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현장에서 약이 부족하지 않게 공급하는 동시에
유효기간이 지나 사용하지 못하고 폐기하는 약이 많아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책임을 지닌 약사 문소연 활동가입니다.
Home-based Palliative Care(가정기반 통증완화 치료*) 팀을
따라 환자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 환자분은 자궁경부암으로
현지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으시고 집에서 Supportive Care
(지지요법)를 받으시던 분이었어요. 이후에 상태가 좋아지셨는데,
마침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지은 병원의 수술실이 완공돼서 수술까지
받을 수 있었고, 그 수술로 암이 완치되었다는 얘기를 당시 환자분
집에 같이 갔던 현지스탭에게 전해 들었어요.
* 병원 방문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가정에서 시행할 수 있는 통증완화 치료,
병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닌 일시적인 통증완화를 위한 처방
이게 국경없는의사회의 가장 큰 장점이면서 정체성인 것 같아요.
한번은 프로젝트에서 현지 스태프들간 의견 대립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프로젝트 총괄 담당자가 ‘We are all MSF*’ 라고 얘기한 적이 있어요.
그 말이 ‘우리는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고,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라는 뜻으로 느껴져서 감명 깊었어요.
그래서 ‘국경없는의사회’ 라는 이름 자체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늘 약사로서 약이 필요한 곳에 바르게 사용되도록 돕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국경없는의사회 활동 가치가 제가 활동가로 일하게 된 큰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MSF: Médecins Sans Frontières, 국경없는의사회
그리고 의약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물류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로지스티션 팀의 도움을 받아서 약이 꼭 필요한 곳,
환자들이 있는 곳까지 안전하게 잘 전달할 수 있습니다.
구호현장의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데는 필수 의약품, 의료 장비 등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합니다. 후원을 망설이는 분이 계시다면,
적은 돈도 생명을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