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소식] 지속된 홍수와 분쟁으로 고통받는 남수단의 환자들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남수단 주민들

최근 남수단 동부 종글레이(Jonglei) 주 지역주민의 건강이 점점 더 위태로워지고 있다. 지난 1월 이곳으로 파견된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팀은 외딴 지역의 주민들이 깨끗한 식수와 저장 장치, 위생 시설과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 접근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년간 홍수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분쟁이 이어지며 이 지역에 큰 피해를 입힌 것이다. 지역사회는 극도로 취약해졌고, 그중 특히 5세 미만 아동은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1월 중순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700여 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진료를 제공했다. 모기장, 담요, 양동이, 비누, 정수기와 필터, 거처를 만들기 위한 플라스틱 시트와 끈이 들어 있는 키트를 1,000여 개 가구에 배포하기도 했다. 이 구호품은 홍수 피해 가정에 인도적 지원이 될 뿐 아니라, 말라리아, 호흡기 감염, 수인성 질병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2021년 1월 남수단 리앙의 여성들이 국경없는의사회가 각 가정에 보급한 구호품을 나르고 있다. 여성에게 직접 구호품을 전달하는 것은 지역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인구를 지원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Damaris Giuliana/MSF

지난주 우리 이동 진료소에서 치료받은 5세 미만 아동 중 60%가 말라리아 양성 반응을 보였고 일부는 상태가 매우 심각했습니다. 이것은 매우 우려되는 일입니다. 또한 여러 질병을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환자도 있었는데, 식수 부족이 원인 으로 보이는 요로감염 의심 여성 환자도 다수 있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로베르토 라이트(Roberto Wright)

습지로 둘러싸인 이 외딴 지역은 우기에는 수개월에 걸친 홍수가 일어나며, 건기에는 식량과 가축 등 자원 부족으로 인한 분쟁이 악화되며 광범위하게 발생한다. 지역주민들은 무상으로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에 가려면 바구니나 플라스틱 시트에 환자를 싣고 한 시간 이상 늪지를 가로질러 걸어가야 한다. 장마철에는 수위가 너무 높아져 늪을 건너려면 헤엄을 치기도 한다.남수단 종글레이 주 리앙에서 여성들이 식수통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Damaris Giuliana/MSF

전문화된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랑키엔(Lankien)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시설로 이송되는데, 걸어서 며칠 밤낮을 이동해야 한다. 엘리자베스 니예쵸트 코엥(Elizabeth Nyechot Koeng)은 7살 된 딸 니예페이(Nyepay)를 리앙(Riang)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소에 데려갔다. 소녀는 지난 9월 머리에 커다란 상처가 생겼다.

폭우가 내리면서 피에트(Pieth) 마을에 있는 우리 집에 물이 50cm까지 차올랐고 벽이 무너지면서 딸이 머리를 부딪쳤어 요. 가족 모두가 대피해야 했어요. 남편은 안전한 장소를 찾기 위해 아이들과 어머니와 함께 떠났고, 딸은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늪을 건너서 딸을 풀촐(Pulchol)로 데려갔어요. 우리는 진료소에서 3일을 보내고 나서야 가족을 찾아 다시 리앙으로 돌아왔어요.
남수단 주민 엘리자베스 니예쵸트 코엥(Elizabeth Nyechot Koeng)

가족들은 니예페이의 후속 치료가 가능한 파타이의 한 민간 진료소에 몇 차례 더 갔지만, 치료를 마치는 데 필요한 비용이 부족했다.

니예페이 가족의 가슴 아픈 경험은 현재 남수단 여러 지역에서 벌어진 상황을 대변합니다. 이곳은 현재 긴급한 상황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홍수, 반복되는 지역 내 폭력, 무료 의료 시설 부족으로 인해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심각하게 제한되었습니다. 많은 환자가 부상이나 질병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치료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사후 관리나 충분히 회복할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국제 원조 단체가 종글레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보건단체에 제공하는 자금 지원이 장기적으로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지역의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로베르토 라이트(Roberto Wright)

니아덴 월이 손녀와 함께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소에서 중증 말라리아 진단을 받은 두 살 손자가 치료받는 동안 기다리고 있다. ©Damaris Giuliana/MSF

종글레이에 대한 자금 지원이 감소한 것은 남수단 전역의 일반적인 추세를 반영한다. 현재 남수단의 많은 주민이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종글레이 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보건 단체가 접근하기 어려운 외딴 지역에 사는 주민에게 의료와 식량, 식수, 위생 시설 등 긴급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국제 원조 단체가 자금 지원을 지속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