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에도 계속되는 국경없는인터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황선미(이하 선): 저는 국경없는의사회 인사국에서 근무하고있는 황선미라고 합니다.
유한나(이하 한): 안녕하세요, 저는 4년 전부터 보건증진교육가로 활동하고 있는 유한나 활동가입니다. 반갑습니다.
선: 지난 1월 국경없는의사회의 다양한 SNS 채널을 통해서 보건증진교육가와 관련된 여러 질문들을 모아봤습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질문을 남겨주셔서 오늘 영상에서는 그 중 몇 가지를 뽑아 답변드리고자 합니다.
채용과 관련된 질문은 국경없는의사회 인사국 과장 황선미님이, 그리고 보건증진교육가와 관련된 질문은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유한나 활동가님이 답변 주시겠습니다.
선 Q. 보건증진교육가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일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한: 제가 많이 듣는 질문 중에 하나인데요, 저는 간호사였는데 인도주의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여러 NGO에서 경험을 하게 되었어요. 우연하게도 환자 교육, 의료인 교육 등과 관련된 업무를 많이 맡게 됐었고, 그러한 경험과 저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이 일을 선택하게 되었고 막상 해보니까 장점이 매우 많은 직종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역주민과 접점이 많아서 마을 지역 주민을 가장 많이 만나는 활동가 중에 하나라고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국경없는의사회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아무래도 노벨상을 받은 단체다 보니까 제가 조금 더 신뢰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지원하게 되어 지금까지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 Q. 보건증진교육가가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사항은 어떤게 있나요?
선: 보건증진교육가에 지원하시기 위한 기본 요건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조금 더 자세하게 확인하실 수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구호활동가 > 채용분야 > 보건 증진 담당 섹션에 들어가 보시면 보건증진교육가의 기본 요건들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건 제가 드리는 한 가지 팁이기도 한데요! 해당 페이지에서 하단을 보시면 첨부 파일들이 있어요. 그 중에서도 케이스 스터디나 질문지를 보시면 보건증진교육가가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어떤 역량을 필요로 하는지 더 자세히 들여다보실 수 있습니다.
한: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면 현장에서는 바로 업무에 투입되실 분을 찾고 있기 때문에 학위로는 교육학, 보건학, 간호학, 혹은 인류학 등을 배경으로 최근에 관련 경력을 갖고 계신 분을 찾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선: Q. 보건증진교육가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지 궁금해요!
한: 저의 솔직한 마음가짐은 사실 마음을 비우고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는게 저의 기본 마음가짐이에요. 왜냐하면 현장에 가게 되면 우리가 예측하거나 혹은 컨트롤 할 수 있는 상황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국경없는의사회 자체도 제한된 자원과 업무범위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지는 않습니다.
저의 업무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모든 구호 활동지에는 아주 정확하게 명시된 각자의 목표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1년 안에 결핵으로 인한 사명률 5%를 낮추자!' 그러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저는 건강교육이라든지 건강 캠페인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게 저의 주된 업무가 됩니다. 이걸 잘 하려면 사람들이 어떤 걸 이해하고 있는지 미리 알아야겠죠? 그래서 지역 사회 문화라든지 사회 양식 같은 걸 조사하는 것도 저의 업무가 되고, 난민 캠프와 같이 특별한 경우에는 유행병 등 다양한 건강 위협이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질병의 추이를 조사하고 사전적으로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도 저의 업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선: 말씀하신 것처럼 현장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기도 하고, 프로젝트마다 그 성격을 매우 달리하는 경우가 많이 때문에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목표를 이루어 내기 위해서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오신 여러 구호 활동가분들과 상호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열린 마음가짐으로 함꼐 일하는 태도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Q. 현지에서 보건증진교육가의 경우에 리더로서의 역할을 맡게 되는지, 협력가의 역할을 맡게 되는지 궁금해요!
선: 지금 활동가님이 잠깐 언급하신 것처럼 보건증진교육가는 지역사회와 가장 많이 소통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따라서 지역주민들을 교육하는 역할도 하면서 동시에 지역주민들과 협업을 하는 역할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리더이면서 동시에 협력가의 역할 두 가지를 다 해내셔야 합니다. 한나 활동가님은 실제로 어떠셨나요?
한: 저의 경우에는 제가 보건증진교육팀의 매니저라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진행하고요, 동시에 저도 의료팀의 일원이기 때문에 동료들과 협력하고 또 활동대상으로서 지역주민들과도 협력하는 두 가지 업무가 연결되어 함께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한: Q. 국경없는의사회 헌장에 보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 이라고 나오는데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자원봉사의 의미인가요?
선: 저희가 이런 질문을 간간이 받는데요, 국경없는의사회에서 활동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생각하시는 자원봉사와는 조금 개념을 달리 하는 부분이 있어요. 저희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본인의 전문역량을 해당 포지션에서 바로 사용하시면서 현장에서 활등을 하시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도 최근에 어떤 업무를 해 보셨는지, 그리고 또 어떤 경력들을 가지고 계신지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선: Q.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언제가 있었나요?
한: 이게 참 답하기가 어려운 질문 중에 하나인데 힘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기억에 남는 순간은 제가 처음으로 국경없는의사회 구호 활동을 갔을 때였어요. 파푸아뉴기니라고 하는 나라에 구호 활동을 처음으로 갔는데 12살 짜리 여자아이가 결핵에 걸려서 우리 병원에 왔는데 검사를 해보니 이 아이가 HIV를 가지고 있던 거예요. HIV가 물론 요즘에는 좋은 약이 많이 나와서 관리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어쨌든 이 아이는 너무 어리고, 또 이 아이의 연애라든지, 출산이라든지, 결혼이라든지, 이런 거에 영향을 미칠 아주 중대한 문제였죠. 또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시선도 걱정되면서 이 아이를 절망하게 만들지 않으면서도 정확한 정보는 제공해야한다는 것에 대해 신경 쓸게 많다보니까 상당히 마음의 부담을 가지고 교육을 진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
보람있던 순간을 말씀드리면 사실 너무 많은데요, 크게 말씀드리면 행동의 변화를 봤을때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하는 일이 교육 활동이 많다 보니까 흔히들 지식을 주거나, 정보를 주기 위해서 하는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사실은 그건 제 목적이 아니예요. 제가 원하는 것은 사람이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거든요. 예를 들면 나이 지긋하신 어른들은 이른바 '산파'를 불러다가 가정에서 아이를 낳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의사에게 와서 출산하는 것이 중요한 걸 알고 그렇게 하는 경우라든지, 아니면 예방접종 같은 걸 전혀 맞아 본 적이 없었는데 이 교육을 통해서 병원에 와서 주기적으로 (아이들에게 예방접종을) 맞게 하는 경우. 이렇게 행동의 변화를 봤을 때 저의 목표가 달성된 거니까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요. 하나 더 덧붙이자면 제가 구호 활동 현장에 나가면 그렇게 사람들이 저를 좋아해주세요. 저만 좋아한다는게 아니라 구호 활동가들을 좋아해주셔서 제가 조끼를 입고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왔네"하면서 인사도 하고, 와줘서 고맙다고도 하고, 담금술도 주시려고 하는 모습을 볼 때 감사하기도 하고, 내가 하는 일이 별 게 아닌데 부끄럽기도 하고, 그렇지만 무척 행복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선: 오늘 국경없는인터뷰 함께 해보셨는데 어떠셨나요?
한: 제가 사실 여기서 인터뷰를 하지만 저도 고작 네 번째 구호 활동을 앞두고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여러분들이 가셨을 때는 제 구호 활동 경험하고 또 다를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어떤걸 기대하시던 그 이상을 경험하시게 될 거라는 것은 제가 약속드리고 싶고요, 꼭 한 번 용기 내어 문을 두드려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선: 국경없는인터뷰를 통해서 좀 더 많이, 최대한 자주 여러분들과 소통할 계획이니까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선, 한: 국경없는의사회 유튜브 채널에도 '좋아요'와 '구독' 부탁드려요! See you in the fie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