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프리카공화국] 마르티네의 이야기

국경없는의사회
성폭력 피해자
치료 프로젝트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도 방기(Bangui)에서 발생한 성폭력 피해자는 수천 명에 이른다. 작년 국경없는의사회는 중아공에서 약 4,000명에 이르는 성폭력 피해자를 치료했고, 올해 상반기 방기 지역 병원에서만 800명 이상의 피해자를 만났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곳에서 ‘통골로(Tongolo)’ 프로젝트를 진행해 성폭력 피해자를 치료하고 있다. 통골로(Tongolo)’는 상고(Sango)어로 ‘별’을 뜻한다.


©Mack Alix Mushitsi /MSF

“2013년 분쟁으로 일어난 전투를 피해 숲 속으로 도망쳤는데 그곳에서 무장한 남자 두 명에게 강간을 당했어요. 몸이 너무 아팠고 제가 더럽게 느껴졌어요. 무장한 남자들을 볼 때마다 무서움에 떨기도 했죠.”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세 자녀를 홀로 키우고 있는 마르티네(53세, Martine)는 최근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에서 치료 받았다.

“이제 마음이 좀 편해졌어요. 지난 6년 동안 마음의 짐을 짊어지고 지냈어요. 누구에게도 이 얘기를 할 수 없었거든요. 병원에서는 제가 두려워하거나 수치심을 느낄 이유가 없다고 말해줬어요.” 오랜 기간 분쟁이 지속되고 곳곳에 무장 단체들이 있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성폭행이 횡행하고 있다.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중아공에서도 성폭력에 대한 언급은 금기시된다. 성폭행을 당했다는 건 온 가족에 치욕스러운 일이라고 여겨져 피해자는 자신이 성폭행 당했다는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는 성폭력 사건 중 다수가 마을 이웃들이나 가족 내에서 일어납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성폭행을 당한 것이 가족에게 치욕스러운 일이라고 여겨져 성폭행 피해가 발생해도 보통 마을 주민들이나 가족들 사이에서 해결하고 넘어갈 뿐, 피해자가 치료를 받아야하는 응급 상황이라는 인식이 거의 없습니다.” 베아트리스 가르시아(Beatriz García) 국경없는의사회 통골로 프로젝트 코디네이터가 이야기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중아공 방기 지역 병원 프로젝트를 확대해 방기 외곽 지역에도 치료 센터를 열고 성폭력 피해자를 치료하고 있다. ©Mack Alix Mushitsi /MSF

국경없는의사회는 성폭력 피해자를 치료하기 위해 방기 지역병원 프로젝트를 확대해 방기 외곽 지역 베데 콤바탕(Bédé-Combattant)주에 새롭게 지원 시설을 열었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성폭력을 당한 지 72시간 이내 이 곳을 방문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여 이후 심각한 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하고 있습니다.” 베아트리스의 설명이다.

중아공에서는 국경없는의사회 뿐 아니라 다른 인도주의 단체들도 성폭력과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지역 사회에서는 성폭력 피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통골로 프로젝트는 전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특히 잘 알려지지 않고 더욱 복잡한 형태를 띠는 아동이나 남성 피해자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