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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간호사 이영수가 전해온 남수단 벤티우의 상황

2014.10.07

남수단 유니티 주에 위치한 도시인 벤티우는 분쟁으로 인해 가장 영향을 받은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벤티우 부근에 위치한 유엔 ‘민간인 보호’ 구역에서 머물고 있는 약 4만 명의 피난민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산부인과 병동, 소아과 병동, 결핵 병동을 갖추고 캠프 내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응급 처치, 수술 치료 등도 병원 안에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간호사 이영수가 24시간의 근무를 마치고 현지의 상황을 들려주었습니다.

 

 


사진> 물이 가득 찬 도로

 

 

“저는 소아 병동과 외과 병동을 담당하고 있는데, 외과 병동에는 화상 환자, 총상 환자들이 주로 옵니다. 소아 병동에는 폐렴, 말라리아, 칼라 아자르, 뇌수막염으로 오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특히 홍역에 걸린 아이들을 많이 치료했습니다. 8월에는 한 주에도 8~10명 정도 있었는데, 홍역 백신 캠페인을 한 후로는 환자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우리는 병원에서 찾아오는 환자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보호 구역마다 영양실조 치료소를 운영하고 마을로 이동 진료활동을 하는 등 변화하는 보건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사진> 물이 다 빠졌지만 진흙으로 가득한 도로

 

이 곳 보호 구역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WFP 등을 통해서 음식 등을 보급받지만, 늘 생필품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나름대로 물품을 구해오기도 하고 시장이 있기는 하지만, 총격전이 벌어지면 보호 구역은 외부와 완전히 차단되기 때문에 보급품에만 의존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안전 문제입니다. 보호 구역 안에 피해있는 사람들도 여전히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지역에 가족들을 두고 왔습니다. 8월에는 폭격과 총격전이 격화되어 심지어는 보호 구역, 병원 근처까지도 총알이 날아왔습니다. 보호 구역 안에서도 총상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9살 소년이 집에 있다가 밖에서 쏜 총에 맞고 병원에 실려온 적도 있었습니다.


생활 환경이 좋지 않아서 생활하기 쉽지가 않습니다. 저는 얼떨결에 전기도 들어오고, 에어컨도 나오는 컨테이너에 살고 있지만 그래도 곰팡이 냄새가 납니다. 사람들이 머물고 있는 텐트에 차있던 물이 많이 빠졌지만 아직도 물에 잠겨있는 곳이 있고, 땅은 진흙탕입니다. 식수위생전문가가 9명이나 파견되어 있지만 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물이 나올 때를 놓치지 않고 샤워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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