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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 페데르날레스: “사람들의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되찾아 주고 싶습니다”

2016.05.03

4월 16일 지진 당시 결혼식 파티에 참석한 하객 70여명이 목숨을 잃은 페데르날레스 지역 해안 호텔의 철거 작업이 진행중이다. ⓒAlbert Masias/MSF

마나비(Manabi) 주의 페데르날레스 지역은 4월 16일에 에콰도르를 강타한 지진의 최대 피해를 입은 곳들 중 하나이다.

채 40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사이에 이 지역은 거의 완전히 파괴됐다. 진동의 여파로 집, 호텔, 건물, 상점, 야외 간이 식당 등이 파괴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잔해 밑에서 목숨을 잃었다.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사회는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살던 집과 운영하던 사업들도 잃었고, 목숨마저 잃은 사람들도 많다. 그날, 페데르날레스 해안 근처 한 건물에서는 결혼식을 올리며 함께 축하하던 사람들 70명이 목숨을 잃었다.

타마린도(Tamarindo) 출신의 마누엘(Manuel, 65세) 씨는 “우리는 모든 걸 잃었습니다. 그날 세상이 다 끝나는 줄 알았죠.”라며 “이웃사람 몇몇은 진동을 피해 시골로 갔고, 페데르날레스 경기장으로 피신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달아난 사람들은 모두 살아 남았습니다.”라고 말했다.

페데르날레스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국경없는의사회 한 직원이 페데르날레스에서 추후 진행될 국경없는의사회의 심리사회 지원 활동에 대해 지역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Albert Masias/MSF

국경없는의사회는 페데르날레스에서 심리사회 지원처 6곳을 운영하고 있다. 몇몇 곳은 대피소 안에 위치해 있고, 다른 곳들은 시내에 자리 잡고 있다. 에콰도르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콜롬비아 팀 코디네이터 네스토르 루비아노(Néstor Rubiano)에 따르면, 어떤 지역들에서는 40여 명이 여러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반면, 아직도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은 지역들도 있다고 한다. 루비아노 코디네이터는 “우리는 최대한 빨리 사람들의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회복하고자 심리사회적 지원 활동을 실시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페데르날레스의 경우, 지역사회 소유 재산의 약 80%가 지진으로 훼손됐다. 지난 한 주 동안 공적 지원, 그 밖에 사설 기관 및 시민사회의 도움이 피해 지역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자연재해 뒤에는 막대한 필요사항이 생기는데, 긴급 상황에 개입하는 서로 다른 사람들과 단체들 사이에 협력이 부족하면 종종 문제가 된다는 것이 루비아노 코디네이터의 말이다.

루비아노 코디네이터는 “심리사회적 지원에 있어서 우리들은 현지 심리학자들과 협력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는 심리학자들도 심리사회적 활동을 하기보다는 식량, 물과 같은 인도적 구호품 전달 활동에 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심리사회적 지원을 하는 몇몇 경우에도, 일이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후속 계획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생겨난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가 심리사회적 지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 국경없는의사회는 페데르날레스 몇몇 지역에서 물탱크와 텐트도 제공하고 있다.

도와주세요, 우리가 여기 대피해 있어요”

지진이 강타했을 때, 많은 가구들이 살던 곳을 떠나 대피소에 머물기로 결정했지만,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살던 도시로 돌아가기로 한 사람들도 있다. 네 살배기 딸을 데리고 타마린도 지역에 살고 있는 쿠스메(Cusme, 40세) 씨는 “우리는 페데르날레스 사람이고 우리가 머물 곳은 페데르날레스입니다. 당국이 우리에게 이 지역을 떠나라고 요청할 경우에만 나갈 것입니다. 다른 곳으로 대피해야 하는데 마땅히 갈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친척들이 몇 주, 몇 달 정도 우리를 묵게 해 주겠지만, 지금 남아 있는 제 집이 제 것입니다. 이곳, 제가 소유한 이 집에서, 그 누구도 제게 언제 나가야 한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만약 그런다면 굉장히 언짢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아직 페데르날레스에 살고 있거나 페데르날레스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사람들은 붕괴 위험 때문에 부수고 있는 건물들에서 나오는 먼지를 피하려고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배회한다. 하지만 몇몇 지역에서는 시체에서 나오는 악취를 피하려고 마스크를 쓰기도 한다.

에콰도르 위기관리 사무국은 오늘, 이번 지진으로 현재 에콰도르 전역에서 2만9000여 명이 대피소에 지내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중 2만4100여 명이 마나비 출신이라고 한다. 루비아노 코디네이터는 “처음에는 대피소로 피신하려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며칠 전에 내린 비로 대피소 생활 여건이 악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현재 아무런 구호 지원도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대피소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은 플라스틱과 대나무 막대를 이용해 직접 작은 대피소를 세우기도 했다. 그들은 “도와주세요, 우리가 여기 대피해 있어요”라는 팻말을 써 붙이고 도움을 구하고 있다.

쿠스메 씨는 “이제 우리는 여진 속에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아직은 너무 초조하고 불안해서, 어떤 때는 진동이 없을 때에도 바닥이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벌어진 일을 안고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에콰도르 지진 대응활동(링크)

지진 발생 후, 국경없는의사회 4팀이 에콰도르로 향해, 현재 가장 피해가 심한 마나비, 에스메랄다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들은 70명을 대상으로 개인 상담 및 가족 상담을 진행했고, 집단 상담 17회(137명 참여)를 실시했다. 또한 심리교육 활동 81회(914명 참여)를 진행했고, 108회의 진료를 실시했다. 그 밖에, 재난 키트 및 부상자를 위한 물품 키트를 기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