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기부는 좋은 의미의 전염인 것 같습니다” 

본인의 돈이라고 생각하면 남에게 쉽게 기부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좋은 일에 쓰라고 잠시 빌린 돈이니까 착한 일에 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상프론티에르 클럽 1호 후원자 김남귀 가족 인터뷰 

 

국경없는의사회에 가족 구성원 각각의 이름으로 후원을 시작해 모두가 후원자가 된 가족을 만났다. 같은 자원이라도 더 필요한 곳에서 가치 있게 쓰이길 바란다는 마음과 함께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는 김남귀 후원자님 가족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인터뷰 참여자: 김남귀(부), 이선우(모), 김해람(녀), 김호준(자))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사랑이 넘치고 서로 아끼는 가족의 아버지이자 현재는 금융 투자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 후원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김남귀(부) : 어떻게 하면 나눔을 잘 실천할 수 있을지, 사랑을 베풀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차에 어려운 분들, 고통받는 분들을 보고 가족이 다 같이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가족 개개인의 이름으로 후원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드님 이름으로 정기 후원을 시작해서 온 가족이 후원자가 되셨습니다. 후원을 이어간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이선우(모): 아이들이 돈이 이렇게 좋은 곳에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배웠으면 하는 교육적인 측면도 있었습니다. 나중에 어떻게 살게 되더라도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들 이름으로, 또 딸 이름으로 후원을 이어서 진행했죠. 

국경없는의사회라는 단체의 지향점이 후원을 결정한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분쟁이나 자연재해가 일어났을 때 가장 먼저 도착하고 가장 끝까지 남아서 환자를 치료한다는 점이 와 닿았어요. 중립성의 가치도 좋았어요. 인종이나 종교에 상관없이 가장 치료가 필요한 사람을 돕는다는 취지에 저희 가족도 모두 공감했고 국경없는의사회로 후원하게 되었습니다.

 

가족이 다같이 후원을 하고 있습니다. 가족에서는 어떤 의미를 두고 있나요? 

이선우(모) : 살면서 힘든 순간도 있었고 타인의 도움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그때 받았던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살고 싶었고 도움을 주는 삶을 실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종교에 상관없이 사람들을 돕지만 개인적으로는 종교적인 의미도 큽니다. 기독교인으로서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고 있고, 그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후원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큰 금액을 기부하기까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어떻게 결심하셨나요? 

김남귀(부) : 사실 저도 처음에는 기부에 인색한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와이프가 조금씩 기부 금액을 늘려 나가는 모습이 어느 순간 좋아 보이더군요. 아이들 이름으로 시작한 기부를 점차 늘려 나가자고 했는데 저도 동의하고 독려하고 있었어요. 기부는 좋은 의미의 전염인 것 같습니다.

특히 하는 일이 잘되든 안되든 꾸준히 기부를 이어 가는 모습에서 저도 배운 바가 많습니다. 아시다시피 투자업이 나름대로의 기복이 있는 편인데, 어려운 시기에도 기부를 끊지 않더군요. 와이프의 단호한 결정을 통해 저도 어떤 일이든 꾸준하게 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기부를 하고 나서는 제 일에 있어서도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큰 금액을 후원한지는 몰랐습니다. 1년에 한 번 연말정산할 때 알게 되는데요, 깜짝 놀라긴 합니다. 하지만 연말에 제가 제일 환급을 많이 받아서 직원들이 대단해하더군요. 하하.

 

 

벌써 5년째 후원을 해주고 계십니다. 기억에 남는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이 있으신가요? 

후원금의 80% 이상이 구호활동에 직접적으로 쓰인다는 부분을 가장 먼저 확인했습니다. 이전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단체들을 보고 실망했던 경험이 있거든요. 매 분기마다 보내주는 매거진을 보면서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잘 보고 있습니다. 이번 파키스탄 홍수 때에도 많은 수재민을 위해 물자와 활동가를 빠르게 파견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보고 역시 후원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눔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김해람(딸): 학교에서 우리가 잘나서 돈을 많이 번 게 아니라 잠시 우리에게 맡겨진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본인의 돈이라고 생각하면 남에게 쉽게 기부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좋은 일에 쓰라고 잠시 빌린 돈이니까 착한 일에 쓰면 좋을 것 같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기부에 동참해서 억울하고 슬픈 사람들이 없어지고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상프론티에르 클럽 가입을 고려중인 미래의 후원자에게 한마디 말씀 부탁드립니다. 

작은 금액이라도 처음 시작이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하는 기부가 무슨 도움이 되겠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대로 기부를 단념하기보다는 한 번이라도 우선 기부에 동참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자원은 누군가에게는 풍족한데 누군가에게는 많이 부족하기 마련입니다. 같은 자원이라도 어려운 사람에게 도달하면 큰 가치로 치환될 수 있고, 그 지점이 뿌듯한 것 같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그 역할을 대신해서 잘하고 있어서 후원자로서도 보람을 느낍니다. 또 후원을 하면 스스로가 더 기쁜 것 같습니다. 누가 시키거나 의무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저희 자녀도 선한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 뿌듯합니다.

 

꿈은 무엇인가요? 목표하고 있는 일이나 개인적인 꿈이 있나요? 

더 좋은 집, 더 나은 삶을 바랄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좋은 마음을 남을 돕는 일에 가치 있게 써서 가족이 다 모두 상프론티에르 클럽 회원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삶의 가치나 목표를 가족이 다 같이 이야기하는 시간이 좋고, 어떻게 하면 돈을 가치 있게 쓸지 가족이 함께 고민하는 것이 의미가 큽니다.

 

상프론티에르 클럽 (The Sans Frontières Club) 

 

11월 16일,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사무소 설립 10주년을 맞이해 ‘상프론티에르 클럽’을 발족했고, 이 날 개최된 런칭 행사에서는 클럽 제1호 김남귀 후원자와 제2호 채정자 후원자의 기부약정식이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상프론티에르(Sans Frontières)’는 프랑스어로 ’국경이 없는(without borders)’이라는 뜻으로, 상프론티에르 클럽은 ‘모든 사람은 인종, 국적, 종교 등 어떤 것과도 관계없이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국경없는의사회의 신념에 공감하고, 국경없는 구호 활동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고액후원자의 모임입니다.  
 
이번 런칭 행사에는 국경없는의사회의 후원자와 지지자, 김결희, 김영웅, 이효민, 최용준 구호활동가가 한 자리에 모여 생명을 살리는 구호활동의 생생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기부문화 확산의 필요성과 후원의 가치에 공감했습니다. 공식 파트너인 컴패니언(The MSF Companion) 클래식 기타리스트 드니성호(Denis Sungho Janssens)도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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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생성된 설명국경없는의사회 ‘상프론티에르 클럽’ 런칭 행사에 참석한 후원자, 지지자, 구호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