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프리카공화국] 위협받는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모성 및 아동 사망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다.

통계에 따르면 중아공에서 임신과 출산 합병증으로 여성이 사망할 가능성은 한국 대비 약 93배 높고, 중아공에서 태어난 아이가 1살이 되기 전 사망할 확률은 21배 높다. 하지만 무장 폭력과 불안정한 치안 상태가 수십년째 지속되면서 임신부와 신생아가 필수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임신 28주에 태어나 45일간 방기 지역 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입원했던 아르샹쥬와 어머니 스테파니. ©Barbara Debout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방기 지역 병원에 도착한 구급차. ©Barbara Debout

 

600만 인구에 부인과 전문의는 15명뿐

“중아공에서는 태어나는 것도, 아이를 낳는 것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입니다. 인구 600만 명의 국가에 부인과 전문의는 단 15 명뿐이죠. 특히 외곽 지역에는 인력난이 더 심합니다.”

_노베르리샤르응발레(Norbert Richard Ngbale) /방기지역병원산모·신생아병동산부인과교수

중아공에서 발생하는 모성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는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지, 신체 발달이 미숙해 안전한 출산이 어려운 시기에 임신 하는 조기 임신, 가정 분만 등이 있다. 이는 출산이나 가족계획 지원 등과 같은 서비스만 제공된다면 예방 가능한 문제다. 설상가상으로 극심한 빈곤으로 인해 고질적인 모자보건 문제가 더욱 악화하는 상황이다.

“중아공 인구 70% 이상의 하루 생활비는 2달러 이하입니다. 생명이 위독해도 돈이 모든 결정을 좌우할 수밖에 없죠. 산전 관리는 차치하고 병원에 가기 위한 교통비나 분만 비용조차도 마련하기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보니 많은 여성이 버틸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참다가 뒤늦게 병원에 가거나 아예 가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무상 의료서비스 지원이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_르네 콜고(René Colgo) / 국경없는의사회 중아공 현장 책임자

“이번에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했어요”

여덟 명의 자녀를 둔 카린 뎀발리(Carine Dembali)는 일곱째를 낳을 때 합병증을 겪고, 안전한 분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첫째를 제외하고는 모두 가정 분만을 했습니다. 돈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일곱째 아이를 낳을 때 문제가 생겼어요. 아이만 나오고 태반이 나오질 않았죠. 가족들이 저를 급하게 병원으로 데려갔습니다. 이전에 한번 문제를 겪었다 보니 이번에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했어요. 그래서 분만하기 전에 미리 집 근처 병원에 갔는데 탯줄이 태아의 목을 감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방기 지역 병원에 와서 제왕절개를 했어요. 치료비는 한 푼도 들지 않았습니다.”
_카린 뎀발리(Carine Dembali) / 현지 주민

방기 지역 병원의 모성·신생아 병동은 위중한 상태의 임신부와 신생아를 전담으로 치료하는 병동인데,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으로 새 단장을 한 뒤 2022년 7월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국경없는 의사회 팀과 현지 보건당국은 7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총 3,084명의 임신부에게 치료를 제공하고, 조산아 239명 등 신생아 860명의 입원 치료를 지원했다. 중아공에는 방기 지역 병원처럼 조산아나 호흡 문제 등 합병증을 앓는 신생아를 치료할 수 있는 집중치료실을 갖춘 병원이 많지 않다.
 

임신 28주에 태어난 조산아. ©Barbara Debout

방기 지역 중아공 신생아 집중치료 병동에서 조산아를 안고 있는 산모. ©Barbara Debout


국경없는의사회 팀의 최우선 목표

국경없는의사회는 중아공 전역에서 응급 산과 및 신생아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현지 의료시설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의료시설 개조와 의료물자 구비를 지원하며, 보건부 소속 의료진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2021년 국경없는의사회는 총 19,600명의 출산을 지원했으며 이중 1,020명은 제왕절개로 분만했다.
또 전국적으로 신생아 1,900명이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신생아 병동에서 치료받았다.

“중아공의 여성과 아동이 전국 어디서든 필수 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으려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합니다. 너무나도 많은 여성과 아동이 충분히 예방 가능한 원인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더 많은 생명을 잃을 순 없습니다.”
_르네 콜고(René Colgo) / 국경없는의사회 중아공 현장 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