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사이
폭력 사태와 무력충돌로 피난민 수백만명 발생,
인도적 위기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 1월 8일, 콩고민주공화국 이투리(Ituri)주 드로드로(Drodro) 지역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해 수만 명이 국내실향민 캠프인 로(Rhoe) 캠프로 피난했습니다.
7만 여 명 이상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로(Rhoe) 캠프 내부 ©MSF/Philomène Franssen
이투리주(州), 폭력사태로 수만 명 피난민 발생
분쟁 후, 로 캠프의 피난민 인구가 두 배 이상 증가해 현재 70,000명 이상의 피난민이 이곳에서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곳에서 필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식수위생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곳에서 활동하는 구호단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피난민의 의료적, 인도적 필요가 여전히 높아 지원 규모를 시급히 확대할 필요가 있는 상황입니다.
북키부, 인도적 위기 심화로 대응 확대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의 북키부(North Kivu)주에서 무장 반군 단체 ‘M23’이 재부상해 점화된 무력충돌로 지난 1년 사이 약 100만 명의 피난민이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기존에도 심각했던 인도적 위기가 더욱 악화될 전망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국제사회와 관련 당국이 노력을 배가해 현지의 필요를 충족하길 촉구합니다.
"상황이 심각합니다. 북키부 주도(主都)인 고마(Goma) 외곽의 주민들은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인도주의 구호단체 여럿이 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라파엘 피레(Raphaël Piret) / 국경없는의사회 콩고민주공화국 현장 책임자
고마 외곽에 설치된 불렝고 국내실향민 임시 캠프 © Michel Lunanga/MSF
고마 외곽에 설치된 불렝고 국내실향민 임시 캠프 © Michel Lunanga/MSF
지난해 고마 외곽에는 현재 약 15,000명이 생활하고 있는 임시 거처 3,000개 가까이 설치됐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막대한 필요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22년 5월부터 고마 안팎의 비공식 정착지에서 활동하며 무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식수공급을 지원했으며, 화장실과 샤워시설을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지원 규모는 한층 더 확대되어야 합니다.
고마에서 서쪽으로 10km 떨어진 비공식 정착지 불렝고(Bulengo)에서는 약 500명이 화장실 한 칸을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대 50명당 화장실 한 칸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인도적 긴급상황에서의 기본 위생에 대한 국제 기준’에 비해 1/10 도 채 안 되는 수준입니다. 불렝고 인근 루샤갈라(Lushagala) 정착지에서 제공되는 식수는 하루 1리터로, 일일 권장량인 15리터에 한참 못 미칩니다.
높은 인구밀도와 열악한 생활 수준, 식수위생 부족은 질병이 확산하는 데 있어 최적의 환경을 조성합니다. 최근 몇 달간 고마 북부의 니라공고(Nyiragongo)에서는 홍역과 콜레라가 창궐했으며, 불렝고 및 루샤갈라 임시 정착지에서는 지난 몇 주 동안 홍역 및 콜레라 의심환자가 증가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3월 한 달 사이 불렝고 정착지에서만 콜레라 증상을 보이는 환자 2,500명과 130명 이상의 홍역 아동 환자를 치료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긴급구호 활동에 더해 고마, 럿슈루, 키비리지, 밤보, 빈자, 음웨소, 마시시 및 왈리칼레 등 북키부주 전역에서 정규 프로젝트를 유지하며 수천 명을 대상으로 필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2022년 4월 : 럿슈루 지역, 피난민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긴급대응활동 개시
- 2022년 5월 : 고마 지역, 피난민이 처음으로 대거 유입되어 긴급구호팀은 먼저 무니기 및 카냐루치냐의 비공식 정착지에서 의료서비스 및 식수 공급을 지원하고 위생 수준을 개선하는 활동 전개 및 그 후 불렝고 및 루샤갈라 정착지로 활동 확대
- 2023년 2월 : 음웨소(Mweso) 지역, 약 30,000명의 일시적 피난민(temporarily displaced people)에게 의료적, 인도적 지원 제공
차단된 최대 농업지역으로 가는 경로, 의료서비스 접근에 큰 타격
고마 북부의 농업지역인 마시시(Masisi), 럿슈루(Rutshuru) 및 루베로(Lubero)도 폭력으로 인한 여파를 겪고 있습니다. '북키부주의 곡식 저장소'라고도 불리는 이 지역의 교통 인프라는 북키부주의 무역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분쟁 일선이 바뀌어서 해당 지역으로 들어가는 경로가 대부분 차단되고 현지 주민이 다른 지역으로 다닐 수 없게 되어 작물을 팔지 못하고 있으며, 값이 두 배나 뛴 필수품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와 동시에 의료시설 또한 의약품 재고가 떨어지는 등의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럿슈루 지역의 보건센터는 벌써 수개월째 의약품을 받지 못했습니다. 북키부는 이전에도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었는데, 이제는 가동 중인 의료시설이 많지도 않을 뿐더러 경제 위기로 의료서비스 비용을 지불할 여력이 없는 이들이 많아져 접근성이 더욱 차단됐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럿슈루의 보건센터를 지원하며 2022년 한 해 8,500명의 영양실조 아동을 치료했는데, 이는 2021년에 비해 거의 70% 증가한 수입니다. 이곳의 사람들은 세간의 관심에서 소외된 것 같아요. 수개월 동안 이곳에서 지원을 제공하는 구호단체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유일했습니다. 하지만 저희의 대응 역량으로는 현지 필요를 전부 충족하기 버겁습니다.”
모니크 두 / 국경없는의사회 럿슈루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럿슈루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에서 6개월된 아들에게 긴급 영양식을 먹이고 있는 엄마 레이첼 ©Alexis Huguet
북키부주 럿슈루 국내실향민 비공식 정착지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피난민 ©Alexis Huguet
불안한 치안으로 인구가 급격히 감소된 럿슈루 지역의 모습 ©Alexis Huguet
물가는 치솟고 의료서비스 접근성은 차단되어, 유엔 추산에 따르면 현재 북키부주에는 약 250만 명의 국내실향민과 약 300만 며이 식량 불안정을 겪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무력분쟁이 지속된다면, 더 많은 인구가 강제로 집을 떠나 인도적 지원에 의존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인도적 구호 활동을 전개하는 모든 단체는 현지의 필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하며, 인구의 이동 상황이 시시각각 변함에 따라 활동을 적절히 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필요한 모두에게 인도적 지원이 제공될 수 있게 구호단체와 관련당국 모두 노력을 배가해야 합니다. 또한 분쟁 당사자 모두 구호단체가 지역에서 원활히 활동할 수 있게 최대한 지원해야 합니다.”
라파엘 피레(Raphaël Piret) / 국경없는의사회 콩고민주공화국 현장 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