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현장소식

이라크: 긴 모술 전투에서 생긴 오래된 상처 치유하기

2017.07.04

4개월 전 폭발이 일어나 부상을 입은 아메드는 모술 동부에 위치한 알 타힐 병원에서 서서히 회복해 가고 있다. ⓒ Hussein Amri/MSF.

2017년 7월 4일

이라크 모술 동부의 한 병원에서 병상에 누워 있는 아메드가 왼발을 조심스럽게 아래 위로 움직인다. 수척한 아메드는 자신을 살펴보는 의료진과 몇 마디를 주고받는 것조차 무척 힘겨워 보인다. 더디지만 꾸준히 호전돼 가는 환자를 보며 의사는 격려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3주 전에는 이 작은 움직임조차 거의 불가능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알 타힐 병원에 도착한 이후로 아메드는 일련의 수술과 수술 후 치료를 받았다. 아메드는 4개월 전 집 밖에서 폭발이 일어나 부상을 입었다. 폭발 당시 아메드의 두 이웃은 목숨을 잃었지만, 아메드는 생존자들에 의해 구출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거기서 아메드는 상태를 안정화시키는 응급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그 병원도 공습을 맞았다. 위독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아메드는 전투에 휘말린 병원에서 탈출해 가까스로 친척 집으로 피신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맹렬히 전투가 일어나는 바람에 4주 동안이나 의료 시설에 가지 못했다.

모술 전투 내내 국경없는의사회를 포함한 응급 대응 단체들은 이제 막 부상을 입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는 활동을 하고자 최선을 다했고, 모술 서부에서 계속되는 분쟁 속에 휩쓸린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1차 수술을 실시하기가 까다롭다. 하지만 아메드와 같은 경우들을 보면,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의료적 필요사항이 무엇인지 잘 알게 된다. 모술 동부에서도 좀 더 안전한 지역, 그리고 피난민들을 위한 캠프에서 삶을 이어 가려는 수십만 명 중 많은 이들에게 이러한 지원이 필요하다.

모술 출신의 많은 남성, 여성, 아동들은 벌써 몇 달이 지나 일부만 치료를 받은 부상으로부터 회복하고자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민간인들은 여전히 몸 속에 유산탄 파편을 지닌 채 불편하게 움직이며 걷는다. 오래된 화상이나 총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도 있다. 부서진 뼈들을 고정시키려고 외부 고정 기구를 착용한 환자들은 팔다리에 금속 핀이 박혀 있는데, 이 때문에 감염 위험이 커진다. 이 환자들이 전쟁 부상을 치료해 그나마 평범하다고 할 만한 삶을 회복해 가는 여정은 여전히 멀고 고통스럽다.

모술 대부분의 병원들은 일부가 훼손되거나 완전히 파괴되었고, 이 때문에 환자들은 수술 후 치료나 재활 치료는 물론 기본적인 의료를 구하기도 쉽지가 않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러한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프로젝트 2곳을 운영하고 있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 중 일부에게만 도움이 될 뿐이다.

모술 전투를 피해 달아나다가 등에 총알을 맞은 아부드는 함다니야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재활 센터에서 점차 회복해 가고 있다. ⓒ Hussein Amri/MSF

어린 소년 아부드는 모술 외곽으로 약 22마일(35km) 떨어진 함다니야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에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모술 전투를 피해 달아나다가 등에 총알을 맞은 아부드는 수술 후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얼마나 큰 차이를 불러오는지 잘 알고 있다. 처음에 의사들은 아부드가 영영 걷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었다.

아부드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완전히 마비 상태였어요…… 제겐 아무런 희망도 남아 있지 않았죠.”

하지만 재활 치료를 위해 국경없는의사회 시설로 이송된 후, 아부드는 이제 서서히 팔과 다리를 회복해 가고 있다.

“그동안 정말 많이 좋아졌어요.”

아부드가 말했다. 수술 후 치료가 필요하나 이를 구하지 못하는 다른 무수한 사람들의 미래는 훨씬 더 불투명하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전투에 휩싸인 모술 안팎의 프로젝트 8곳에서 주민들에게 긴급히 필요한 의료 지원을 하고 있다. 주로 전쟁 부상자 위한 수술, 산부인과 지원, 영양실조 치료, 정신건강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알 타힐에서는 175여 회의 수술을 지원했는데, 주로 추후 수술 및 외상으로 위독한 상태에 처한 환자들을 위한 지원이었다. 함다니야에서는 ‘핸디캡 인터내셔널’(Handicap International)과 협력해 총 275명의 환자들에게 수술 후 치료, 재활, 심리사회적 지원을 실시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인종, 종교, 성별, 정치적 신념에 관계없이 중립적이고 공정한 의료 지원을 실시한다. 활동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라크 프로그램 운영에 있어서 그 어떤 정부 혹은 국제 단체의 기금을 받지 않고, 전 세계 대중으로부터 지원받은 민간 기부금에 온전히 의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