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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외과의'는 현장에서 어떤 일을 하나요?

2022.06.10

"구호 현장에 가면 의사의 꿈을 가졌던 처음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는 나를 발견합니다.”

의대생 시절부터 국경없는의사회 구호활동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져온 외과의 김영웅 활동가! 처음으로 들었던  채용설명회부터 구호활동가의 꿈을 이루기까지 오랜 기간동안 구호활동가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고 하는데요. 구호 현장에서 외과의는 어떤 일을 하는지,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이 어떤 매력을 갖고 있는지 김영웅 활동가가 전하는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Q. 왜 의사가 되었나요?

제 손으로 다른 사람을 직접 치료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아서 저는 꼭 외과 계열의 의사가 되고 싶었어요. 인턴이라고 부르는 시절에 고민을 많이 하면서 근무를 해봤는데 흉부외과가 가장 재밌더라고요. 수술도 스펙터클했고, 환자들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지는 것도 좋았습니다. 그때 흉부외과 의사를 하겠다고 결심을 해서 이때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Q. 어떤 이유로 구호활동가가 되었나요?

제가 학생 때 책을 읽었어요. 책 이름이 국경없는의사회거든요. 너무 그 단체가 멋있는 거에요. 단체를 만든 이념도 제 마음에 쏙 들었고, 활동 영역도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저도 그 단체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그때부터 자리를 잡아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Q. 국경없는의사회에 지원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외과계열로 지원을 하려면 외과계열의 전문의여야 하고, 임상에서 어느 정도의 경험을 쌓아야 하며, 또 현장에 가더라도 여러 가지 다양한 수술을 하고 다양한 환자를 치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권역외상센터로 일을 하러 갔습니다. 외상센터에서 일을 하면 좀 더 다양한 군의 환자들을 만날 수가 있고, 파견 갈 현장과 비슷한 상황을 맞닥뜨릴 수 있을 것 같아 계속 근무를 하면서 현장에 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해왔습니다. 흉부외과 수술 관련해서는 제가 잘 치료할 수 있지만 산부인과나 정형외과, 성형외과 쪽의 수술들은 제가 상대적으로 다른 분들에 비해 능력이 부족할 수도 있는데요. 현장 갔을 때 그곳의 환자들을 더 잘 치료하고 싶어서 한국에서 관련된 여러 가지 술기들을 동료 의사선생님들한테 배워서 갔습니다.

그런데 활동가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물으신다면, 전문의가 되고, 외상센터에서 일하는 것들은 노력이라고 볼 수 없어요. 왜냐면 그건 그냥 일을 한 것이기 때문이지요. 제 생각에 제가 한 가장 큰 노력은 계속 국경없는의사회를 들어 가고자 했던 마음을 잊지 않고 붙들려고 했던 것 그게 제가 했던 가장 큰 노력입니다.

Q. 현장에서는 어떠한 일을 하나요?

국경없는의사회에서는 사람들을 치료하고 보살펴주는 일을 합니다. 그곳에서도 아픈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진료하고 치료하게 됩니다. 물론 장비도 다를 수 있고, 자원도 제한되어 있을 수 있지만 하시던 거 하시면 됩니다. 어렵지 않아요.

Q. 현장구호활동이 주는 즐거움과 매력은 무엇인가요?

우리가 낯선 환경에 노출되게 되잖아요. 그러면 좀 더 역설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더 집중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 내가 그걸 좋아했었지. 내가 원했던 게 이런 거였지. 이거 하니까 진짜 재밌다.' 그런 걸 새삼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게 제게는 현장이 주는 가장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제가 우리나라에서는 콜라를 잘 안 마시는데요. 아주 바쁘고 긴 하루를 보냈을 때 의자에 앉아 콜라를 딱 마시면 진짜 맛있어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맛있습니다. 그런 게 현장이 주는 재미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의사로서 느끼는 즐거움은요. 환자 한 분 한 분이 새롭게 다가온다는 점입니다. 마치 의사가 되어서 첫 환자를 만났을 때처럼 한 명 한 명이 제게 특별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이분들에게 최고의 치료 결과를 가져오고 싶고 그곳에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는 저를 발견할 수 있어서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Q.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일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한국에서는 살릴 수 있던 환자를 현장에서 잃어야 할 때나 치료에 필요한 자원이 제한되어 있을 때 당연히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또한 제가 이분들에게 치료를 하고 나서 나중에 그분들을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우리나라라면 환자를 수술하거나 치료하고 나서 '한 달 뒤에 제 외래로 오세요. 아니면 3개월이나 6개월마다 제 외래에서 봅시다.'하고 약속을 잡아서 환자가 계속 회복되어 나가고, 일상으로 잘 돌아가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지를 제가 지켜볼 수 있는데요. 이곳에 오는 분들은 제가 잘 치료해서 퇴원을 시키거나 지역사회로 돌려보내 드리더라도 다시 병원에 오시기는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Q. 부모님과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론 많이 걱정을 해주셨죠. 하지만 국경없는의사회를 가기 위해 제가 오랜 시간 노력하고 고민했던 것을 가족들이 다 알고 계세요. 제가 혼자 속으로 생각하다가 선언하듯이 저 여기를 가겠다고 했던 것이 아니고, 처음 채용설명회를 갔을 때부터 실제로 활동가가 되기까지의 10년 동안 국경없는의사회에 대해서 가족들에게 설명하고 '제가 저길 가기 위해 이런 노력들을 하고 있고 나중에 제 생각을 지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가족들을 설득하는 과정들이 계속 있었어요. 아마 제가 반복적으로 말하다 보니까 나중에는 "아 그래 빨리 가."그러셨던 것 같아요.

Q. 지원하고자 하는 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 들었던 생각이 진짜 자신의 생각이고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 이야기를 들으면서 '재밌을 것 같은데? 아니면 한번 해볼까?'하는 생각이 든다면 일단 지원을 해보세요. 지원을 해서 이곳에 있는 분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다 보면 더 가고 싶어지실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Q.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은 어떤 의미인가요?

한 두어 개 정도의 단어가 떠오르네요. 하나는 돋보기입니다. 사방에서 비추는 빛이 돋보기를 통해서 한 곳으로 모이잖아요. 초점이 맺히는 곳이 가장 밝게 빛나고 그 에너지로 검은색 종이를 태우듯이 국경없는의사회를 생각하면 모든 상념이나 고민들이 한 지점으로 모이게 되더라고요. 밝게 빛나는 초점처럼. "아 그래 내가 저기를 가야지. 저기에 가서 국경없는의사회 티셔츠를 입고 저 활동을 해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게 저를 만들어 주었기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제게 돋보기입니다.

Q. 현장에 무얼 가지고 가나요? 현장 추천템은?

책은 절대 가져가지 마세요. 짐도 무거워지고, 힘들고 피곤해서 안 읽게 됩니다. 짐은 단출하게 싸시고 고추장은 꼭 챙겨가세요. 현장에는 진료에 필요한 검사 도구들이 부족합니다. 청진기와 신체 검진만으로 환자의 병을 추정하고 찾아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 청진기는 꼭 좋은 것을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또 헤드라이트를 꼭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전력사정이 좋지 않아서 불이 갑자기 꺼질 때도 있는데, 만약 우리가 제왕절개 같은 응급수술이나 밤에 응급실에서 급한 처치를 하고 있을 때 불이 없으면 아주 난감한 경우가 생깁니다. 저도 현장에 다녀오신 선배 의사들께 듣고 헤드라이트를 챙겨갔는데 아주 요긴하게 썼습니다. 밝고 큰 헤드라이트를 꼭 챙기시길 바랄게요.

Q. 영어 공부는 어떻게 하셨나요?

영어 공부는 그냥 다른 사람들 하는 것처럼 했어요. 굉장히 몰입해서 하지 않았고, 제 영어 실력이 뛰어나지도 않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오는 다른 활동가들도 영어를 그렇게 유창하게 잘 하지 않아요. 현장에선 어떻게든 의사소통이 다 됩니다. 영어로 겁먹고 지원을 미루지 마시고 바로 지원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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