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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중부: 588명 구조…그 외 물에 잠긴 실종자 수 미정

2017.11.06

2017년 11월 1일, 국경없는의사회와 SOS 메디테라네(SOS Méditerranée)가 운영하는 구조선에 500여 명이 안전하게 승선했다. 그러나 익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들은 그 수를 정확히 알 수 없다. ⓒMaud Veith/SOS Méditerranée

2017년 11월 2일, 암스테르담/뉴욕

11월 1일 지중해 중부 해상에서 진행된 힘겨운 구조 활동을 통해 곤경에 처한 보트로부터 총 588명이 구조되었다. 하지만 아쿠아리우스에 승선하는 직원에 따르면, 실종자 수는 정확히 알 수 없으며 이들은 배가 전복된 후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쿠아리우스(Aquarius) 호는 국경없는의사회와 SOS 메디테라네(SOS Méditerranée)가 함께 운영하는 구조선이다.

아쿠아리우스 호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의사 세이프 키르판(Seif Khirfan)은 이렇게 말했다.

“남성, 여성, 어린 아동들로 가득 찬 고무보트 3대 중 1대가 뒤집어지면서 수십 명이 바다로 떨어졌고, 상황은 순식간에 악몽처럼 변했습니다. 우리 팀들은 쓸 수 있는 부양 장치를 모두 동원하고, 구명조끼를 나눠 주고, 사람들을 최대한 물에서 끌어 올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심정지가 일어난 한 남성은 응급 처치를 실시한 뒤 헬리콥터로 이탈리아까지 긴급히 이송했습니다. 우리가 수습한 시체는 없었지만 물 속에 잠겨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았습니다.”

날씨가 추워져 지중해 환경이 더 악화된 탓에 구조된 이들 중에는 경도·중등도 저체온증 환자가 더 많아졌다. 한편, 구조된 사람들 중에는 리비아에 있을 당시 입었던 부상을 의료팀에게 치료받기도 했다. 리비아에서는 난민들과 이주민들이 위험한 수준의 폭력과 착취에 노출돼 있다.

키르판 박사는 이렇게 덧붙였다.

“한 남성은 왼쪽 발목에 개방성 골절과 탈구를 앓고 있었는데, 벌써 한 달이나 그렇게 지냈다고 했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리비아에서 총격을 피하려다 부상을 입게 됐다고 하더군요. 그런가 하면 리비아에서 마구잡이로 구금돼 있던 중 1주일 전에 팔이 부러진 남성도 있었습니다.”

지중해에서 국경없는의사회에게 구조된 사람 대다수는 리비아를 거쳐 온 사람들로, 이들은 밀수업자, 무장 단체, 민병대들이 저지르는 온갖 만행을 들려주었다. 사람들이 보고한 바에 따르면, 그들은 폭력(성폭력 포함)을 가하고, 비인간적인 환경 속에 사람들을 임의로 구금하고, 고문을 저지르고, 온갖 부당한 대우를 일삼으며, 경제적 착취와 노동 강요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아쿠아리우스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코디네이터 루카 살레르노(Luca Salerno)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그저 가볍게 이 여정에 오르는 것이 아닙니다. 더 나은 대안이 있었다면 그들은 이렇게 자신과 아이들의 목숨까지 걸지 않았을 겁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망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합법적인 통행로를 보장해 줄 것을 각국에 호소한다.

살레르노는 이렇게 말했다.

“유럽연합과 회원국들은 시급히 조치를 취해 망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합법적인 통행로를 제공해야 합니다. 나아가 합법적인 이주 경로를 만드는 한편 합법적인 진입 체계를 더 확대해, 절박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지중해에서 목숨을 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