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 이야기] 내가 행복해지는 일, 함께하면 더 즐거운 일

"작은 후원금이라도 
여러 사람의 
마음이 모여 
좋은 일에 쓰이겠지"

지난 연말 국경없는의사회 사무소에 따뜻한 소식이 전해졌다. 한 후원자가 심장 수술을 받은 후 보험금을 후원했다는 것. 그동안 남편, 아들과 함께 꾸준히 국경없는의사회에 후원을 이어온 신효인 후원자였다. 힘든 일을 겪고도 다른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한 그 마음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아들 이승민 후원자에게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어떻게 후원을 결심하셨나요?

지난해 어머니가 건강 검진을 받으시면서 심장에 문제가 발견되어 심장 수술을 해야 했는데, 가족들이 많이 놀랐고 걱정도 컸습니다.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 그동안 잔병치레는 있었지만 이런 큰 수술을 하는 건 처음이라서요. 어머니도 가족들에게는 내색하지 않으셨지만, 속으로는 걱정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다행히 수술이 무사히 끝났고, 어머니는 점차 건강이 회복되었어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이후 보험금이 들어왔는데, 어머니는 이 돈은 당신 돈이 아닌 것 같다며, 바로 후원을 결정하셨어요. 사실 조금이라도 고민이 됐다면 후원을 망설일 수 있는데, 정말 ‘단순히’ 생각하신 것 같아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이 돈은 다른 사람을 위해 쓰는 게 맞다”라고 하시고는 바로 행동에 옮기 셨죠. 그런 어머니가 존경스러웠어요. 선뜻 후원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텐데, 쉽게 결정하시는 걸 보며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죠.

 

처음 후원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있나요?

어머니가 오랫동안 여러 단체에 후원을 하셨고 복지관에서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오셨어요. 보통 10년 정도 봉사활동을 한 분들께는 복지관에서 상을 준다고 하는데, 어머니는 20년 동안 봉사활동을 한 공로로 상을 받으셨죠. 복지관에서도 굉장히 드문 일이라고 하실 정도였어요. (웃음) 이런 어머니의 선행이 저에게도 ‘전염’된 것이죠. 어머니가 어느 날 후원을 추천하셨고, “다른 사람을 도우며 살아야 한다”고 당부하셨어요. 저는 사실 어머니만큼 착하지는 않지만 (웃음), 어릴 때부터 어머니를 보면서 느끼는 바는 많았던 것 같아요. ‘나도 저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죠.

 

꾸준히 정기후원도 이어가시고 틈틈이 일시후원도 하셨는데, 변함없이 후원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어머니는 후원을 하면 당신이 즐겁다고 해요. 후원도, 봉사활동도, 누굴 도와줘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좋아서 하시는 거라고요. 후원하고 나면 항상 “나를 위해 이 돈을 쓰는 것보다 좋은 기분이 더 오래간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후원을 많이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진 않지만, ‘작은 후원금이라도 여러 사람의 마음이 모여 좋은 일에 쓰이겠지’라는 생각은 듭니다. 제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고요. 저도 어머니 덕분에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습관이 생긴 것 같아요. 후원하는 것이 이제는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죠.

 

앞으로 바람이 있으시다면요?

저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 속을 많이 썩이는 아들이었어요. (웃음) 제가 효도를 많이 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어머니께 죄송하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한 만큼, 더 잘하고 싶어요. 어머니는 저에게 후원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종용하곤 하십니다. (웃음) 앞으로 더 후원을 많이 하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 가족이 지금처럼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