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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난민이 겪는 고통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입니다”

2020.09.23

국경없는의사회는 9월 8일 그리스 모리아 난민 캠프 화재로 피해를 입은 수천명을 지원하기 위해 응급 진료소를 설치했다. 태어난 지 열흘 된 이 아기는 화재 당시 연기와 최루탄가스를 들이마셔 계속 토했고, 텐트도 없이 거리에 방치되었다. ©MSF

국경없는의사회는 그리스와 유럽연합에 그리스 레스보스 섬 내 또 다른 난민∙망명 신청자 봉쇄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중단하고, 그리스 섬에 갇힌 사람들의 모든 고통의 고리를 끊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9월 8일 모리아 난민 캠프에서 발생한 화재를 유럽 이주 정책 변화의 기회로 삼고, 레스보스와 다른 그리스 섬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대피시키는 것으로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

9월 8일과 10일 모리아 난민 캠프 대부분이 전소한 화재 이후, 수천 명이 거의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한 채로 위생 조치나 위생 시설도 없이 거리에서 지내야 했다. 그리스와 유럽연합 당국은 레스보스 거주민 봉쇄를 강행하려 하고 있으며, 현재 새로운 난민 캠프를 설치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원조와 지원을 늘리고는 있지만, 부모가 없는 미성년자들을 제외하고는 레스보스 거주민을 재배치하거나 봉쇄에 대한 접근법을 검토할 의사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리스와 유럽연합 당국이 어떻게 해서라도 망명 신청자들을 이 섬에 계속 머물게 하려는 고집은 무책임하고 끔찍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그리스 섬 거주민의 이주에 대한 부담은 유럽 차원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어야 하며, 부모가 없는 미성년자 몇백 명을 몇몇 유럽 국가로 이동시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_스테판 오버레이(Stephan Oberreit) / 국경없는의사회 그리스 현장 책임자

지난 5년 동안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그리스 섬에서 활동하면서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악화하면서까지 자신의 한계를 넘어 안전을 찾고자 한 수천 명의 남성, 여성, 아동을 치료하며 유럽 이주 정책의 영향을 목격했다.  그 중에는 수천 명의 아동과 수백 명의 고문 및 폭력의 희생자들이 있는데, 이들은 모리아 캠프에서 다시 정신적 외상을 입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사들은 여러 번 이것이 ‘정신건강 긴급 위기’임을 알렸다. 

9월 12일 그리스 레스보스의 모리아 난민 캠프를 덮친 화재로 수천 명이 집을 잃었다. © Enri CANAJ/Magnum

9월 15일 그리스 레스보스.  9-10일 모리아 난민 캠프를 덮친 화재 이후 수천 명이 식수, 식량, 위생 시설, 의료 서비스 등이 제한된 채로 거리에서 지내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환자와 가까운 곳에서 늘어나는 의료 지원 필요에 대응하기 위해 수천 명이 지내고 있는 지역 가까이에 현장 진료소를 설치하는 한편, 모리아 난민 캠프 인근 진료소에서도 계속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Enri CANAJ/Magnum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현장에서 시간이 갈수록 더 큰 비참함, 인간의 고통, 굴욕감, 외국인 혐오와 폭력의 일상을 봅니다. 이 정책을 지속한다는 것은 의도적인 폭력의 메커니즘을 묵인하는 것입니다. 비인간적인 대가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_스테판 오버레이 / 국경없는의사회 그리스 현장 책임자

교묘한 이주 정책이 이번 위기의 주범임에도 불구하고 유럽 당국은 이번 참사의 근본 원인에 의문을 품지 않았으며, 부패한 현재 시스템을 온전히 재검토하려는 노력은 없었다.

이제 유럽의 지도자들은 그리스 본토와 다른 유럽 국가들에 안전하고 인간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거처를 보장하기 위한 효율적이고 규칙적인 재배치 메커니즘을 제공함으로써 대응해야 한다. 신설된 모든 난민 캠프는 임시적이거나 사전 배치 목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앞으로도 자신과 가족을 위해 안전한 거처와 더 나은 미래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안전하고 합법적인 경로를 마련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난민 억제 정책은 사람들을 막을 수 없다. 현재 이 위기는 난민이나 이주 위기가 아닌, 유럽의 수용 및 부적절한 망명 제도 전반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