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으로 에볼라 종식이 발표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지금, 여전히 난항을 거듭하는 기니 보건 체계
홍역 예방접종 캠페인 첫날, 기니 코나크리 라토마(Ratoma) 마을에서 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백신 주사를 준비하고 있는 담당 의료진의 모습 ⓒ Markel Redondo/MSF
2017년 4월 10일, 기니 코나크리
서아프리카 기니에 일어난 위협적인 홍역 유행에 대응해, 국경없는의사회는 기니 보건부와 파트너십을 맺고 수도 코나크리에서 대규모 예방접종 캠페인에 돌입했다. 올해 초 이후로 기니에서 보고된 홍역 환자는 3468명, 사망자는 14명이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곳은 코나크리와 은제레코레(Nzérékoré) 지역이다.
홍역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와 코나크리 보건부는 126개 팀(각 13명)을 동원해 인구 3백만의 코나크리 시에서 총 164개의 예방접종처를 운영한다. 생후 6개월~10세의 아동은 모두 예방접종을 받게 된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경미한 홍역을 앓고 있는 아동들을 위해 코나크리 보건소 30곳을 지원하는 한편, 중증 환자들이 입원하는 위탁 센터의 활동도 지원한다.
에볼라가 확산되던 2014년~2015년, 기니의 정기 예방접종은 대폭 감소했다. 사람들은 두려움에 의료 시설을 기피했고, 감염 위험 때문에 예방접종 활동도 중단되었다. 그 결과, 어린 아동 수천 명이 쉽게 예방할 수 있는 질병에 노출되게 되었다. 1년 전, 전국 단위의 예방접종 캠페인이 기획되었으나, 이러한 보완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홍역이 다시 나타났고, 2월 8일 홍역 발병이 공식 발표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 기니 현장 책임자 이브라힘 디알로(Ibrahim Diallo)는 이렇게 말했다.
“대대적인 예방접종을 실시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병이 나타났다는 것은 기니의 의료 체계가 미약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걱정스러운 징조입니다. 보건 체계에 크나큰 문제들이 아직 남아 있어, 제때 효과적으로 질병을 예방하거나 대응할 역량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코나크리 딕신 마을에서 한 아동이 홍역 백신을 맞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기니 보건부와 함을 합쳐 3백만 인구가 살고 있는 코나크리 전역에서 126개 팀을 동원해 총 164곳의 예방접종처를 운영합니다.
지독한 에볼라 확산으로 1만1000여 명이 숨졌고 기니·시에라리온·라이베리아 등 최대 피해국에서는 보건 체계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이후 세계보건기구(WHO) 및 주요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이 3개국의 대응 보건 체계를 재건해 에볼라와 유사한 혹은 새로운 의료 위기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에볼라 대응을 담당했던 유엔 기관에 따르면, 에볼라 유행 기간에 이 나라들을 지원하고자 모금된 기금 중 보건 체계 재건에 배정된 금액은 전체의 18%에 불과했다.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정책 분석가 미트 필립스(Mit Philips)는 이렇게 전했다.
“에볼라가 일종의 경고였는데, 세계는 금세 이것을 잊어버리고 다시 잠에 빠져든 것 같습니다. 이번 홍역 발병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에볼라 위기 이후로 이루어진 각종 모금과 지원, 교육의 혜택은 아직 기니의 일반 시민들에게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에볼라가 터지기 전에도 바람직한 의료 지원이 부족했던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기니는 아직도 그 당시 겪었던 문제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니 보건 체계가 보다 효과적이고 민첩한 대응을 할 수 있게 하려고 세계가 하나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말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기니 활동
1984년부터 기니 활동을 해 온 국경없는의사회는 그동안 기니에서 일어난 콜레라·홍역 발병에 대응해 왔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기니 보건부와 협력하여 HIV·결핵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약 9000명의 HIV 환자들에게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2014년에는 기니를 포함한 서아프리카에 몰아닥친 대대적인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에 대응해, 에볼라 치료센터를 건립하고 치료를 지원하는 등 2016년까지 관련 활동을 실시했다. 이후 2016년 9월 후반까지 에볼라 생존자들을 위한 지원 활동을 실시한 뒤 활동을 종료했다.
4월 7일,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서아프리카 기니에 일어나고 있는 홍역 유행에 맞서 대규모 예방접종에 돌입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기니 보건부와 협력해 수도 코나크리에 살고 있는 생후 6개월~10세 모든 아동들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할 것이다. 기니에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혔던 에볼라 확산의 결과, 예방접종 프로그램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대폭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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