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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정상들은 세계 보건 긴급 대응의 격차, 고가의 구명 의약품 문제를 다뤄야 한다

2016.05.26

"G7은 연구개발을 위한 새로운 투자를 지지한다고 발표했지만, 그러한 투자, 예를 들어 새 항생재 개발을 위한 투자가 이후 접근성도 보장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G7은 의약품 접근성을 하나의 문제로 인식하기는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의 자유무역협정도 지원합니다.

 

그런데 TPP는 의약품 접근성에 관한 역대 무역협정 중 가장 해로운 협정입니다.

 

9월 회의에서 각국 장관들은 적정 가격의 의약품 접근성을 보장하는 혁신적 접근을 촉진하는 데 집중하기를 기대합니다. 시장 중심의 고수익 관점에 치중하기보다는 환자들의 필요사항을 고려한 혁신을 지원하는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보편적 건강보장’이라는 훌륭한 목표는 심각한 방해를 받을 것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일본 사무총장 제레미 보딘(Jeremie Bodin)

2016년 5월 26일, 일본 이세시마 / 제네바 –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병의 첫 징후가 나타난 뒤로 2년이 흘렀지만 세계는 그 때와 같은 긴급 상황에 대응할 수준을 조금도 높이지 못했다고,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가 경고했다. 필요 의약품에 대한 R&D도 부족하고 의약품 가격도 터무니없이 높은 지금, 일본에 모이는 세계 정상들의 하나된 행동이 시급히 요구된다.

세계 보건 체계: ‘응급실 없는 병원을 짓지 말라’

오늘과 내일 G7 정상들이 이세시마에 모인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G7 정상들이 과감한 노력을 기울여, 세계 보건 체계의 중심에서 보건 긴급 대응을 위한 방편을 만들 것을 촉구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스위스의 보건 자문 모니카 룰(Monica Rull) 박사는 “보건 안보와 보편적 건강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 UHC)에 관한 모든 논의의 중심에는 여전히 보건 긴급 대응 문제가 있는데, 이 문제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라며 “긴급 대응을 강화할 때 고려할 것은 위기에 빠진 사람들의 보건 필요 사항입니다. 국제 안보를 위협한다고 간주되는 긴급상황에만 대응 활동을 발동시켜서는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

보편적 건강보장은 그 누구도 의료 지원을 구할 때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지 않게 하자는 훌륭한 목표로서, 반드시 이루고자 노력해야 할 목표다.

하지만 올해 초에는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감염이 돌발했고 현재 앙골라에서는 황열병이 번지는 등, 대규모 질병 확산의 위협이 끈질기게 남아 있으며, 따라서 여전히 필요 사항이 많다는 것은 분명하다.

현재 취약한 저소득 국가들에서는 긴급 대응 역량이 심각하게 제한돼 있다. 자국의 힘만으로는 대처하지 못하는 국가들, 국민 일부가 소외돼 있는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격차를 좁힐 수 있도록, G7 국가들은 국제사회를 선도할 이 기회를 활용해 국제사회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 일본 사무총장 제레미 보딘(Jeremie Bodin)은 “긴급 대응에 필요한 역량과 자원을 늘리지 않고 세계 보건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은, 응급실을 꾸려야 한다는 것을 잊은 채 병원을 짓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구명 의약품 가격을 인하하라: 의약품 접근성 분야를 이끄는 프랑스처럼

국경없는의사회는 극도로 높은 의약품 가격을 포함한 의약품 접근성 문제, 그리고 필요 의약품에 대한 R&D 부족 문제 등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한 프랑스 정부의 뜻을 높이 산다. 그러나 다른 G7 회원국들은, G7 국가들이 나서서 가격 문제를 포함한 의약품 접근성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겠다는 분명한 뜻을 밝히자는 데 강하게 반대했다.

G7은 이러한 태도를 바꿔야 한다. 이 논의를 주요 우선순위로 삼을 뿐만 아니라, 의약품 접근성에 관한 유엔 사무총장 고위급 패널도 강력히 지지해야 한다. 유엔 고위급 패널은 9월에 뉴욕에서 대규모 회의를 갖는다. 나아가, 국경없는의사회는 정상회담을 비롯한 다양한 수준에서 이 주제를 논의에서 배제하거나 막아서라고 주문하는 제약회사들의 압박에 G7 국가들이 굴복하지 말라고 요청한다.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Access Campaign) 의료 코디네이터 그렉 엘더(Greg Elder) 박사는 “우리는 의약품 가격이 너무 높다거나 필요한 치료제가 없어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결과를 현장에서 매일 목격합니다.”라며 “이는 세계적 위기이며, 행동에 나서야 할 세계 최강대국들은 이 위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지금 세계의 이목은, 모든 사람들이 필요한 약을 구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드디어 나몰라라 하던 태도를 바꿔 뭔가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정부들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높은 의약품 가격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면 보편적 건강보장이란 그저 실현 불가능한 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아차려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대중은 터무니없이 비싼 새 C형 간염 치료제 가격에 관심을 모았다. 제약회사들이 치료제 가격을 1정당 미화 1000달러(치료 회기당 근 10만 달러)로 정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정된 C형 간염 치료제를 전 세계적으로 배급하게 되었다. 매년 C형 간염 감염자는 1억5천만 명에 달하며, 이로 인한 사망자도 연간 70만 명이다.

현재 12주 안에 치료를 보장하는 신약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C형 간염은 미국에서 감염병 사망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한편, 약제내성 감염을 치료하는 항생제가 부족하다는 데에도 사람들의 분노가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영국 정부 보고에 따르면, 2050년경이면 약제내성 감염이 1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고 한다.

질병 감염에 대항할 백신·치료제가 없어 무섭게 퍼져 나간 병으로는 에볼라도 두드러진 예이다. 이 모든 예들은 필수 보건 필요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기존의 제약 연구 수행 방식을 바꾸고, 사람들이 적정 가격으로 필요한 약을 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Access Campaign)의 나탈리 에눌트(Nathalie Ernoult)는 “각국 정부들은 무역을 사람들의 생명보다 우선시하는 것을 멈춰야 합니다.”라며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과연 G7 정부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모든 이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