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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사람들이 죽고 고통 받고 있다. 이것은 위기이다.”

2012.06.19

남수단 신규 유입 난민 상황 현장 보고

약 30,000명의 신규 유입 난민이 모여 있는 남수단 임시 집합소 한 곳에는 이미 물이 떨어졌다. 이 지역의 기존 난민 캠프는 수용인원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에, 신규 난민들은 처음에는 “km43”이라 불린 지역에, 그리고 여기서 물이 떨어진 후에는 “km18” 지역에 임시 집합소에 자리잡아야 했다. 난민들은 가림막도 없고, 사실상 식량도 없는 상태에서 나무아래서 잠을 자고 있으며, 물 공급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에르나 라이니르세(Erna Rijnierse)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 리더가 상황을 설명하고 난민들이 더 조건이 나은 곳으로 이전시켜야 할 긴급한 필요에 대해 설명한다.


km43으로 알려진 럼(Rum) 지역에서 난민들이 식수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곳에선 뭐 하나 어렵지 않은 게 없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는 “km43” 집결지에서 6명이 죽어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 진료소에 온 어떤 여성은 탈수증세가 너무 심한 나머지 그 자리에서 사망했습니다.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고,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은 명확합니다. 명백히 위기 상황입니다. 두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난민들의 생활조건을 개선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합니다.

도로는 엉망진창입니다. 특히 비라도 오고 나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차에는 좌석이 몇 개 없기 때문에 제일 아픈 환자를 몇 명 차에 싣고 오더라도 남겨놓고 내일 아침에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랄 수 밖에 없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의사 된 입장에서 이것은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수가 없어요. 가장 위독한 환자에 우선 순위를 둘 수 밖에요.

이곳 임시 난민집합소의 문제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인도주의 단체가 충분치 않다는 점 입니다. 이 사람들은 몇 주 동안 걸어서 이곳에 왔기 때문에 이미 쇠약한 상태입니다. 특히 가장 취약한 그룹인 노인, 5세 미만 아동, 임산부의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km43” 집합소에 물을 공급해 왔습니다만 우리가 정수처리를 해서 공급하던 지표수 연못이 지금 말랐습니다. “km43”에는 더 이상 물이 없어요. 우리는 다른 임시 집합소인 “km18”에도 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만, 그곳의 물도 곧 떨어질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엔 난민기구와 그 협력기구들이 이곳 난민들을 지체 없이 더 나은 곳으로 옮겨야 합니다.

매일 우리가 세운 텐트 진료소로 갑니다. 가장 심각한 상태의 환자를 먼저 볼 수 있도록 환자선별을 해야 합니다. 어제는 “km18”의 진료소에서 막 철수하기 전 쇼크 상태에 가쁜 숨을 몰아 쉬는 어린 아이가 진료소로 왔습니다. 그 아이는 겨우 살릴 수 있었습니다. 그 아이를 보면서 최악의 상황이지만 우리가 왜 이곳에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지난 주 “km43”과 “km18” 임시 난민집합소에서 537건의 상담을 했습니다. 292건은 설사로 인한 것이었고, 40건은 호흡기 질환 때문이었습니다. 진료소에 와서 영양실조 검사를 받은 342명의 소아 중에서 38%가 영양실조로 판명되었습니다. 38%라는 것은 응급상황 임계치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이지요. 우기가 다가오면서 첫 번째 말라리아 환자들을 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밀집해 있고, 비가 오면 떨어지는 기온 때문에 다른 질병도 봐야 하는데, 폐렴이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서 유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긴급 구명의료 이외에 국경없는의사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질병 예방입니다. 내일 15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홍역 예방접종 캠페인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홍역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습니다. 특히 난민들처럼 많은 사람이 비좁은 지역에 모여 있는 경우는 특히 그렇습니다. 난민들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예방접종 캠페인을 우리의 1차 응급대응 조치의 일환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상황은 처참합니다. 여기 30,000명의 난민을 위한 장소를 찾는 데 별다른 진전이 없었고, 비와 물류의 제약 때문에 조직화된 행동을 할 수 없습니다. 난민들은 덮고 잘 플라스틱 조각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미 쇠약해진 사람들이 건강을 회복하기란 요원한 일이겠지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지금 당장 난민들을 식량, 물, 보호소가 있는 더 나은 곳으로 이전시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