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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약사들의 현장 이야기 2편

2020.08.31

 

의사만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건 아닙니다. '약사'는 현장에서 어떤 일을 할까요? 최정윤, 문소연 활동가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현장에서 더 많은 약사님들과 함께 할 날을 기다립니다! (1편에 이어서)

 

Q. 활동가가 되려면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하나요? 

최정윤 (이하 최). 저의 경우에는 우선 영어가 기본 준비사항이긴 해요.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영어로 일을 하는 거니까. 저의 경우에는 심화 과정 영어 과정을 몇달 정도 수강을 했어요. 또 저는 해외 봉사단 활동을 해서 에이즈 진료소 같은 곳에서도 근무했고, 에티오피아의 식약청이라 할 수 있는 곳에서도 일을 하는 등 경험을 쌓았습니다.

문소연 (이하 문). 약사로서 국경없는의사회 일을 하려면 보통 매니저의 직책으로 가기 때문에 책임자로서 어떤 것을 관리해본 경험이나 아니면 팀을 이끌었던 매니지먼트 경험이 필요하고요. 만약 본인이 2년 이상 임상에서 일을 했고 국경없는의사회에 지원을 하시고자 한다면 이 부분은 저희 채용 담당자에게 문의하시면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 같은 경우는 병원에서 일하면서 시설팀이나 전산팀, 구매팀, 진료부, 간호부 등의 다른 부서와 접해서 일했던 것이 현장에 가서 다른 직능들을 이해하고 같이 일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최.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이런 걸 미리 배워 두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저 같은 경우에 한국의 약국에서 일을 할 때는 엑셀 사용을 안 하거든요. 그래서 엑셀이란 프로그램을 알았지만 사용법은 잘 몰랐는데 (첫 활동 때) 의약품 국제배송 주문을 준비하고 연결된 예산까지 짜는 일을 했어요. 약품 하나하나에 대한 계산이 되는 거잖아요. 얼마나 소비를 하고 몇 개월 분량이 필요한지 계산을 하는데 보통 엑셀을 이용해 계산을 자동으로 하잖아요? 안타깝게도 (그 당시) 저는 엑셀을 잘 몰라서 하나하나씩 모두 전자계산기로 계산했어요. 그 당시의 저는 그게 잘못인지도 몰랐어요. 근데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 상사분께서 전혀 아무 말도 안 하시고 나중에 세월이 흘러서 말씀을 하실 때 "Yoon이 만든 엑셀에 계산식이 안 나온 거 보고 깜짝 놀랐어" 라고 하더라고요.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일을 하면서 지금은 이제 엑셀의 여왕이 되었죠. 그리고 지금은 '걸어다니는 계산기'로 불리는데 엑셀을 할 수 있으면 국경없는의사회에 들어와서 일을 시작할 때 많이 도움이 되실 것 같아요.

 

Q. 영어 구사 수준은 어느정도 되어야 하나요?

최. 저희가 같이 활동하는 구호 활동가들이 원어민만 있는 건 아니에요. 어떻게 보면 발음도 각각의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영어) 발음에 대해서 너무 스트레스 받을 필요도 없고 언어적인 문제에 대해 무서워할 필요 없이 자신감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문. 말씀하셨다시피 우리의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않고 의사소통을 하려는 자세가 더 중요할 것 같아요. 저는 처음에 현지에서 전화를 받는게 너무 어려웠어요. 특히나 억양이 강한 경우에는 '네가 말하는 게 이게 맞지?' 하고 다시 물어보거나 지금 말한 내용 메일로 보내 달라고 그렇게 얘기를 합니다.

 

Q. 현직인 경우 어떻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나요?

최. (한국의 약사는) 구직 시스템이 되게 잘 되어 있어요. 내가 원하면 (일을) 하루도 할 수 있고 이틀도 할 수 있고 구하는 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요. 

문. (단기 구직) 자리가 꽤 있는 편이죠.

최. 만약에 가고 싶으면 일을 그만두고 현장을 갔다와서 다시 구직을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소연 활동가님처럼 일했던 병원에 다시 또 지원하는 경우도 있어요. 

문. 어쨌든 현직이면 일단 그만 두고 가야한다는 말씀이시죠?

최. 제가 봤을 때 그만 두지 않고 그만 두지 않고 하는 경우는 저랑 같이 방글라데시에서 일했던 임희정 구호활동가님이 있는데 같이 약국을 열자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먼저 한 사람이 다녀오고 다른 사람이 다녀오는 걸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런 약국을 만들지 않는 이상은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활동가로서 가장 보람있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문. 사실 현장에서 약사로서 환자를 직접 볼 일은 별로 없잖아요. 근데 거기 자궁경부암 프로젝트에 Home-based Palliative Care 팀이라고 이를테면 가정방문 의료팀 그 팀을 한번 따라 갈 기회가 생겼는데 그때 방문했던 환자분이 상태가 좋아지셔서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수술 후에는 암이 완치되었다는 소식을 같이 갔던 현지 직원분한테 들었어요. 지금 그 얘기를 들었던 병원 복도가 생각이 나는데 ‘그 모든 것이 가능하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제 역할을 다 했구나. 그리고 약국도 그 안에 일원으로 함께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 저처럼 Home-based Palliative Care 를 정확히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잠깐 설명을 해 주시면 어떨까요?

문. 그 프로젝트에는 병원에서 하는 팀도 있었고 환자의 집에 직접 찾아가는 팀도 있었어요. Palliative care 라고 하면 암환자를 적극적으로 치료 한다기보다는 불편한 증상을 완화시키고 통증을 완화시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둔 의료 서비스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최. 저의 경우에는 우간다에서 두 번 일을 했는데 그 중 첫 번째 일을 할 때, 우간다에서 응급사업을 시작했는데 우간다 정부의 제약으로 약품 수입이 어려웠어요. 이미 사업은 시작했고 차선책으로 현지 약품을 조달해야 되는데 안타깝게도 당시 프로젝트에 약사가 없었어요. 하지만 약품 구입의 진척이 없어서 결국 제가 파견이 됐어요. 운영국에서 큰 권한을 주셔서 도착하자마자 현지 약품 구매 승인을 빠르게 진행시켰고 (파견 후) 한 달 안에 필요했던 모든 현지 약품 구매를 끝내서 약품을 현장에 보내서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때 정말 '약사라는 직업이 국경없는의사회 사업에서 정말로 너무너무 꼭 필요한 직능이구나'라는 걸 절실히 느꼈어요.

 

Q. 예비 활동가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 

문. 저는 한스 로슬링이 쓴 팩트풀니스(Factfulness) 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아마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찾으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 저자가 '세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더 나아지고 있다' 고 말하는 책이에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우리가 뉴스 등으로 접하는 단편적인 지식이나 세계관 그런 것 보다는 말하자면 우리는 전반적으로 잘 살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자궁경부암 프로젝트에 있었다고 했잖아요.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암이라고 하면 의아할 수도 있어요. 또는 다른 활동 지역에서는 당뇨나 고혈압 같은 비전염성 질환. 이를테면 선진국형 질환이라고도 하죠. 그런 부분을 다루는 프로젝트도 있다고 알고 있어요. 그런걸 봐도 세계가 전반적으로 잘 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구호활동에 대한 시선이 조금은 달라지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고요. 또 현장에서 그곳 사람들의 생활 수준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Q. 국경없는의사회에 지원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을 위한 한마디

최. 지금 약사로서 국경없는의사회에 지원할까 말까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큰 부담없이 일단은 지원을 해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지원을 해서 현장활동을 한번 나가보시면 이게 저처럼 적성에 맞아서 계속 할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영역에서 또 훌륭한 일을 할 수 있으니까 마음이 있으시다면 주저하는 것보다는 도전을 해보는 게 후회가 안 남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 어떻게 보면 대부분의 약사가 가는 길과는 조금 다른 길을 선택했잖아요. 이 길에 확신이 들지 않을 때,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었는지 되뇌어봐요. 국경없는의사회에 지원 하시고자 하는 분들 아마 각자만의 이유가 있을 거예요.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그 방향성을 잃지 않고 언젠가 현장에서 제가 이 자리에서 정윤 활동가님을 만난 것처럼 그렇게 만났으면 좋겠어요.

 

문. 궁금하셨던 부분에 어느정도 대답이 되었나요? 혹시 더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아래 메일(tothefield@seoul.msf.org)로 문의를 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지원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신 분들은 웹사이트를 참조하시면 조금 더 자세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문. 약사도 구호활동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것! 오늘 새롭게 알게 된 분도 있을 거고 이미 알고 계신 분도 있을 거예요. 앞으로 현장에서 더 많은 약사님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우리 구호현장에서 만나요!

 

코로나 19로 전 세계가 고통받는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구호활동가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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