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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바마에서 가장 큰 문제는 영양실조입니다

2016.09.08

8월,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바마를 방문했다. 바마는 보르노 주(州) 수도 마이두구리에서 75km 떨어진 도시로, 나이지리아 군과 보코하람 사이의 분쟁이 일어나는 교전선 위에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하킴 칼디(Hakim Khaldi)는 피난민 캠프에 있는 사람들이 처한 상황을 자세히 들려주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곳에서 긴급 지원을 실시했다.

Q. 국경없는의사회가 바마 긴급 활동을 기획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카메룬과 이어지는 길에 위치한 상업 중심지 바마는 한때 부유한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유령도시나 다름없습니다. 몇 달 전 바마 지역민들은 살던 곳을 떠나 보르노 주의 수도 마이두구리로 피신했습니다. 보코하람과 나이지리아 군 사이에 분쟁이 벌어졌기 때문이죠. 현재 보코하람 전투원들은 바마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요즘 바마에서 볼 수 있는 것이라곤 인근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어 바마로 들어온 피난민들뿐입니다. 이 피난민들은 군의 통제 아래 캠프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현재 나이지리아 군은 바마 시에 기지를 두고 있습니다. 캠프에는 피난민 약 1만5000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대부분 여성이나 5세 미만의 어린 아동들입니다. 이들이 사는 집은 민가 건물에서 가지고 온 양철로 만든 간이 거처들입니다. 자급자족을 할 수 없는 피난민들은 외부 사람들이 제공해 주는 식량에 전적으로 의존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긴급 활동을 위해 8월 17일 다시 바마를 방문했습니다. 5세 미만 아동들에게 충분한 치료도 제공하고 한 달치 식량도 배급했습니다. 이로써 아동들이 병에 걸리거나 목숨을 잃는 것을 줄이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영양실조 아동들을 위한 치료식 ‘플럼피넛’(PlumpyNut®) 그리고 콩, 기름, BP5(영양 강화 비스킷) 등 여러 가지 식량을 가지고 들어갔습니다.

활동을 진행한 4일 동안 우리는 캠프 밖에서 밤을 보냈습니다. 저녁 6시부터 아침 7시까지 통금이 있었고, 군이 우리에게 임대한 집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첫날, 우리는 아침 7시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기다리는 사람들의 행렬이 너무 길어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여성과 아동들이 길게 줄 지어 서 있었습니다. 우리는 영양실조를 앓고 있는 아동들을 검사하고 치료했으며, 5세 미만 아동을 둔 가구에 식량도 배급했습니다.

앞으로 두 달 사이에 두 차례 더 바마를 방문해 또 다시 치료를 제공하고 한 달치 식량을 배급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은 운영이 여간 까다롭지 않습니다. 나이지리아 군과 협력하지 않고서는 성사될 수 없는 일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원하는 대로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다닐 수도 없습니다. 치안 문제 때문에 우리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마이두구리에서부터 바마까지 헬리콥터로 이동해야 하고, 식량과 약품을 운반하는 트럭을 대동하려면 군의 호위가 필요합니다.

Q. 현장에서 목격하신 주요 의료 문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나이지리아 보르노 주의 주도인 마이두구리에서 75km 떨어진 바마를 방문한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이 아동을 검진하고 있다. 

아무래도 영양실조 문제가 가장 크죠. 활동 기간 동안 우리는 5세 미만 아동 총 3293명을 검진했고, 그중 513명에게 영양실조 치료를 제공했습니다. 즉, 전체 아동의 15.1%가 영양실조를 앓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4.2%는 중증 급성 영양실조 상태였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상황은 이와 같지만, 사실 7월 13일 방문 때에 비하면 약간의 진전도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 우리는 이곳에서 치료식을 배급했었는데요. 그때만 해도 정말 우려되는 상황이었고, 검진한 아동의 무려 15%가 중증 급성 영양실조였습니다.

그 밖에 다른 문제들로는 진찰을 하면서 보니까 말라리아, 피부 감염, 설사 이렇게 세 가지 병이 가장 많았습니다. 우기에 접어들면서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건부와 유니세프가 바마에서 운영하는 진료소가 하나 있는데요. 의약품이 충분치 않아 극소수의 환자들만이 그곳을 찾고 있습니다. 몇 주 전에는 나이지리아 공군이 캠프 입구 쪽에 작은 병원을 열었는데, 그 곳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리지는 않는 실정입니다.

우리는 말라리아의 위험을 막고자 모기장을 배급했습니다. 하지만 임시 거처의 문제는 전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낡은 양철을 엮어 세운 곳에서 지내는 가족들이 많은데, 비가 내리면 안쪽으로 물이 다 스며듭니다. 비닐 방수 시트와 텐트를 갖춘 가족들도 더러 있지만, 창문이 없다 보니 내부는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덥습니다. 우리가 긴급 활동을 벌이는 동안에도 약 40명의 여성 및 아동들이 캠프에 새로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캠프 안에서 거처를 찾지 못해 맨땅에 바닥 깔개를 깔고 머물 곳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열악한 생활 여건을 본 국경없는의사회는 캠프에 있는 사람들이 홍역, 폐렴, 콜레라 감염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접종을 실시할 것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보르노 주 보건 당국에 제출했습니다. 영양실조에 더해 이 질병들 중 하나라도 퍼지게 된다면 그 결과는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 캠프에 나타나는 또 다른 문제는 바로 물 구하기입니다. 우물 9개 중에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7개뿐이다 보니 모두가 활용할 충분한 양의 물이 없습니다. 몇몇 단체들이 바마에 있는 피난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지만, 이는 여전히 작은 지원만 될 뿐 현재 필요한 모든 것을 채우기에는 부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