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18개월 된 아들 이샤크 옆에 파티마가 앉아 있다. 이샤크는 이브 주(州) 킬로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콜레라 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MSF
파티마는 태어난 지 18개월 된 아들 이샤크 옆에서 두 다리를 구부리고 앉아 있다. 전날, 파티마와 이샤크는 이브 주의 알 카에다 시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콜레라 치료센터에 도착했다. 파티마는 타이즈 주의 마위아 지역에 위치한 쇼칸 마을에서부터 장장 4시간을 이동해 여기까지 왔다.
파티마는 이샤크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3일 전부터 앓아 누웠어요. 처음에는 ‘좀 있으면 낫겠지’ 하며 기다렸어요.”
그러나 이틀 뒤에도 설사와 구토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이샤크의 부모는 이웃으로부터 9,800 예멘리알(YER)을 빌려 교통비를 마련해 인근 사설 약국까지 갔다.
봉쇄의 대가
“이샤크에게 주사를 한 대 맞히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러나 이튿날에도 이샤크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그때 파티마는 아들을 데리고 알 카에다 시로 가 보라는 동네 사람의 말을 듣게 되었다. 알 카에다에서는 국경없는의사회가 무료로 콜레라 치료를 해 주고 있었다.
“교통비가 없어서 바로 그날 오지는 못했어요. 이미 약국 갈 때 돈을 빌린 터라 아무도 우리에게 더 이상 돈을 빌려 주려고 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남편이 사람들에게 간곡히 사정했죠.”
콜레라 치료센터까지 오려고 파티마의 남편은 추가로 30,000예멘리알(YER)을 빌려야 했다.
“2만 예멘리알로는 차를 빌리고 1만 예멘리알로는 연료를 샀어요. 연료가 부족했었거든요.”
파티마는 이샤크가 오늘 퇴원하길 바랐다. 연일 연료비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그만큼 갚아야 할 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치명적인 조합
일용직 노동자인 파티마의 남편은 하루에 1,500예멘리알을 벌곤 했다. 하지만 더 이상 날마다 일을 구하지 못한다.
“전쟁 때문에 사람들은 돈이 없어요. 그래서 남편에게 일을 주지 않아요.”
파티마는 기르던 염소 두 마리를 팔아 빌린 돈 일부를 갚을까 생각 중이다. 두 마리를 팔면 약 13,000예멘리알을 받을 수 있다.
“전쟁 때문에 우리는 식료품조차 살 수 없게 됐어요. 가게에 식료품이 있는데 살 돈이 없어요.”
파티마에 따르면, 전에는 4,000예멘리아을 주면 동네에서 밀 10kg를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같은 양을 사려면 자그마치 9,000예멘리알이 필요하다고 했다.
콜레라 말고도 이샤크는 중등도의 급성 영양실조까지 앓고 있다. 이 정도의 영양실조는 당장 입원해야 할 수준은 아니지만, 완치하려면 앞으로 몇 달간 2주 마다 병원을 찾아와 보충식을 받아 가야 했다. 콜레라 치료센터에서 퇴원하고 나면, 이샤크는 알 카에다 병원 외래환자 부서의 영양 프로그램에 등록되어 14일간 치료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교통비가 이렇게 비싼 와중에 이샤크 부모가 다시 아이를 병원에 데려와 추후 진료를 받게 할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이샤크의 상태는 악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