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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우기에 의료서비스 제공을 더 어렵게 만드는 4가지 문제

2024.10.25

저는 패트릭 A. 은족(Patrick A.Njok)이고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운전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직업을 좋아합니다. 운전사로서 제가 맡은 주요 업무는 응급환자를 국경없는의사회 시설에서 위탁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입니다.”_패트릭 A. 은족 / 국경없는의사회 운전사

국경없는의사회 운전사로 근무하고 있는 패트릭 A. 은족. 2024년 4월. ©Abba Adamu Musa

패트릭은 지난 2년간 국경없는의사회 운전사로 활동하며 크로스리버(Cross River)에서 필수 의료지원이 필요한 환자들이 적시에 병원에 도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크로스리버는 나이지리아 남부 지역으로, 아코르(Akor) 및 올드 은데베지(Old Ndebeji)와 같은 지역에서는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항상 낮았다. 카메룬 출신 피난민 15,000여 명을 포함해 해당 지역 주민들은 깨끗한 물이나 전화망, 적절한 의료시설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산전 치료나 말라리아 치료와 같은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환자들을 위한 기초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상태가 더 심각한 환자들은 해당 지역 소재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는데, 바로 이러한 과정에서 패트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해당 지역은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외딴 시골 지역이라서 건기에도 어려움을 겪는데, 우기에는 수많은 새로운 문제들이 더해진다.

 

1. 쓰러진 나무

“저는 여기보다 더 복잡한 사례를 다룰 수 있는 위탁 병원으로 응급 환자들을 운전해서 이송합니다. 그러나 크로스리버에는 이런 작업이 항상 간단하진 않습니다. 저희가 마주하게 되는 첫 번째 어려움은 날씨입니다. 우기에는 폭풍이 불어 나무가 쓰러집니다. 이런 일은 이미 도로에 나와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일어날 수 있는데, 비가 언제든지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큰 칼이나 단검, 전기톱을 가져가지 않으면 쓰러진 나무에 가로막혀 마을 주민들이 나무를 치우는 것을 도와줄 때까지 기다려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환자들을 병원에 이송하는 데 심각한 지연을 발생시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2. 물에 잠긴 도로 

“두 번째 문제는 도로입니다. 5월~10월 사이에 비가 많이 내리면 땅이 굴곡지고, 질퍽하고, 미끄러워지기 때문에 운전이 매우 어렵습니다. 진흙에 빠졌을 때 땅을 파서 차를 빼내려고 거의 반나절을 보낸 동료들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우리가 이용하는 비포장도로용 차량도 진흙에 빠져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종종 있어요. 바퀴는 헛돌기만 하고 차량은 꿈적도 하지 않죠! 운전사가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모든 차량에 전천후 타이어와 전동 윈치가 장착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차량이 비가 내려 진흙탕이 된 도로를 건너고 있다. 2024년 4월. ©Abba Adamu Musa

 

3. 무너진 다리 

“이 지역은 운전하다 보면 다리를 건너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그런데 이 다리들은 제가 아직 초등학생이었을 때인 1973년에 지어졌죠. 오늘날 우리는 그때 만들어진 다리를 건너고 있어요. 이것들은 단순한 목재 다리인데, 우리는 30톤이 넘는 짐을 싣고 이 다리를 건너고 있어요. 오늘만 해도 다리 두 개가 무너졌습니다. 때로는 이 연약한 다리를 건널 때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모든 탑승자가 차량에서 내려서 걸어서 건너기도 합니다.”

 

목재 다리를 건너는 국경없는의사회 차량. 2024년 4월. ©Abba Adamu Musa

 

4. 교통비 증가

“저는 처음 국경없는의사회에 합류했을 때 지역 주민들에게 국경없는의사회가 어떤 단체고 어떤 일을 하는지 열심히 설명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에 대해 처음으로 알리는 건 운전사일 때가 많은데, 사람들이 가장 처음 보는 것이 국경없는의사회 차량이기 때문이죠. 저는 주민들이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에 찾아가도록 독려합니다. 아플 때 국경없는의사회 시설로 오면 치료해 줄 것이라고 말하죠. 하지만 문제는 우기에 택시비와 교통비가 오른다는 점입니다. 약 4배 정도 비싸지기도 합니다. 주민들이 진료소에 오지 않으면 이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저도 그들을 다른 병원으로 운전해서 데려갈 수 없게 됩니다.” 

 

현재 크로스리버에서 전개되는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는 2021년 시작되어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환자들을 지원해 왔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여전히 햇살이 쨍쨍하든 비가 내리든 날씨와 상관없이 환자들을 병원으로 운전해서 이송할 준비가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