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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단편 애니메이션: 미안해요, 제가 물에 빠져서…

2017.06.22

 

(*자막 설정을 켜면 한국어 자막을 볼 수 있습니다)

"엄마 미안해요. 배가 가라앉아 목적지까지 가지 못해서."

"경비를 마련하려고 진 빚을 갚을 돈은 보내 드리지 못할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제 시신을 찾지 못하더라도, 울지 마세요 엄마.
어차피 시신이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수색하고 운송하고 매장하고 애도하는 그 모든 일이 비쌀 거예요.
엄마 미안해요. 짙어지는 전쟁 때문에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도망쳐야 했어요. 
뭔가 대단한 꿈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제 꿈은 그저 엄마에게 필요한 약을 구하고 엄마 치아 치료를 해 드려야겠다는 정도였어요."

"아름다운 우리집, 미안. 이제 문 뒤에 코트를 걸지 못하게 돼서."

"잠수부와 수색,구조 팀들에게도 미안해요. 제가 빠진 바다 이름을 제가 몰라서.
망명자와 난민들을 담당하는 부서 여러분, 걱정 마세요. 제가 짐이 되지는 않을게요.
거대한 푸른 바다야, 고마워. 비자도 여권도 없는 나를 환영해 줘서.
바다에 사는 물고기들아 고마워. 내 출신, 종교, 정치적 견해도 묻지 않고 내 몸을 받아 줘서.
방송사들도 고마워요. 제가 죽었다는 속보를 이틀 내내 매시간 5분씩 방송해 줘서. 

뉴스를 보고 슬퍼해 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제가 물에 빠져서…”

* 이 글은 지중해에서 물에 빠져 숨진 한 사람의 시신에서 발견되었다고 전해지는 편지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누가 쓴 것인지는 모르는 이 글, 하지만 우리가 아는 것은, 안전한 피난처를 찾아 가려던 수천 명의 사람들이 지중해와 에게해에서 물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해마다 수없이 많은 생명들이 이와 같은 여정에서 사라집니다

남성, 여성, 아동 등, 사람들은 전보다 더 열악한 보트에 빽빽하게 타고 지중해를 건너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극도로 열악한 고무보트 134척, 나무보트 19척으로부터 사람들을 구조했습니다. 2014년과 2015년에 구조활동을 하며 보았던 대규모 나무보트는 이제 거의 사라졌고, 값싼 1회용 고무보트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충격적일 만큼 품질이 떨어지는 이 보트에 오른 사람들은 수백 명의 체중에 눌리기도 하고, 위험한 바닷물과 기름이 뒤섞여 있는 선체 바닥에서 익사하기도 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난민들을 위해 직접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6년, 인도주의 의료 단체 국경없는의사회를 통해 20,000여 명이 구조되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7년 3월에 수색, 구조 역량을 강화하여 지중해에서 활동하고,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의료 지원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색과 구조만이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기에 난민들을 위한 안전하고 합법적인 대안을 위해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