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를 지지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반가운 마음으로 2018년 첫 소식지를 전해 드립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 40만 명에 가까운 민간인들이 시리아 동구타에 갇혀 있습니다. 최근 보고된 수치에 따르면, 지난 8년간 내전으로 인해 46만5천 명의 시리아인들이 목숨을 잃었고, 1200만 명이 피난을 떠났습니다.
저항 단체들의 마지막 요새였던 동구타는 2013년부터 시리아 정부의 포위 아래 놓였고, 그 결과 민간인들에게 필요한 식량과 의약품은 계속 부족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시리아군은 지난 2월 19일 폭격을 가하며 동구타 군사 작전 강도를 높였고, 단 며칠 사이에 수백 명이 살해당했습니다. 최근 유엔 안보리가 휴전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과연 이 결의안이 어떻게 이행될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폭격을 멈춰 달라고 요청해 왔습니다. 독립적인 인도주의 의료 단체들이 이 지역에 들어가 도움을 제공하고, 치료를 위해 위독한 환자들을 대피시키고, 의약품과 의료 물자를 보급하도록 승인하고, 나아가 의료 시설을 포함한 민간 지역이 타격을 입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해달라고 말입니다.
사실 우리는 너무나 자주 이러한 상황과 마주합니다. 무력 분쟁이 일어나면 보통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집을 떠나 임시 거처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깨끗한 물과 적절한 음식, 의료 지원도 구하지 못한 채로 말입니다. 이들은 우리가 속한 사회에서는 거의 보기 어려운, 그야말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병에도 쉽게 걸립니다. 우리 팀들은 국제인도법을 무시하고 병원이나 의료진을 공격하는 일련의 사건도 목격합니다. 때때로 의료진들은 자원이 부족한 시설에서 환자와 부상자를 돌보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일해야 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전 세계 긴급 상황에 효과적이고 빠르게 대응해 활동하는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독립성, 공정성, 중립성이라는 활동 원칙에 근거해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의료 구호 활동을 합니다. 활동을 진행하면서 목격하는 폭력과 소외의 현장에 대해 공공연히 목소리를 내는 것 또한 우리의 중요한 활동입니다. 그런 곳들은 국제사회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소식지에서는 방글라데시에 있는 로힝야 난민, 그리고 예멘, 시리아, 이라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남수단 지역의 위기와 분쟁 현장에서 전해 온 우리 환자들과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려 드리고자 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갖가지 어려움에 부딪친 피난민들이 보여주는 큰 용기와 회복력에 공감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사무총장 티에리 코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