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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프리카공화국: 잠긴 합숙소에서 버티던 피난민들, 18개월 만에 귀가 결정

2015.09.04

폭력을 피해 베르베라티의 한 주교 합숙소에 피신해 있던 피난민 400명이 18개월 만에 귀가를 결정했습니다. 이동 진료소 운영을 통해 피난민들을 지원해 온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동 진료소 활동을 종료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에게 한 달치 식량을 배급했습니다. 지난 18개월간 국경없는의사회가 피난민들에게 제공한 진료는 총 4800여 건에 이릅니다.

포토 포토 지역으로 돌아가는 피난민 가정에 한 달치 식량을 배급하는 국경없는의사회 . ⓒMSF

지난 18개월간, 약 400명의 사람들이 폭력을 피하고자 출신 지역을 뒤로 하고 자진해서 피난을 떠나, 베르베라티(Berberati)에 있는 주교 합숙소에서 문을 걸어 잠근 채 지냈다. 이들 대부분은 무슬림 상인과 그 가족들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주 사이, 이들은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도 될 정도로 충분히 안전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합숙소 안의 생활 여건은 매우 열악했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 팀에게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지원 받았는데, 국경없는의사회는 1주일에 몇 차례씩 합숙소 안에서 이동 진료소를 운영했다. 보다 특수한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베르베라티 대학 병원으로 이송되었는데, 국경없는의사회는 그 곳에서도 의료 활동을 하고 있다. 2014년 2월부터 2015년 7월까지 18개월 동안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팀들은 합숙소 안에서 총 4800여 건의 진료를 제공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또한 세계식량기구(World Food Programme, WFP)의 지원을 받아, 합숙소에서 임시로 머물고 있는 사람들에게 식량도 공급했다.

2015년 7월, 현지 및 국제 단체들의 지원 속에서 현지 당국이 도시 내 각기 다른 마을 사이에 ‘사회 결속 프로세스’를 시작한 후, 첫 번째 피난민 그룹이 베르베라티 내 포토 포토(Poto Poto)에 있는 출신 마을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나머지 가족들도 8월 초에 합숙소를 떠나 집으로 돌아갔다.

포토 포토 지역의 한 마을 대표 벤(Ben)은 “마을 사람들은 돌아온 사람들을 환영하고 있습니다.”라며 “이번 일은 현지 당국과 협력 단체들이 오랜 시간 수고하여 이룬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집으로 돌아가는 피난민 각 가정에 한 달치 식량을 배급했다. 합숙소에 임시로 머물고 있던 사람들 대다수가 모든 것을 잃어 버렸기 때문에, 다시 처음부터 삶을 일으키면서 상인으로서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동네로 다시 돌아가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하지만 전에 누리던 삶을 되찾기까지는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돌아가는 주민 중 한 사람인 아마두(Amadou)

18개월간 주교 합숙소에 있던 사람들을 지원해 온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사람들의 귀가를 환영했다. 베르베라티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제랄딘 두크(Geraldine Duc)는 “외부 세계와 차단된 채로 위태로운 여건 속에 1년 반을 보냈던 가족들이 마침내 집에 돌아가게 되었습니다.”라며 “앞으로 두려움도 극복해야 하고 그동안 무너진 것들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는 일들이 남았지만, 조금씩 그들은 예전의 삶을 되찾아 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중아공 내 다른 지역 상황도 그다지 긍정적이지는 않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목숨이 위태로울까 두려워 합숙소 여러 곳에 임시로 머물러 있는 사람들의 상황을 계속 우려하고 있다. 카르놋(Carnot)의 경우, 약 500명의 사람들이 교회 숙소 안에 틀어박힌 채 살고 있는데, 이들은 2014년 2월 이후로 줄곧 여기 있었다.

현재 중아공 인구 5명 중 1명은 국내 실향민이거나, 주변국에 임시로 머물러 있는 난민이다. 2015년 7월 현재, 중아공 내에서 자기 집을 떠나 피신한 사람은 36만8000명이며, 그중 3만 명은 수도 방기에 머무르고 있다. 한편, 고국을 떠나 카메룬, 차드, 콩고민주공화국 등의 주변국에 머무르고 있는 중아공 난민은 약 46만 명에 이른다.

국경없는의사회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활동보고 (2015년 8월 기준)

국경없는의사회의 중아공 베르베라티 활동

국경없는의사회는 1997년부터 중아공에서 활동해 왔고, 현재 중아공 전역에서 총 15개의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분쟁 피해자들을 돕고 사람들의 의료 지원 접근성을 증진하기 위해, 2014년 1월부터 베르베라티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은 베르베라티 대학 병원 내 소아과 병동과 영양분과에서 활동하고 있다. 2015년 들어 소아과 병동에 입원한 아동은 2349명이며, 영양분과에서는 787명의 아동들이 영양실조 치료를 받았다.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또한 베르베라티 부근 여러 마을의 보건소 4곳을 지원하고 있는데, 2015년 1월부터 6월까지 총 7580건의 진료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