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 이른 시각, 공습이 일어나 하자 시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알 감후리 병원이 훼손되었다. 응급실, 수술실, 집중치료실이 훼손되었고, 응급실 환자 12명은 대피시켰다. 이 같은 훼손에도 불구하고 알 감후리 병원은 하자 시 공습 직후 사상자 22명을 받았다. 알 감후리 병원은 또한 12월 2일~3일 이틀 사이에 총 38명의 전쟁 부상자들을 받기도 했다.
2017년 12월 11일, 사나/하자
1주일 동안 심각한 폭력사태가 벌어진 후 대대적인 봉쇄가 실시된 결과, 예멘으로 필수 물자가 들어가지 못하게 되었다. 이는 교전 당사자들이 민간인, 의료 시설, 환자들을 얼마나 외면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11월 29일부터 심각한 시가전과 공습이 일어나 사나 지역이 마비되었다. 민간인들은 저마다 집에서 며칠 동안 꼼짝도 할 수 없었고, 부상자들은 의료 시설까지 안전하게 갈 수도 없었다. 구급차를 동원해 부상자들을 데려가려던 의료팀들도 공격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수백 명이 숨졌다고 보고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분쟁 당사자들로부터 사나 내부로 들어가도 좋다는 확인은 아직 받지 못했지만, 시내에 있는 병원들에 의료 물품을 기증할 수는 있었다.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병원도 훼손돼
하자, 암란, 이브 주에 이르기까지 나라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12월 2일, 국경없는의사회는 카메르, 후스에 있는 병원 2곳에서 전쟁 부상 환자 28명을 받았다. 12월 4일 이른 시각, 공습이 일어나 하자 시의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병원 ‘알 감후리 병원’도 훼손되었다. 이로 인해 응급실, 수술실, 집중치료실이 훼손되었고, 응급 환자 12명은 대피시켰다. 이러한 훼손에도 불구하고 알 감후리 병원은 하자 공습 직후 사상자 22명을 받았다. 알 감후리 병원은 12월 2일과 3일 사이에도 전쟁 부상 환자 총 38명을 받았다.
하자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코디네이터 스티브 퍼브릭(Steve Purbrick)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분쟁이 벌어지는 동안 의료 서비스는 계속해서 공격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교전 당사자들은 의료 시설을 보호할 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환자들과 의료진의 생명이 위험에 처하고 있는 것입니다. 민간인들은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어야 하고, 의료 지원도 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구급차들은 부상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하며, 병원들은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봉쇄
11월 6일, 사우디 주도 동맹군은 예멘에 상업적∙인도적 활동 주체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심각한 봉쇄를 부과했는데, 이 봉쇄 조치로 예멘이 휘청거리고 있는 와중에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인도주의 화물 수송기와 선박들은 예멘 진입이 다시 허용됐으나, 식료품과 연료 등 상품을 들여오는 상업적 유입은 여전히 차단된 상태다. 이 때문에 예멘 사람들은 생활 필수품, 의약품, 의료 물자 등을 구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전이 격화되고 봉쇄 조치가 실시된 이후로 연료비는 200% 넘게 치솟았고, 물∙식량 등 생활 필수품 가격도 급격히 인상되었다. 사다 시의 경우, 식료품 가격은 10월~11월에 6.15%나 올랐다.
의료를 택할 것인가, 식량을 택할 것인가?
국경없는의사회 예멘 현장 책임자 조엔 베셀링크(Djoen Besselink)는 이렇게 말했다.
“봉쇄와 최근 전투로 예멘 내 의료 활동에는 심각한 도미노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연료비가 상승하는 바람에 사람들은 병원에 갈 때 더 많은 교통비를 들여야 하며, 병원에 갈지 아니면 식구들을 위해 식료품을 살지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였습니다. 병원들도 연료비를 대려고 애쓰고 있는데, 이 때문에 그나마 남아 있는 소수 병원들도 폐원을 고려할 정도입니다.”
베셀링크 현장 책임자는 이 같이 덧붙였다.
“예멘 의료 서비스의 파괴와 해체는 지난 2년 반여 동안 이어진 분쟁의 여파를 그대로 드러냅니다. 이에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는 봉쇄 조치는 즉각 해제해야 합니다. 상업 선박과 항공기들도 북부 진입 지점에 들어오도록 허락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불필요한 고통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예멘 내 병원 및 보건소 13곳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예멘 내 12개 주(타이즈, 아덴, 알-달리, 사다, 암란, 하자, 이브, 사나, 후다이다, 아브얀, 샤브와, 라흐즈) 곳곳에 위치한 병원 및 보건소 20여 곳을 지원하고 있다. 16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현재 예멘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 국경없는의사회 활동 가운데 인력 면에서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