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현장소식

멕시코: 집단 체포 피해 음지로 숨는 이주민들, 치료 받을 곳 없어

2019.06.24

네 살 아이의 엄마인 루스(Ruth)는 5달 전 온두라스에서 매일 폭력에 시달리다 피난길에 올랐다. 루스의 남편은 납치됐다 풀려났지만 가족이 모두 생명의 위험에 처하자 결국 집을 떠나야 했다. 피난길은 험난했다. 길가에서 지내야 했고 폭력도 당한 루스 가족은 국경없는의사회로부터 부상 치료와 정신건강 진료를 받았다. ⓒArlette Blanco/MSF

멕시코 남쪽 국경에서 이주민 현장 급습과 대규모 체포가 이어지면서 이주민들은 점점 더 당국의 눈을 피해 이동하고 있다. 이들은 범죄 집단의 약탈 대상이 되고 있으며 환자들은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 멕시코 코아트사코알코스(Coatzacoalcos)와 테노시크(Tenosique)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무수히 많은 이주민이 집단 체포된 것을 확인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이주민을 위한 의료 활동과 정신과 치료를 진행하고 위생 키트를 배급하던 중 코아트사코알코스에서 당국 경찰의 이주민 급습이 일어나기도 했다. 

현장 급습이 발생하면서 이주민들은 구금되지 않으려 점점 더 당국의 눈을 피해 이동하고 있으며 기본적 의료를 받을 수 있는 지역과도 멀어지고 있다.  

“이주민과 난민지위 신청자 유입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배척한 결과가 이미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진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훨씬 줄었습니다.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_ 세르지오 마르틴(Sergio Martín)/ 국경없는의사회 현장활동 대표

지난 주 미국이 미국 남부 국경에서 멕시코 이주민 통제를 강화한다는 협상 내용을 발표함에 따라 코아트사코알코스와 테노시크에서 급습이 일어났다. 

“사람들은 작게 무리 지어 비밀리에 이동하고 있습니다. 위험한 경로를 따라 이동할 수밖에 없는 이들은 범죄 집단의 약탈 대상이 되며 머물만한 거처도 없는데다가 기본적인 보건의료가 시급하지만 이를 받을 수 있는 시설 하나 없습니다. 불법이민 밀매업자를 통해서라도 국경을 넘으려다 결국 이들에게 강탈을 당하는 이주민은 더 많습니다.” _ 세르지오 마르틴 

동시에 수많은 이주민과 난민지위 신청자가 임시로 머물고 있는 멕시코 북쪽 국경 근처 도시인 멕시칼리(Mexicali), 티후아나(Tijuana), 누에보(Nuevo), 레이노사(Reynosa), 마타모로스(Matamoros)에서 다시 이주 여정을 시작하는 사람들 앞에는 범죄 조직의 착취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미국 정부가 새로 발표한 정책으로 인해 미국에서 난민지위를 획득하려는 이주민은 멕시코에 머물며 난민지위 신청 통과를 기다려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멕시코 북쪽 지역에서 쿠바, 콩고민주공화국, 앙골라, 카메룬뿐 아니라 중앙아메리카 국적의 이주민 중 늘어나고 있는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멕시코 타마울리파스(Tamaulipas) 의 카사 미그란테 구아달루페(Casa Migrante Guadalupe) 이주민 거처에서 최근 미국에서 추방된 이민자와 난민에게 1차 보건의료와 정신건강 진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봉사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Arlette Blanco/MSF

“멕시코의 위험한 도시로 유입된 사람들은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강탈을 일삼는 범죄 집단의 총알받이가 되고 있습니다.” _ 세르지오 마르틴

국경없는의사회는 멕시코 북부에서 범죄 집단에게 공격을 당하거나 납치돼 신체적•정신적 부상을 입은 이주민을 대상으로 정기적 의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범죄 집단은 이주민을 납치해 미국이나 이들의 출신 지역에 있는 가족에게 몸값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금전적 약탈을 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국경없는의사회는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 출신의 멕시코 이주민에 대한 억제 정책의 결과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한 것도 지속적으로 알렸다. 이 세 국가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직접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주민들은 본국에서 빈곤과 폭력을 피해 멕시코로 왔지만 결국 멕시코에서도 극심한 폭력 속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멕시코 정부의 비인간적이고 강압적인 국경 정책은 아동, 여성, 가족 전체를 더 큰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미 고통 받는 이주민과 난민지위 신청자의 상황은 더 악화되기만 했습니다.” _ 세르지오 마르틴

국경없는의사회는 2012년부터 멕시코 이주 경로를 따라 주로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출신 이주민을 대상으로 의료 활동과 정신과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바하 칼리포르니아(Baja California), 타바스코(Tabasco), 베라크루즈(Veracruz), 타마울리파스(Tamaulipas), 오악사카(Oaxaca), 치아파스(Chiapas), 이달고(Hidalgo), 멕시코주(State of Mexico), 산 루이스포토시(San Luis Potosi), 할리스코(Jalisco), 멕시코시티(Mexico City)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