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로 고통받는 사람들
매년 겨울이 되면 ‘작년보다도 더 춥다’는 한파 소식을 듣게 됩니다. 기후 위기의 영향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데요. 국경 너머 차드, 나이지리아, 마다가스카르 같은 곳의 피해는 더 심각합니다.
차드차드 동부에서 발생한 홍수로 범람된 예방 치료를 제공했습니다. 2024년 8월. ©MSF
차드 실라 Sila 주 소재 쿠쿠 앙가라나 Koukou Angarana 및 인근 지역은 2024년 8월 9일 파괴적인 홍수를 겪은 이후 여전히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해당 홍수로 인해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집이 파괴되고, 보건소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대규모 홍수에 대한 두려움은 점차 잦아들고 있지만, 수요는 줄지 않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이곳에서 가장 시급한 지원 수요는 식량과 식수위생, 피난처 강화, 1차·2차 의료서비스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현재 이재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임시 피난처에는 아동이나 임신부를 위한 담요조차 거의 없으며, 방수포는 부족하고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비와 폭풍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이러한 물리적 보호 수단 부족은 급성 호흡기 감염이나 말라리아와 같은 질병 발병을 촉진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수천 명의 이재민이 홍수를 피해 피신한 언덕에 보건지소를 마련해 1차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8월 14일부터 9월 9일까지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1,850건의 진료를 제공했습니다. 340명 이상이 급성 호흡기 감염 환자였고, 265명이 말라리아 양성 진단을 받았으며, 220명 이상은 설사병 치료를 받았습니다. 또한 232명의 임신부를 대상으로 산전 진료를 제공하고, 말라리아 검사를 실시하고 간헐적 차드 동부에서 발생한 홍수로 범람된 예방 치료를 제공했습니다.
나이지리아마이두구리 소재 강가에서 홍수로 파괴된 가옥들. 2024년 9월. ©Abba Adamu Musa/MSF
2024년 9월 발생한 폭우로 나이지리아 보르노 Borno 주 소재 알라우 Alau 댐이 범람하면서 마이두구리 Maidouguri 시 안팎으로 대규모 홍수가 일어나 주택과 시장, 논밭, 가축, 여러 의료시설에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보르노주 당국에 따르면, 약 40만 명의 주민들이 임시 피난처 30곳에 머물고 있습니다. 피난처 대부분은 학교에 마련되었으며, 화장실이 부족하고 안전한 식수도 모자란 상황 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여러 피난처를 방문하여 주민들의 수요를 점검하고, 물 트럭· 탱크를 활용해 물을 제공하며, 화장실을 설치 및 보수하고, 모기장을 배급하는 등 필수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피난처에서 외래 진료도 실시하고 있으며, 정신건강 지원을 제공하고, 중증 환자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시설로 이송 하고 있습니다. 또한 말라리아 및 콜레라 위험을 고려하여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말라리아 환자 수요에 맞춰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소아과 시설의 병상을 100개 확장할 계획입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필요에 따라 100개 병상까지 확대 가능한 콜레라 치료센터를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지역의 생활 환경이 위험하고 콜레라와 말라리아 유행 가능성이 있어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홍수가 발생하기 전부터 말라리아와 급성 수인성 설사병에 걸린 아동수가 이미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홍수 이후로 콜레라와 관련된 임상적 징후를 보이는 사례가 일부 발견되었습니다. 의료·인도적 지원, 특히 식수·위생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으면 감염 사례는 계속해서 증가할 수 있는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_닥터 이살레이 압델 카데르 Dr. Iassley Abdel Kader/ 국경없는의사회 나이지리아 현장 책임자
마다가스카르
마다가스카르 남동부에 위치한 이콩고 지역은 도로 상태가 열악하고 자연재해 발생 빈도가 높아 보건센터에 가려면 강을 건너거나 몇 킬로미터를 걸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2024년 6월. ©Miora Rabearisoa/MSF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인 마다가스카르는 극심한 자연재해로 식량 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2022년, 사이클론 바치라이 Batsirai 와 엠나티 Emnati 가 강타하면서 주요 농작물과 인프라가 파괴되었고, 주민들은 빈곤과 기아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사이클론 이전에는 영양실조율이 1%로 안정적이었던 이콩고 Ikongo 지역은 두 차례 사이클론 이후 17%까지 급증했으며, 2024년에 이르러서야 6%로 감소했습니다.
사이클론 이후 농업 활동이 재개되었지만, 2~4월과 10~12월까지 지속되는 식량 부족기를 감당하기에는 수확량이 여전히 부족합니다. 이러한 식량 부족기가 우기 및 사이클론 시기와 겹쳐 농작물이 더욱 취약해 집니다. 수확기에는 보건센터에 등록되는 영양실조 환자가 90~200명에 그치는 데 반해 식량 부족기에는 월 최대 700명에 달하는 영양실조 환자가 발생해 지원 수요가 급증합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2022년부터 현지 보건부와 협력해 영양실조 대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콩고 지역의 6개 보건센터와 1개의 집중영양회복센터 CRENI 를 통해 중등도 및 중증 급성 영양실조 아동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해당 프로그램 개시 이래 총 4,140명의 영양실조 아동이 진단 및 치료를 받았습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기후 변화가 식량 안보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다양한 방면에서 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영양실조 지원을 넘어 식수위생 및 교육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지원을 포함하며, 지역 주민들이 기후 변화로 인한 여파에 더욱 잘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