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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급증하는 의료적 필요로 병원 과부하

2023.03.20

아브스 병원의 수술실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 ©Jinane Saad/MSF

예멘 하자(Hajjah) 행정구역의 아브스(Abs) 병원을 찾는 환자가 급증하면서 의료진과 필수 서비스가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다. 환자 간 병상을 공유하는 일이 잦아졌고 응급실과 모성 병동, 신생아 병동, 입원 치료식 센터 가동률이 100%를 웃도는 경우도 빈번하다. 2015년부터 아브스 병원을 지원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의 대응 역량은 한계에 다다랐다. 

지난 몇 년간 환자가 급증해 지원 분과를 확장하고, 병상수를 늘렸으며 인적 자원도 확충하는 등 활동을 적절히 조정했습니다. 아브스 병원 지원은 국경없는의사회의 가장 큰 활동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현재 공간과 인적 자원, 물자 확보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_캐롤라인 두카르메(Caroline Ducarme) / 국경없는의사회 예멘 현장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는 예멘 보건부와 협력하여 부상자를 안정화시킨 후 사나 및 호데이다 지역 병원으로 이송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Mohammed Al-Shahethi/MSF

아브스 병원의 수요가 증가한 데는 장기화된 내전을 포함한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양질의 저렴한 1차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낮은 탓에 많은 이들이 지역 진료소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병원을 찾게 되는데, 그마저도 증상이 심각해지고 나서야 치료를 받는다. 또 식수위생 등 전반적 환경이 열악한 아브스 지역 국내실향민 캠프에서 질병이 쉽게 확산한다는 문제도 있다. 

2022년, 지원금이 축소되면서 하자(Hajjah) 및 인근의 알 후다이다(Al Hudayda) 행정구역에서 근무하던 의료 종사자 여러 명이 그만두게 되자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인력난으로 가동을 중단한 의료시설도 있고, 의료 물자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의료시설도 많아져 아브스 병원의 부담이 가중되었다.

병상수를 기존 33개에서 288개로 증설하고, 병동을 80% 이상 지원하는 등 지난 몇 년간 아브스 병원에서 활동 규모를 대폭 늘렸지만 모든 필요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입니다.”_캐롤라인 두카르메 / 국경없는의사회 예멘 현장 책임자 

아브스 병원은 100만여 명의 지역 인구가 치료받을 수 있는 유일한 병원이며, 현지에 상주하는 국제 구호단체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유일하다. 2022년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아브스 병원에서 79,325건의 응급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10,181건의 분만을 지원했다. 또한 신생아 병동에서는 3,095명의 신생아를, 입원 치료식 센터에서는 2,944명의 영양실조 아동을 치료했으며, 그 외에도 5,237건의 수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1,202명의 말라리아 환자를 치료했다.

집중 치료를 요하는 신생아가 증가함에 따라 국경없는의사회는 2022년 7월 아브스 병원에 신생아 병동을 신설했다. ©Jinane Saad/MSF

국경없는의사회는 2023년에도 아브스 병원에 대한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영양실조나 홍역 위험 등 현지의 시급한 보건 필요에 대응하려면 더 많은 단체가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현지의 의료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 

장기화된 내전이 예멘 의료체계에 미치는 악영향은 심각합니다. 국제 사회와 인도적 구호단체는 아브스나 하자 행정 구역뿐 아니라 예멘 전역에서 양질의 저렴한 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예멘의 의료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현지 당국과 인도적 구호 및 개발 단체가 1차 의료서비스 공백을 해소해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확대하고 합병증 위험은 낮춰 2차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 있게 하루빨리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_캐롤라인 두카르메 / 국경없는의사회 예멘 현장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지 보건당국과 협력해 아브스 병원 지원 활동을 개편 중이다. 2022년부터 시행해온 해당 계획에 따라 일부 분과에 대한 이송 및 입원 기준을 수정했고, 다른 분과는 현지 보건부에 이관했으며, 인적 자원 관리법도 개선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러한 재편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고, 취약인구 지원 및 생명을 살리는 의료활동에 집중하는 동시에, 현지 의료시스템 역량을 확대해 아브스 지역에서 지속가능하고 효과적인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길 기대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아브스 병원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보건 증진 활동 또한 확대하고, 영양실조 지원이나 생식 보건 등 필수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아브스 안팎의 의료시설을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탐색할 예정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986년부터 예멘에서 활동을 시작해 2007년부터는 현지에 상주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12곳의 병원에서 활동했으며, 13개 행정 구역 내 16개의 의료시설을 추가로 지원했다. 
 

►예멘: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