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3일 –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Partnership, TPP) 무역 협정문에 서명하고자 환태평양 11개국 및 미국 대표가 이번 목요일에 뉴질랜드로 모이는 가운데, 국경없는의사회는 TPP 국가에 살고 있는 8억여 명의 대중에게 요청한다. TPP 국가의 시민들은 높은 의약품 가격을 고정시키고 구명 의약품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독소 조항들이 남아 있다면 이번 협정을 거부하라는 뜻을 자국 정부에 표해야 한다.
"이 무책임한 무역 협정의 발효를 막기 위한 싸움은 아직 끝나려면 멀었습니다.”라며 “오늘 서명이 이루어지는 TPP 협상은 의약품 접근성 면에서 역사상 최악의 협상이며, 구명 치료제가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오히려 턱없이 높은 약값 때문에 이를 구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국민들의 요구가 매우 중요합니다. 정부가 공중보건을 지키고, TPP를 등에 업고 부당 이득을 취하는 일에 맞서 싸울 것을 바로 국민들이 요청해야 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Access Campaign)의 매니저이자 정책 자문 주디트 리우스 산주안(Judit Rius Sanjuan)
현재 TPP 회원국은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멕시코, 미국, 베트남, 브루나이, 싱가포르, 일본, 칠레, 캐나다, 페루, 호주 등이나 앞으로 더 많은 나라들이 가입할 가능성이 있고, 이번 협정문은 향후 무역 협상의 청사진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한국도 TPP 가입에 관심을 표한 바 있다.
만약 이번 협상이 발효된다면 TPP는 제약회사들의 독점을 확대하고, 저가 제네릭 의약품의 사용을 가로막거나 지연시켜 사람들이 구명 의약품을 구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게다가 TPP는 공중보건의 보호막을 무너뜨리고, 제약회사들에게 유리하도록 저소득 국가들이 폭력적인 지적재산권(IP) 보호 내용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법을 바꾸도록 강요할 것이다. 그러면 해당 국가의 국민들, 그리고 국경없는의사회와 같이 그 사람들을 지원하는 단체들은 적정 가격의 의약품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고가 의약품은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하는 저소득 국가의 환자들에게 특히 더 해롭다. 사람들 대부분이 주머니를 털어 약값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높은 의약품 가격, 엄격한 지적재산 관련 법률들은 생의학 혁신 분야의 국제적 위기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항생 물질에 대한 내성을 해결할 신약이 부족한 것도 그 한 예이다. 높은 의약품 가격으로 인해, 빈곤층을 위한 신약 연구개발(R&D)에 필요한 정부의 재정 자원은 다국적 제약회사의 이익을 높이는 데 쓰이고 만다.
리우스 산주안 자문은 “환자와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굳건히 설 것인지, 아니면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이익을 위할 것인지 정부에게 묻는 일은 이제 대중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라며 “오늘 진행되는 TPP 서명은 전체 과정의 한 단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적정 가격의 의약품을 구하지 못하게 하는 TPP를 멈추기 위해 위한 노력은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태입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