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기후위기는 곧 인도적 위기이자 보건 위기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 COP26에 참석하다

2021년 10월 3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영국 글래스고에서 유엔의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회의인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가 열렸다. 세계 정상들이 범지구적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고,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도 공식 참관 단체로서 참여했다. 

2019년 남아프리카를 강타한 사이클론 이다이(Idai)의 피해자가 건물 잔해 위에 서 있다. ©Giuseppe La Rosa/MSF

2021년 4월, 수년 만에 마다가스카르 동남 지역에 극심한 식량 및 영양실조 위기가 발생했다. ©iAko M. Randrianarivelo/Mira Photo

니제르 마가리아(Magaria)에서 과도한 경작으로 식량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Mario Fawaz/MSF

국경없는의사회는 수십 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의료적·인도적 위기에 대응해왔는데, 그 과정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이러한 위기가 발생하거나 악화하는 상황을 목격했다. 예를 들어 최근 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심각한 식량 부족으로 인해 영양실조 위기가 극심해졌다. 니제르 니아메(Niamey) 지역에서는 집중호우가 길어지며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고, 농작물이 파괴되어 영양실조 환자가 늘며, 말라리아 또한 급증했다. 이러한 위기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지만, 기후변화의 영향을 부인하기 어렵다. 

기온과 해수면이 상승하고 폭우, 폭염, 태풍, 홍수 등 이상 기후의 빈도와 강도가 늘어나면, 식량이나 식수 접근성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에는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새로운 형태의 질병이 나타나고, 말라리아와 같이 기존에 있던 질병이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넓어지기도 한다. 사람들은 살던 곳을 떠나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살던 지역이 더 이상 거주가 불가능한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마다가스카르 남동부 지역의 국경없는의사회 이동진료소에서 아동 영양실조 환자의 몸무게를 재고 있다. ©iAko M. Randrianarivelo/Mira Photo

홍수가 발생한 남수단 올드판각 (Old Fangak) 왕초트(Wangchot) 마을에서 카누를 타고 다니는 한 여성의 모습. ©Tetiana Gaviuk/MSF

이렇듯 기후변화는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위기’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실제로 구호 현장에서 이를 목격하고 있다. 따라서 국경없는의사회는 기후변화가 야기할 인도적 위기를 예상하고, 소외인구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선제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자 이번 COP26에 참석했다. 

기후변화와 건강,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두 가지 사이에서 국경없는의사회의 역할을 찾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 사람과 환경에 결코 해가 되지 않는 방법으로 신속하고 효과적인 의료적∙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 이는 기후위기로 가장 큰 영향을 받았지만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 이는 국경없는의사회가 다가온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방법이다.

기후위기는 곧 인도적 위기이자 보건 위기이다. 지구가 건강해야 우리도 건강할 수 있고, 지구의 건강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인도주의 의료 구호단체로서 기후위기가 야기한 위기에 계속해서 대응할 것이지만,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고자 하는 범지구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