽이 바시르 박사 ©MSF

목요일 아침 일찍 사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몇 시간 뒤에 케냐 당국으로부터 대응 요청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즉시 팀을 꾸리고, 외과도구 및 응급 처치 의약품과 장비를 챙겼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현장 상황이 어떤지는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이 정도의 재앙일 줄은 몰랐습니다.

부상자 치료에 고투하는 병원

병원에 도착해 보니 그야말로 혼란의 도가니였습니다. 끊임없이 부상자들이 도착했고, 병원 의료팀은 최대한 대응하려고 애쓰고 있었습니다. 부상이 가장 심한 환자들이 빨리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는 즉시 환자들의 중증도를 분류해야 했습니다. 우리 팀 간호사 중 1명은 수술실에서 수술을 보조했고, 우리는 응급실 활동과 함께 수술 후 치료 활동에도 참여했습니다.

우리가 본 환자들은 대부분 폭발 혹은 총상으로 다리, 팔, 손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몇몇 환자는 머리 부상을 입었습니다. 우리가 치료를 도운 부상자는 70여 명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나니 자정이 되었습니다.

공항에 대피한 학생들

어제(현지시각 4/3) 아침, 가리사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구조된 300여 명의 학생들이 그 곳에서 밤을 보냈습니다. 우리가 치료했던 학생들은 깨진 창문으로 탈출하다가 찰과상을 입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붕대로 처치했습니다. 상처가 꽤 심해서 병원으로 바로 이송해야 할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공항에 있던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깊은 충격에 빠져 있었습니다. 학생들 대부분이 현장에서 겪은 일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심리적 충격

피해자들이 겪은 충격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우리가 치료했던 환자 대부분은 외상 후 상담 치료를 위해 이송해야 했습니다. 현장에서 벌어진 일들을 다시 떠올려 우리에게 이야기하려고 할 때,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에 휩싸여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전혀 없는 상태 속에서 버틴데다 큰 충격을 받아 몹시 지쳐 있었고, 잠도 부족했습니다. 우리 팀은 학생들에게 물과 음식을 제공했습니다.

어제(현지시각 4/3) 오후, 케냐 당국은 그 모든 학생을 대피시키는 작업을 했습니다.

현재 가리사 시내 분위기는 매우 음산하고, 시 전체에는 슬픔이 감돌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그때 일어난 일로 충격에 휩싸여 있습니다. 지금 가리사 시에는 슬픔이 내려앉아 있습니다.

이제 병원 분위기는 차분해졌고, 최소한의 활동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오늘(현지시각 4/4) 아침, 우리는 병원에 필요한 의료 물품을 제공했고, 병원 의료진이 충분히 대응할 상황이 되어 우리 팀은 병원에서 철수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케냐 활동

국경없는의사회는 1987년 이래로 꾸준히 케냐에서 활동해 왔다. 현재 ‘성과 성별에 기반한 폭력(SGBV)’ 피해자, HIV 감염자, 약제내성 결핵(DR-TB) 환자 등에 초점을 맞추어 나이로비 슬럼가 마타레(Mathare), 키베라(Kibera)에서 의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키베라에서는 입원환자 산부인과 병동을 관리하고, 산부인과 및 기타 응급 상황에 필요한 앰뷸런스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한편, 호마 베이(Homa Bay)에서는 HIV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 밖에 다답에 위치한 다가할레이(Dagahaley) 난민캠프에서는 1차 의료 진료 및 병원 의료 활동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