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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용 산소가 시급합니다”

2021.06.01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이 예멘 아덴(Aden) 지역의 알 감후리아(Al-Gamhouria) 병원 집중치료실에서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Athmar Mohammed/MSF 

국경없는의사회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백신이나 개인보호장비 뿐 아니라 의료용 산소 공급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백신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환자는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그간 산소 공급 인프라에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로 산소를 공급 받지 못해 사망하는 위·중증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소 공급은 위·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치료법인데도 불구하고, 공급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지난 수십 년간 중∙저소득국의 산소 공급 인프라 개발이 외면 받아 온 결과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우리는 폐렴이나 말라리아, 패혈증 및 다른 질환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환자와 수많은 조산아가 의료용 산소 부족으로 인해 사망하는 것을 봐왔습니다.

 

다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이러한 문제가 비로소 수면 위로 드러난 것입니다. 불안정한 산소 공급은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_마크 비오(Marc Biot) / 국경없는의사회 운영 국장 

예멘의 알 사훌(Al-Sahul) 코로나19 치료 센터에서 의료진이 의료용 산소 실린더를 집중치료실로 옮기고 있다. ©MSF/Majd Aljunaid

“이전에는 산소 실린더에 몇 리터의 산소가 들어가는지, 환자 한 명당 몇 개의 실린더가 필요한지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치료 센터에서 일하면서 중등증∙중증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한 명당 약 6개의 실린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산소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크리스티나(Cristina), 국경없는의사회 간호 활동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하는 국가는 대부분 자원이 부족한 환경이기 때문에, 병원이나 보건소는 대개 불안정하고 값비싼 산소 공급 체인에 의존해야 한다. 선진국의 병원은 자체 산소 생산 시설(oxygen plant)이 있어 각 병상에 농축된 산소를 공급할 수 있지만, 중∙저소득국에서는 산소가 빠르게 고갈되는 크고 비싼 산소통이나 작은 크기의 산소 농축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는 위·중증 코로나19 환자 치료에는 적절하지 않다.

“불평등한 전 세계 백신 분배에 더해 산소 부족은 저소득국 환자의 고통을 배가하고 있습니다. 산소가 부족해 위중한 상태의 환자가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_마크 비오/ 국경없는의사회 운영 국장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인도 뿐 아니라, 예멘의 아덴(Aden)도 극심한 산소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이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아덴의 한 병원은 이미 입원 환자의 수용 인원 한계를 넘어섰고 일일 600통이 넘는 산소 실린더를 사용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유입되는 코로나19 환자를 되돌려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는 확산세가 안정되고 있지만 조만간 다시 확진자가 급증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위∙중증 환자를 위한 산소가 부족해질 것입니다. 코로나19 확산이 계속 이어지는데도 국가 차원의 대비는 여전히 미흡하고 의료진은 필수 의약품도 없이 엄청난 수의 환자를 치료해야 합니다. 의사로서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것은 무척 고통스럽습니다.”_마크 비오 / 국경없는의사회 운영 국장 

예멘에서는 산소를 구하기가 어렵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알 감후리아 병원의 코로나19 치료 센터에서 의료진이 의료물자와 호흡기 수량을 관리하고 있다. ©Athmar Mohammed/MSF 

국경없는의사회는 산소 부족이 극심한 지역에서 창의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예컨대 남아프리카에서는 공기 중 산소를 추출하는 작은 기기인 산소 농축기를 활용했다. 산소 농축기 한 대에서 얻는 산소량은 위·중증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기에 부족하기 때문에 산소 농축기 여러 대를 연결하여 산소 추출양을 늘렸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산소 실린더를 여러 개 연결하여 ‘중앙 산소 은행’을 구축했다. 이에 더해 국경없는의사회는 보건 인력이 산소요법을 적절히 시행할 수 있도록 교육을 제공했으며, 일부 활동 지역에서는 산소 가격 규제를 통해 수요가 늘어나도 높은 가격 때문에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우리에게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습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해결책을 계속해서 찾아야 합니다. 산소 생산 시설이 없는 외곽 지역에 더 많은 양의 산소 농축기가 공급되어야 합니다.

 

나아가 산소 가격이 규제되어야 하며, 기존의 산소 생산 시설로부터 공급되는 산소 실린더에 의존하는 의료 시설에는 완충 재고를 확보하며 신뢰할 만한 공급 체인을 구축 및 유지해야 합니다. 산소 공급 인프라에 대한 투자 부족으로 발생한 이 산소난의 구조적인 문제를 국가가 해결하는 동안, 우리에게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시급히 필요합니다.“ _마크 비오 / 국경없는의사회 운영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