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소식] 주요 분쟁 대응 현황

국경없는의사회,
계속되는 분쟁 속
인도적 지원 활동

국경없는의사회는 긴급대응 혹은 기존 해당 지역 운영계획 재정비를 통해 전 세계 곳곳의 위급한 분쟁 지역 의료지원과 생명을 구하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2023년 말 혹은 그 이전부터 크게 불거진 갈등이 2024년 봄까지 지속되고 있어 인도적 지원이 절실해진 곳들에서 최근 활동 상황을 전한다.


가자지구

2023년 10월 이스라엘 영토 내에서 벌어진 하마스의 잔혹한 공격으로 촉발된 가자지구 전쟁이 계속됨에 따라 인도적 위기가 재앙적 수준으로 치달았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특히 1백만 명 이상이 대피해 있는 가자지구 남부 라파 Rafah 에서 대응을 조정하는 동시에 환자와 의료진, 직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을 계속해서 촉구해 왔다. 2023년 12월 중순부터 라파 소재 인도네시아 야전병원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2024년 3월까지 5,800건 이상의 진료를 제공하고 200명 이상 환자를 치료했다. 외래 부서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치료한 환자 60%는 외상성 부상 환자, 나머지 40%는 전쟁 관련 화상 환자이며, 이중 40% 이상이 아동이었다. 현지 보건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2023년 10월 이후 부상을 입은 팔레스타인 주민은 거의 70,000여 명에 달하는 바, 국경없는의사회가 가자지구에서 전개해온 의료 대응은 막대한 수요에 비하면 크게 부족한 형편이다.

2023년 12월 라파 인도네시아 야전 병원 입원실의 환자들 ©MSF


수단

2023년 4월 신속지원군RSF과 정부군 간에 격화된 분쟁으로 인해 수단 내 피난민들은 인접국 차드 등으로 대규모 피란을 떠났다. 2024년 2월까지 약 9개월여가 지나는 동안 수단 북다르푸르주에서 기존에도 취약했던 보건 체계와 인도적 대응은 거의 붕괴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시행한 영양실조 및 사망률 초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다르푸르 소재 잠잠 캠프 내 상황이 특히 열악해 모든 영양실조 관련 지표가 긴급사태 수치에 도달했다. 카르툼주에도 제대로 기능하는 의료시설이 거의 없어 약 3백만 명의 주민들이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됐다. 수단 당국의 여행 제한 조치 등으로 인해 인도주의적 구호 단체들에게도 신속지원군 통제구역 접근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2023년 10월 이후 최초로 2024년 2월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에게 카르툼 이동 허가가 발급됐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외에 백나일, 청나일 주 및 서다르푸르, 남다르푸르를 포함한 총 9개 주에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계속되는 전투를 피해 주민들이 대규모로 카르툼을 떠났지만, 도망칠 여력이 안 되거나 취약성 또는 치안 불안 때문에 떠나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이 현재 필수적인 치료를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_장-기 바토Jean-Guy Vataux / 국경없는의사회 수단 현장 책임자, 2024년 1월

2024년 1월 수단 북다르푸르 잠잠 캠프 내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 밖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아동 및 여성 환자들 ©MSF

 


콩고민주공화국

2022년 3월부터 콩고민주공화국 북키부주에서 무장 반군 단체 M23의 재부상으로 무력 충돌이 급증하며 100만 명 이상 주민들이 강제로 떠나고 30년 이상의 분쟁과 실향으로 황폐해진 지역에 재난 사태가 더욱 심각해졌다. 2024년 들어서도 계속되는 무력 충돌로 추가적으로 수천에서 수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피난길에 오르면서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지원하는 의료시설에도 전쟁 부상 환자가 대거 유입됐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북키부주 마시시 지역 약 3만 명 이상 실향민을 포함해 2023년 2월 해당 지역 폭력 사태를 겪은 피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인도적 지원을 제공했다.
한편 국제연합UN에 따르면 2022년 12월 이후 남키부주 국경 너머에서도 충돌로 공포에 질린 수천 명의 사람들이 유입돼 신규 실향민이 발생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남키부주 미노바에서 활동하면서 2023년 상반기엔 북키부 분쟁 여파에 대응하고 12월부터는 해당 실향민 정착 지역에서 신규 긴급대응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2024년 1월 콩고민주공화국 북키부주 고마 북부 실향민 임시 거주 캠프 모습 ©Philémon Barbier

 


우크라이나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역으로 격화된 전쟁이 2024년 2월 24일로 2년을 넘겼다.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부근 주민들은 2014년부터 지속된 분쟁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다. 해당 지역 정신건강 지원에 집중하던 국경없는의사회는 2022년 전쟁 격화 이후 치열한 전선에서는 한 발짝 물러나는 한편 전투 지역에서 안전과 치료를 위협받는 환자들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우크라이나 서부로 이송하는 의료 대피 열차를 운영하기도 했다. 2024년 2월 기준 변화한 전황에 따라 이제 국경없는의사회는 환자들을 서부로 이송하기보다 구급차를 운영해 보다 가까운 의료시설로 긴급 환자를 이송하고 재활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등 활동 내용을 재조정해나가고 있다. 막대한 정신건강 지원 수요가 상존해 심리적 응급처치와 정신건강 상담, 종합적 심리 치료는 계속 제공되고 있다.

2024년 2월 기준 국경없는의사회 우크라이나 활동 내용을 보여주는 지도 ©MSF

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직 진행형이고, 지금도 사람들은 목숨을 잃고, 가족과 헤어지고,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여기저기서 전쟁의 고통이 여실히 보입니다. 조금이라도 그 고통의 무게를 덜고자 외상 후 장애 심리치료를 위해 국경없는의사회가 개소한 트라우마 센터를 방문하는 환자들을 볼 때마다 그 무표정 뒤에 숨겨진 전쟁 의 잔해는 어느 정도인가 감히 생각해봅니다.”_신효정(가명) /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 2024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