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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쉽게 갈 수 없는 열악한 구호 현장.

내가 도착한 첫날밤,

내 숙소로부터 불과 3km 떨어진 곳에 폭탄이 떨어졌고
주변 난민촌에서는 시위가 일어나 격한 대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약 한 달간 나는 그곳의 구호 활동가로서
수 많은 환자들을 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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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짓는 의사 재건 전문 성형외과의 홍준표
  • 두려움을 넘어선 환자의 소망

    내가 있던 병원의 여건으로는 수술이 어려운 환자 한 분이 있었다.
    어느 날, 아이와 공 한번 차 보는 것이 소원이라는 환자와
    그 옆에 함께 온 작은 아이가 보였다.
    실패 가능성이 높은 수술이었기에 망설였지만, 그 모습을 보고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나에게 환자의 소망에 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다음은 망설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 절실함으로 하나가 된 순간

    만성 골수염 때문에 수술이 안되면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환자가 있었는데, 얼마나 절실한지 ‘ 잘라도 되니까 꼭
    수술해 주세요’라는 말도 서슴없다.
    위험 부담도 높고 열악한 수술 환경 탓에 결단이 쉽지
    않았지만, 환자의 간절함과 현지 동료들의 열정이 환자와
    현지 의료진, 국경없는의사회를 한 팀으로 뭉치게 했다.
    약 10시간의 긴 수술이 끝난 뒤 주변 사람들이 함께
    박수 쳐주던 그 순간은 지금 생각해도 감격스럽다.

  • 험난한 현장을 지키는 이유

    나와 같이 활동하던 성형외과 의사 한 분도 희생 당했다.
    어쩌면 내게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었다.
    옆에서 내 동료들이 다치는 걸 보면서도 묵묵히 현장을 지키는 이유는 우리가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 아닐까.
    우리 동료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빨리 갈등이 해소돼서 우리의 손길이 환자 모두에게 닿는 날이 오길 바라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분쟁 피해 지역 전역에서,

구명 치료를 제공하며
응급실과 집중치료실(ICU)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과 의료진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보호조차 보장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장에 남아있는
동료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며
이들을 언제까지나 기억할 것이다.

후원으로 함께 피우는 희망의 불씨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희망’이라는 단어를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로 머물렀던 현장 속에서
환자와 동료들을 통해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같이 활동하며 직접 시간을 할애하고 싶지만, 어렵기 때문에 후원을 고민할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고민으로 어렵게 모인 후원금은 열악한 현장 의료 시스템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이번 현장에서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우리 아버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은 시간이라고 하셨다.
후원을 고민하고 행동하는 시간으로 국경없는의사회와 함께 큰 자산을 나누고 있는 모든 분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