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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공격에 놓인 타이즈의 의료 지원

2017.01.31

예멘: 공격에 놓인 타이즈의 의료 지원

예멘 알-달리 주(州)에 위치한 알-나스르 병원 응급실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이 환자에게 의료 지원을 하고 있다. 환자는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었다. ⓒMohammed Sanabani/MSF

2017년 1월 30일, 암스테르담/타이즈 – 오늘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전시의 의료 지원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예멘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타이즈(Taiz)에 나타나는 분쟁의 여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국경없는의사회의 새 보고서는 전쟁의 여파로 타이즈 민간인들이 입은 직·간접적 영향에 초점을 맞추었고, 이 분열된 도시에 나타난 의료 서비스 붕괴를 타이즈 현장의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이 목격한 그대로 서술하였다. 예멘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매니저 칼린 클레이어(Karline Kleijer)는 이렇게 전했다.

“타이즈의 절박한 상황은 예멘 전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타이즈의 전쟁 당사자들은 민간인, 의료 시설, 의료진, 환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계속 어기고 있습니다. 교전선 양편에 있는 우리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사람들은 부엌에서 점심 준비를 하다가 폭격을 맞아 부상을 당하고, 농장에 나가다가 공습에 맞아 부상을 당하고, 가축을 돌보다가 지뢰를 밟고 신체 일부를 못쓰게 되고, 집 밖 거리에서 저격수의 총에 맞기도 했습니다.”

2015년 3월에 분쟁이 격해진 이후, 예멘 남서부 타이즈 주(州)에서는 가장 격렬한 전투가 지속돼 왔다. 타이즈 시 자체가 벌써 2년 가까이 교전선으로 분리돼 있는 가운데, 주민들은 끊임없는 공포와 고통에 시달리며 지내 왔다. 현재 타이즈 시는 더 많은 의료 지원, 특히 기본적 의료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타이즈의 의료 서비스는 직접적인 폭력의 피해를 입어 왔다. 병원들은 재차 폭격과 총격을 당했고,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소 1곳도 공습 피해를 입었다. 구급차들도 총격과 약탈을 당했고, 무장 남성들이 강제로 구급차를 들이닥치는 일도 있었다. 의료진 중에는 출근길에 총에 맞거나 폭행과 구금을 당했던 사람도 있고, 총으로 협박을 당하면서 일해야 했던 사람도 있었다. 타이즈에서 일하는 많은 의료진은 어마어마한 개인적 위험을 감수하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의료 시설에서 일하면서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타이즈의 한 공공 병원에서 활동하는 응급실 감독관은 이렇게 말했다.

“병원에서 일하면서 안전하다고 느끼냐고요?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지금 여기서 의료 시설을 존중한다는 건 없습니다. 우리 병원도 벌써 여러 번 공격 목표가 되어 폭격을 맞았습니다. 폭격은 어마어마한 고통을 초래합니다. 직원들이든 환자들이든 할 것 없이 모두에게 말이죠.”

병원이 훼손되고 인력과 필수 물자가 부족해지면서 타이즈의 의료 서비스는 사실상 무너지고 말았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생명을 살리는 데 꼭 필요한 의료 지원에 접근하기가 몹시 어려워졌다.

보건 체계가 손상된데다 날로 생활 여건도 악화돼 사람들의 건강 상태는 급격히 나빠졌다. 특히 임산부, 신생아, 어린 아동들처럼 면역력이 약한 취약 계층에게는 즉각적인 피해가 나타났다. 현재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전기도 거의 없는 채로 부족한 식량과 물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많은 이들이 교전을 피해 임시 거주지나 사람들로 붐비는 건물에 살고 있는데, 그런 곳에는 적절한 위생 환경도 없을뿐더러 매트리스·담요·취사도구가 없는 경우도 많다. 무료 의료 지원은 극히 제한적인데다 민간 의료 지원은 가격이 턱없이 비싸기 때문에, 사람들은 병원에 꼭 가야 하는 최후 상황에만 병원을 찾는다. 이렇게 극도로 아플 때에야 비로소 병원을 찾기 때문에, 때로는 병원에 오더라도 이미 너무 늦은 경우도 있다.

2016년,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국경없는의사회 모자 병원, 그리고 타이즈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여러 산부인과 병동에서 5300여 회의 출산을 지원했고, 3만1900여 회의 산전 진료와 2600여 회의 산후 진료를 제공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치료식 프로그램에 입원했던 중증 영양실조 아동도 2500명이 넘는다. 또한 폭력이 발발한 이후로 국경없는의사회가 타이즈에서 치료를 도운 전쟁 부상 환자는 1만700여 명에 달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새로 발표한 이번 보고서를 통해, 모든 전쟁 당사자들이 민간인과 의료진에 대한 보호를 확실히 보장하고 부상자들과 환자들이 의료 지원을 받도록 허락해 줄 것을 다시금 요청한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국제 구호 단체들과 공여국들이 예멘에서 인도적 대응을 높이는 한편, 도움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구호 지원이 닿을 수 있도록 보장해 줄 것을 요청한다.

이 보고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가혹한 여건은 타이즈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하는 예멘 내 10개 주(州) 전역에서 우리 팀들은 같은 일들을 목격하고 있다. 즉, 예멘 사람들이 이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전쟁의 직·간접적인 결과를 고스란히 당하고 있으며, 저렴한 양질의 의료 지원은 심각하게 줄어들었고, 근 2년간 전쟁이 진행되었는데도 여전히 인도적 지원과 의료 지원은 사람들의 기본적인 필요조차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 전문: 예멘 - 공격에 놓인 타이즈의 의료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