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 대응의 교훈과 혁신

2018년 8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콩고민주공화국 북동부에서 2,287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국가 내 10번째 에볼라 유행이 종식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부 에콰테르(Équateur) 주에서 다시 11번째 유행이 시작되었다. 에콰테르 주 17개 보건 구역 중 13개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유행은 비교적 느리게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보건부에 의하면 130명의 환자가 보고됐고, 이 중 55명이 사 망했다. 사망률은 42.3%였는데, 이것은 10번째 유행의 사망률인 66%보다 크게 낮은 수치이다.

국경없는의사회 역학자 자크 무셈바(Jacques Musemba)는 에볼라 의심환자를 식별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기 위해 설치한 진료소에서 대기 중인 환자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진료를 위해 이켄지(Ikenge) 보건소 직원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Yves Ndjadi/MSF

 

11번째 유행은 발생 시점으로부터 6개월 만에 종식이 선언되었다. 지난 에볼라 대응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대응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보다 효과적으로 상황에 대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유행의 경우 에볼라 대응이 ‘중앙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지역주민에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외부 인력과 큰 규모의 중앙화된 시설을 최소화하고 현지 의료 인력에 의존하며, 환자 및 지역사회와 가까운 현지 의료 시설에서 분산화된 소규모 에볼라 치료 조직의 역량을 강화했다. 현지 의료 네트워크를 지원해 에볼라 환자 식별, 격리 및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했고, 병렬 시스템(기존의 현지 의료 시스템과 에볼라 치료가 별도로 존재하는 구조)의 필요성을 최소화했다. 백신과 치료제 등 신규 의료 도구를 도입하고 지역사회 기반 감시를 강화한 것 또한 효과적인 대응의 요인이었다.

역학자 가스톤 뮤세마퀘리(Gaston Musemakwelli)는 에볼라 유행 초기 8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보건소의 감염 관리를 개선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한 보호장비의 사용법을 현지 직원에게 교육하고 있다. ©Caroline Thirion/MSF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에볼라 유행 초기에 확진자가 발생했던 로툼베(Lotumbe)의 외딴 지역을 떠나며 인사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몇 주 동안 이곳에 이동 진료소 팀을 배치해 활동했다. 감염 예방·통제를 강화하고, 격리 시설을 구축하며, 역학 감시를 진행하고, 지역사회와 긴밀히 협력하여 보건증진 활동을 실시하고, 지역 의료진을 교육하고 무상 진료를 제공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1번째 유행 종식을 앞두고 이 활동을 콩고민주공화국 보건부에 인도하고 지역에서 철수했다. ©Yves Ndjadi/MSF

 

음반다카(Mbandaka)의 보건소에서 현지 직원이 고열 등 에볼라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줄리엔(Julienne)을 진찰하고 있다. 이후 줄리엔은 치료를 위해 앰뷸런스로 이송되었고 추가 검사 이후 음성 판정을 받았다. 콩고민주공화국의 11번째 에볼라 유행은 에콰테르 주 음반다카에서 시작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에볼라 확진자가 발생한 보건소에 지원과 의료 장비를 제공했고 감염관리 개선과 역학 감시 강화를 위해 현지 직원 교육도 진행했다. ©Caroline Thirion/MSF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에볼라뿐 아니라 지역 내 주요 보건 문제인 말라리아와 급성 영양실조 등 기타 질병에 대한 치료를 제공했다. 5개의 보건 구역 내 28개의 진료소에서 1,450회 이상의 진료를 진행하고, 현지 의료 인력 대상 질병 관리 교육을 제공했다.

대응 방식의 혁신으로 빠르게 유행을 종식시킬 수 있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국경없는의사회는 추후 또 다른 에볼라 유행에 대비해 통합성과 접근성을 개선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툼베 종합 병원의 간호사가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에볼라 치료센터에 최근 입원 한 에볼라 의심 환자를 치료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에볼라 유행 초기에 에콰테르 주에 에볼라 치료센터를 설치했다. ©Caroline Thirion/MSF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고 있는 볼롬바(Bolomba)의 에볼라 치료센터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Franck Ngonga/MS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