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 이야기] 작은 도움, 커다란 변화

작은 도움,

커다란 변화

파란 머리가 트레이드마크인 소아과 의사 신경수 후원자.
정기 후원으로 꾸준히, 또 긴급구호 상황이 있거나 생일 같은 특별한 날에는 일시 후원으로 틈틈이 국경없는의사회에 후원해 온 신경수 후원자는 2019년 나이지리아 의료 구호 현장을 직접 다녀온 구호활동가이기도 하다.
‘작은 후원금이 현장에서 가져오는 큰 변화’에 대해 힘주어 이야기하는 신경수 후원자를 만났다.


©MSF

국경없는의사회 후원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처음 국경없는의사회를 알게 된 지는 벌써 20년 가까이 됐는데, 당시에는 한국 사무소가 없어서 후원 안내나 정보를 받기 어려웠어 요. 그러다 2015년에 에볼라 유행지인 시에라리온에 한국인 활동가가 국경없는의사회를 통해 파견됐다는 기사를 보고, 다시 알아보기 시작했죠.

“인종이나 종교,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누구나 인도 주의적 의료 구호를 받을 수 있다”는 국경없는의사회의 가치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제가 의사이다 보니 기회가 된다면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직접 활동해보고 싶었는데, 당시에는 여건이 충족되지 않아 우선 후원부터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국경없는의사회 예산의 80% 이상이 소액의 개인 후원으로 마련 된다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또한 매년 전 세계 활동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공유하고, 한국 사무소와 같은 지부 단위로도 회계 보고 서를 공개하는 것을 보면서 후원금이 투명하게 사용된다고 생각해 후원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5년 가까이 후원을 지속하고 계신데, 그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저는 2016년부터 정기 후원을 하고 있고, 가끔 긴급 의료 지원이나 생일 기념 후원과 같은 일시 후원도 하고 있어요. 2019년에 직접 국경없는의사회 구호활동가로 나이지리아에 있는 소아 병원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요, 구호 현장의 경험을 떠올리며 나의 후원금이 요긴하게 쓰일 것이라 생각하면 후 원을 계속하게 됩니다. 후원금이 현장에서 어떤 가치가 있고,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되는지 직접 눈으로 봤기 때문에 가족들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후원을 권유하기도 하고 제 스스로도 후원을 더 하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후원자로서 실제로 의료 구호 현장을 본 소감은 어땠나요?

후원을 시작할 때부터 활동가로 지원하려 했지만, 6개월 이상 활동을 가려면 사직해야 하는데 당시에는 여건이 마땅치 않았어요. 2018년 가을에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병원을 사직하고 국 경없는의사회에 지원해 활동가로 채용되었습니다. 제가 활동한 나이지리아 그완게(Gwange) 병원은 한국처럼 시스템이 전산화되지 않아서 환자 기록이나 검사를 사람이 일일이 손 으로 하고 있었어요. 단순 흉부 사진이나 기본적인 검사도 할 수 없었죠.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의 감염 관리는 생각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병원다운 병원을 운영하려면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등 필요한 것이 많습니다. 개인의 소액 후원도 절실한 실정이죠. 제가 있을 때 그완게 병원에서 의료기기 하나를 구입하게 되었는데, 그 기기의 유용성 평가에 현장의 활동가뿐 아니라 다른 현장이나 본부에 있는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는 것을 보고, 후원금을 헛되이 쓰지 않으려 세심하게 노력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경수 후원자가 나이지리아에서 구호활동가로 일하며 촬영한 병원 밖 풍경 ©MSF

후원자님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건강과 여건이 허락한다면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주변에서 ‘소액을 후원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될까’ 생각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는데요, 앞서 이야기했지만 국경없는의사회 후원금 대부분은 소액 후원자에게서 옵니다. 국경없는의사회에 후원하면 전 세계 구호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활동가들이 기본적인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