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고문 피해자 지원 센터 입구.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40여 년간 세계 곳곳에서 병원과 진료소를 운영하며 고문 • 부당 대우 • 학대를 당했던 생존자들을 치료해 왔다.
고문 • 부당 대우 • 학대는 국제법상 불법이나 여전히 세계 여러 국가에서 자행되고 있다. 아직도 전 세계 의료계는 환자들 사이에서 고문 생존자를 찾아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고문은 한 사람을 육체적 • 정신적으로 파괴시켜 타인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피해자와 사회를 잇는 연결고리를 끊어 놓는다. 고문을 당했던 사람들은 자신의 신체, 감정, 정체성과도 분리된 듯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고문에 대한 몇 가지 정의가 있지만, 국경없는의사회 대다수 프로젝트에서는 다음의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정의를 참고한다.
“고문은 정보 혹은 자백 획득, 압력 행사, 협박 및 굴욕을 가하기 위해 신체적 • 정신적으로 가하는 심각한 고통을 가리킨다.”
국경없는의사회가 ‘부당 대우’라는 단어를 쓸 때 이는 ICRC에서 말하는 ‘잔인한 혹은 비인간적인 대우’와 일맥상통한다. 구체적으로 이는 다음의 뜻을 나타낸다.
“잔인한 혹은 비인간적인 대우란 신체적 • 정신적으로 심각한 고통을 일으키는 행위, 혹은 개인의 존엄성에 심각한 폭력을 가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고문과 달리 이러한 행위는 특정한 목적 달성을 위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고문 • 부당 대우의 생존자들을 지원할 때 국경없는의사회는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접근법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생존자의 회복력을 일깨워 그들이 타인을 신뢰하고 삶에 대한 통제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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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고문 피해자 센터에서 만난 압둘(가명)
Q. 국경없는의사회가 고문 • 부당 대우 생존자를 치료하는 곳은 어디이며 이 같은 지원은 얼마나 오래 실시했나?
국경없는의사회는 아테네, 멕시코시티, 로마, 그 밖의 이주 루트 곳곳에서 고문 • 학대 • 부당 대우의 생존자를 지원하는 재활 센터를 운영한다. 이 루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고국에서 고문과 부당 대우를 당했거나, 이주하며 경유한 국가에서 인신매매, 임의적 구금, 폭력을 당한 사람들이다. 우리의 환자들과 현장 의료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몇몇 활동 장소는 공개할 수 없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이주 루트에서 실시한 첫 프로젝트는 2012년에 문을 열었다. 이후 아테네 센터가 2014년 10월에 열었고, 2015년 10월에 로마에 시설이 마련됐다. 2015년 11월부터는 멕시코시티에서도 센터 활동을 해 왔다. 2017년 2월, 2018년 2월에도 고문 • 부당 대우 • 학대 생존자들을 치료하는 시설 1곳을 각각 열었다.
Q. 고문 • 부당 대우 생존자를 치료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이주 루트를 따라 활동하면서 우리가 만나는 환자 대다수는 난민 • 망명 신청자 • 이주민 등이며, 여기에는 미동반 미성년자들도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다양한 접근법을 취한다. 먼저 통증 관리, 물리치료, 심리 및 정신과 지원 등을 포함하는 일반 의료를 제공한다. 그 밖에도 고문 생존자들에게 사회적 • 법적 서비스도 제공한다. 우리가 만나는 환자 다수는 어마어마한 고통에 짓눌려 있다. 우리의 목표는 환자들의 고통을 경감시켜 피해자들이 다시 타인을 신뢰하고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Q. 고문 • 부당 대우 생존자들은 어떤 유형의 지원을 받는가?
의사, 물리치료사, 심리학자, 정신과의 등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은 일련의 진료를 통해 환자들의 신체적 • 심리적 재활을 이루는 데 초점을 맞춘다. 우리 환자 대다수는 만성 통증에 시달린다. 그리고 근골격 • 신경계 • 위장 장애를 나타내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극도의 불안, 우울 증상 등을 나타내기도 한다.
우리는 변호사들을 고용해 우리의 지원을 받는 환자들이 망명 신청 절차에서 법적 자문과 도움을 받도록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1차 심사 인터뷰 지침 제공, 절차 속도를 높이기 위한 개입, 각종 호소문 제출과 부정적 결정 철회 요청, 추후 신청 및 가족 재결합 신청 등을 실시한다.
환자들과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 사이에서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문화 중재자다. 이들은 사회 복지사로서 또 다른 형태의 지원을 제공한다. 이들은 난민을 지원하는 타 단체 안내(법률 문제 담당), 필요한 경우 외부 모임 동반, 일상생활에 관한 조언과 정보 제공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이들은 또한 거처 혹은 일자리 찾기를 돕는 단체들에 환자들을 연결시켜 주기도 한다. 우리가 운영하는 몇몇 센터에서는 예술 치료를 실시하기도 한다.
Q. 현재 국경없는의사회가 치료하는 사람은 몇 명인가? 이를 위해 직원 몇 명이 활동하는가?
2018년 봄, 182명의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이 약 950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의사, 물리치료사, 심리치료사, 문화 중재자, 사회복지사,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등으로 구성된다.
Q. 국경없는의사회 센터에 들어오기 위한 기준은 무엇인가?
우리는 고국에서 혹은 이주 루트를 따라 이동하다가 고문, 학대, 부당 대우를 당한 환자들에게 의료 지원을 실시한다.
Q. 고문 • 부당 대우 생존자들은 어디에서 오는 사람들인가?
우리 환자 중 다수는 무력 분쟁과 박해를 피해 고국을 탈출한 사람들이다. 그 밖에 여러 곳을 이동하던 중 학대와 고문을 당한 사람도 있다. 센터마다 찾아오는 환자들의 출신 국가는 각기 다르다.
우리 팀들이 만나는 환자 대다수는 시리아, 수단, 남수단,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출신이며, 그 밖에 세네갈, 감비아, 기니 등 아프리카 서부 출신도 있다. 유럽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센터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환자들도 많다.
아테네 센터를 찾아오는 환자 대다수는 시리아, 이란, 이라크,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이다. 로마에서는 아프리카 출신으로 리비아를 거쳐 유럽 남부를 향해 가다가 센터를 찾아온 사람들이 많다. 그곳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리비아 구금센터에서 일어난 고문과 부당 대우가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직접 목격했다. 멕시코에서는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에서 온 사람들을 주로 지원한다.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에 따르면 고문 • 학대 • 부당 대우는 중앙 아메리카 전역의 여러 국가에 매우 만연해 있고 특히 온두라스에서 이런 일들이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