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the Field] 현장에서 온 편지

Letters from
the field

장예림 활동가 (외과의)

수단과 남수단의 경계에 위치한, 양쪽 모두에게 잊힌 지역의 유일한 2차 병원에서 3개월을 보냈습니다. 전 그 지역의 유일한 외과 의사로 매일 예정된 수술이 5~7건씩 있었습니다. 난데없이 날아온 총알에 결국엔 다리를 잘라야 했던 엄마와 7살 아들도 있었습니다. 다리를 절단한 꼬마는 제가 근무했던 3개월을 꼬박 입원했는데 마지막에는 보조기를 가지고 혼자 걷게 되어서 동료들과 함께 기뻐 울었습니다.

남수단 아곡(Agok)에서


신경수 활동가 (소아과의)

저의 임무는 크게 3가지였습니다. 현지 의사를 포함한 현지 의료진들을 교육하고, 위중한 환자들에게 적절한 의료를 제공하며, 소아 중환자실 역량을 강화하는 일이었습니다. 소아과 의사로서 죽어가는 어린 환자들을 지켜보는 것은 힘들었습니다. 처음 마이두구리에서는 마음고생도 심하고 하루하루 적응이 힘들어 심한 체중 감소를 겪을 정도로 힘들었으나 우리 의료진 이 모두 최선을 다하여 사망률을 반으로 줄이는 성과를 얻게 되어 위안을 삼았습니다.

나이지리아 보르노주 마이두구리(Maiduguri, Borno state)에서


유한나 활동가 (보건증진교육 매니저)

저는 2019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11개월 동안 로힝야 난민 캠프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이곳에서 저는 보건증진교육 활동을 담당하는 매니저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로힝야 난민들이 병원에 찾아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다리를 놓는 역할을 했습니다. 로힝야 난민들은 과거 미얀마에서 로힝야족이라는 이유로 병원에서 차별을 받고, 심지어는 적절한 치료조차 받지 못한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 보건증진교육 팀은 ‘국경없는의사회는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했습니다. 덕분에 병원에는 항상 환자들이 긴 줄을 이룰 정도로, 난민들은 국경없는의사회에 높은 신뢰를 보였습니다.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Cox’s Bazar)에서


일리나 안젤로바(Ilina Angelova) (난민 수색구조선 시워치4호 인도적 지원 담당자)

지중해 난민 수색구조 활동의 첫 번째 목표는 바다에 버려진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의료 및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고, 저의 역할은 구조된 사람들을 돕고 이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생존자들은 그동안 어떤 일을 겪었는지 이야기하고, 자신의 경험과 두려움을 공유하기 위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것이 시워치4호에 승선한 우리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 10월 지중해 난민 수색구조선 시워치4호에서


환자 막심(Maxime)과 보호자 이본(Yvonne)

아들 막심이 홍역 증상을 보여 국경없는의사회 구급차를 타고 국경없는 의사회가 지원하는 보건지소로 데려갔습니다. 몇 년 동안 마을에서 홍역 환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제가 어렸을 때 홍역이 유행한 적이 있어서 홍역의 증상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이 지역에 구호 단체나 병원, 의사가 없어 전통적인 치료법에 의존해야 했지만 요즘에는 의료 접근성이 조금이나마 개선됐습니다.

2020년 3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구호 현장에서 함께할 활동가를 상시 채용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지원을 기다립니다.

https://msf.or.kr/work-fie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