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는 2018년 부터 말라위에서 활동하며 블랜타이어(Blantyre)와 치라줄루(Chiradzulu) 지역의 자궁경부암 사망자 수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말라위 현장 책임자 마리옹 페셰흐(Marion Pechayre)가 인터뷰를 통해 현지 상황을 전했다.

블랜타이어 자궁경부암 전문 병원 전경. ©Diego Menjibar/MSF

Q1. 국경없는의사회가 자궁경부암 치료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말라위는 자궁경부암 유병률과 사망률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나라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말라위에서 자궁경부암에 관한 종합적인 조사를 시행했는데, 2020년 말라위에서 발생한 신규 자궁경부암 환자는 4,145명,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2,905명이었습니다. 말라위는 항암제 접근성이 매우 낮고, 방사선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며, 의료기술이 충분히 발달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자궁경부암 백신 예방접종 지원과 검사 프로그램 확대, 치료법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감염병 예측 분석에 따르면 저소득국의 감염병 환자는 감소했지만, 암과 같은 만성 질병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은 특히 자원이 부족하고 암을 발견·진단하는 시점이 늦는 등의 요인으로 인해 고소득국과 마찬가지로 암 환자수가 결국 감염병 환자를 추월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2040년 아프리카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약 두 배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수년간 말라위에서 HIV/에이즈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는데, HIV에 감염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자궁경부암에 걸릴 확률이 6배나 높아 많은 이들이 자궁경부암에도 걸린 상태였습니다.

말라위 블랜타이어 병원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외과의가 자궁경부암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Diego Menjibar/MSF

Q2. 방사선 치료가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암을 치료하고 있나요?

자궁경부암 치료에 있어서 일반적으로는 방사선 치료를 1차 요법으로 시행하지만 현재 말라위에서는 방사선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2년간 화학요법과 수술을 통합한 치료 모델을 개발 및 실시했습니다. 이 치료법은 3~6주간 화학 요법을 시행해 종양을 수술을 할 수 있을 만큼의 크기로 줄이는 방식으로, 생존율을 평가하기에 아직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지만 현재까지는 방사선 치료에 근접한 수준의 생명 연장을 기대할 정도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숙련된 외과의만 있다면 자원이 한정적인 국가에서 이 치료법을 방사선 치료의 대체 요법으로 도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자궁을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제거하는 자궁절제술 등 고도의 외과적 기술을 시행해야 하는 외과의 교육에 집중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자궁경부암 활동 프로젝트에서는 자궁절제술을 매달 평균 14회, 현재까지 약 40건 시행했습니다. 교육 결과 현지 외과의들이 부인종약학 수술이 드문 유럽에 비해 높은 수준의 역량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추가로 해부병리학자, 종양학자, 외과의와 지지요법(supportive care)팀이 다학제적으로 사회심리학적 지원과 물 리치료, 완화치료 등 양질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진행성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은 여성이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케냐 병원으로의 무상 이송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선 상당한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환자가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 어렵습니다. 2023년 말 경에는 말라위의 방사선 치료 접근성이 훨씬 확대되어 진행성 자궁 경부암 환자가 치료를 받기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Q3.백신 접종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궁경부암은 백신만으로 쉽게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자궁경부암 의 주요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인데, 일부 HPV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인 백신이 존재합니다. 또 다른 예방법은 검사를 하는 것입니다. 검사는 전암 병변(pre-cancerous lesion)을 치료하는 1차 요법의 역할도 합니다. 현재 HPV 백신은 세계 백신면역연합GAVI 등의 국제 협력 메커니즘을 통해 제공되기도 하지만, 말라위에서는 접종 대상인 9~13세 여아가 실질적으로 백신을 접종받기 어렵습니다. 아프지 않으면 의료시설을 찾지 않기 때문에 접종 대상 아동의 학교나 마을에서 접종할 수밖에 없는데, 접종 프로그램을 학교나 지역사회에까지 확대해 체계적으로 실시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월 말라위 보건부와 공조하여 팔롬베(Phalombe) 지역에서 17,000명의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실시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블랜타이어 이송 병원에서 여성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Diego Menjibar/MS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