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활동] 예멘 Yemen

예멘 Yemen

7년째 이어진 내전에 예멘 국민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습니다. 여러 집단 간 무력 충돌이 이어지며 주민들은 부상을 입거나 심지어는 목숨을 잃었고, 삶의 터전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내전과 분쟁 당사자 간 교전이 최근 격화하며 예멘 주민의 삶은 더욱 취약해졌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폭력 사태로 부상을 입은 환자를 치료했으며, 정신건강 문제, 만연한 영양실조, 필수 의료서비스 접근성 저하 등 장기화된 전쟁이 야기한 보건 문제로 고통받는 예멘 국민을 지원했습니다.
 

전쟁의 직접적 여파

2021년 국경없는의사회는 예멘 서부 모카(Mocha)부터 동부 마리브(Marib)까지 예멘 전역에서 발생한 전쟁 부상자를 치료했습니다.

11월, 호데이다(Hodeidah) 남부 분쟁 최전선에서 안사르 알라(후티)군과 사우디 동맹군 사이에 격렬한 교전으로 사상자가 대거 발생해 국경없는의사회는 모카 운영 병원에서 대규모 사상자 대응을 실행했습니다.

마리브 지역에서는 유난히 거셌던 후티군과 사우디 동맹군 간 무력 충돌로 수천 명이 피난을 떠났습니다. 이들이 거주하는 캠프 대부분은 식량, 식수, 거처 등이 부족하며 기본적인 생활 수준이 충족되지 않습니다. 3월에는 마리브 종합병원에 긴급 대응활동을 개시하고, 잦아지는 전쟁 부상자 및 외상 환자의 대규모 유입에 대비해 차근차근 환자 수용력을 확대해 나갔습니다. 

또한 예멘에서는 분쟁이 직간접적으로 야기한 스트레스 및 외상성 정신질환 환자가 급증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5월 하자(Hajjah) 행정구역의 알-좀후리(Al-Jomhouri) 병원에 정신건강 전문 진료소를 개소해 심리교육, 상담, 심리요법, 중증 정신질환자를 위한 정신과 치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운전수들이 예멘 호데이다 모자보건 전문 병원 앞에 서 있다. ©Nasir Ghafoor/MSF


여성·아동 의료지원

의료적·인도적 공백을 채우기 어려운 예멘에서 임신부와 신생아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안전하고 시기적절하게 제공하는 일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20년 12월부터 호데이다 행정구역에서 알 카나웨스(Al-Qanawes) 모자보건 전문 병원을 개소하여 제왕절개를 포함한 출산 지원, 신생아 입원 치료, 정신건강 상담 등 여성과 아동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하자 행정구역의 아브스(Abs) 종합병원에서는 응급실과 소아·신생아 병동, 영양실조 입원 치료식 센터에 계속해서 의료지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곳의 산부인과 병동에서 매달 평균 1,000회 이상 출산을 지원했습니다. 

2016년부터는 타이즈 호우반(Taiz Houban) 모자보건 전문 병원에서 외상 안정화 치료, 고위험군 및 합병증 산과 진료, 소아·신생아 입원 치료, 영양실조 입원 치료식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높아진 성·생식 보건적 필요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보건부와 협업해 6월부터 타이즈의 알-좀후리 병원에서 모자보건 의료지원을 시작했습니다. 활동 방향 전환으로 인해 타이즈의 예멘-스웨덴 소아과 전문 병원 및 알타우라(Al-Thawra) 병원에서 철수하였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소아과의가 신생아 병동에서 아이를 안고 있다. ©Nasir Ghafoor/MS

 

영양실조

하자 행정구역 아브스에서는 급증한 영양실조 아동 환자를 치료했습니다. 영양실조 입원 치료식 센터는 한 해 내내 100%가 넘는 병상가동률을 보였으며, 중증 영양실조 합병증 환자도 전년도보다 많았습니다.

호데이다의 아드-다히(Ad-Dahi), 사다 북부 하이단(Haydan), 암란(Amran)의 카미르(Khamir) 등 예멘 북부에서도 영양실조 아동 환자 수가 증가세를 보였지만, 아브스에 비해서는 미미했습니다. 

예멘 영양실조 환자 대부분은 특히 아동이 필수 의료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해 발생합니다. 아픈 아동이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 높은 확률로 영양실조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또한 물가 상승으로 인해 식료품을 사기 어려워졌으며 병원에 오가는 교통비도 만만치 않아 아동이 영양실조에 걸리고 치료 시기 또한 놓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코로나19 대응

코로나19는 2021년에도 예멘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연초와 연말에 확진자 수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사나, 아덴(Aden), 이브(Ibb) 지역에 코로나19 전담 치료 센터를 개소해 예멘에서 유일하게 집중치료병동을 운영했습니다. 코로나19 사망률은 높았는데, 외곽 지역 주민을 위한 현지 의료시설이 부재하고 병원이 위치한 도시까지 오가는 교통비를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정보나 유언비어가 예멘 전역에 퍼지면서 이 병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하고 확진자에게 사회적 낙인을 찍는 현상이 팽배했습니다. 더군다나 안사르 알라는 코로나19 확산을 공개적으로 알리기를 계속해서 거부했습니다. 안사르 알라의 백신 접종 거부, 백신 공급 문제, 정부 점령지에서만 접종되는 백신, 현지 인구의 백신 불신으로 예멘은 전 세계에서 최저 백신 접종률을 기록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이 예멘 사나 지역 알-좀후리 병원에서 회진을 돌고 있다. ©Majd Aljunaid/MSF


미미한 인도적 대응

국경없는의사회는 예멘에서의 인도적 지원 체계가 근본적으로 개선되길 촉구합니다. 인도적 대응에 자금이 대거 투입됐으나 국제적인 인도적 지원은 여전히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긴급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함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의료서비스 제공 계획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멘 당국은 인도주의 구호 단체의 활동을 지원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지금도 인도적 지원을 전개함에 있어 여러 제약에 맞닥뜨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도움이 가장 필요한 곳에 적시에 독립적으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