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가난의 얼굴, 노마병

국경없는의사회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치료를 제공하는 기관조차 찾기 힘든 소외질병을 다루는 일에도 전념하고 있다. 그 중 ‘가난의 얼굴’이라고도 불리는 ‘노마병’은 초기에 치료하지 못하면 심각한 안면 변형으로 환자가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게 하는 병이다.

니제르 국경 지역의 마을에서 온 20살 노마 환자 빌리야는 첫 수술을 받기 위해 무려 4년을 기다려야 했다. ©Claire Jeantet - Fabrice Caterini/INEDIZ
나이지리아 북서부의 소코토 노마 병원은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병원으로, ‘노마병’이라고 하는 치명적인 세균성 질병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나이지리아 유일의 시설이다. 세계적으로도 노마병 전담 기관은 극소수에 그친다.

나이지리아 보르노 주에서 온 6살 노마 환자 야아셰가 가족과 함께 소코토 노마 병원 여성 병동에 앉아 있다. ©Claire Jeantet - Fabrice Caterini/INEDIZ
사람들에게 생소한 노마병은 빈곤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5세 미만 아동이 주로 걸리는 비감염성 소외질병이다. 구강궤양과 비슷한 잇몸 염증으로 시작하지만 2주 만에 뼈와 조직을 파괴시켜 턱, 입술, 볼, 코, 눈을 망가뜨리고, 환자는 어마어마한 통증, 호흡 합병증, 섭식 장애까지 겪게 된다.

자녀가 노마병에 걸리면 부모는 무슨 일인지 몰라 당황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면 치료가 어려워진다. 노마병은 항생제로 깨끗이 치료할 수 있는 병임에도 진단을 받지 못해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살아남더라도 얼굴이 심하게 손상된다. 외모 때문에 받는 따가운 시선도 견뎌내야 한다.

소코토 노마 병원에는 1년에 네 번 외과의, 마취과의, 간호사로 구성된 국제 활동가 팀이 찾아와 노마병 환자를 수술한다. 또한 나이지리아 보건부와 협력해 지역사회를 방문하며 적극적으로 노마병 환자를 찾아내고, 보건 홍보와 정신건강 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1년에 네 번, 고도로 훈련된 성형·악안면 외과의, 마취과의, 간호사로 구성된 국제 활동가 팀이 소코토 노마 병원을 방문해 노마병 환자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대한 재건수술을 진행한다. 까다로운 수술을 맡아 장시간 수술에 집중하고 있는 수술 팀의 모습. ©Claire Jeantet - Fabrice Caterini/INEDIZ

소코토 노마 병원의 지역사회 활동팀이 투레타 자치정부의 한 마을에서 주민들을 만나 노마병에 대해 알리고 있다. ©Claire Jeantet - Fabrice Caterini/INEDIZ
국경없는의사회가 올해 실시한 노마병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영양실조, 잘못된 구강 위생, 홍역 등의 아동기 질환에 걸린 아동이 특히 노마병에 취약하다. 하지만 의료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는 지역에서는 조기에 병을 확인하기조차 어렵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노마병 대응에는 예방과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하나, 이 병의 원인과 증상에 대한 이해가 낮기 때문에 어려운 과제다.

 

“위험에 처한 사람들의 생활 환경을 개선하고 인식을 높인다면 노마병은 충분히 막을 수 있고,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면 항생제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마병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지금, 병의 원인과 감염 양상 및 위험 요소를밝혀내려면 더 많은 연구와 자원이 필요합니다.”

칼라 빌(Karla Bill) ㅣ 나이지리아 국경없는의사회 보건 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