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사나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병원인 셰이크 자예드 병원 내 코로나19 치료 센터의 입원 병동에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 ©MSF/Maya Abu Ata
국경없는의사회가 최근 예멘 전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주민들이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으로 치료를 받지 않는 일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최근 예멘 수도 사나(Sana’a)에 있는 셰이크 자예드(Sheikh Zayed) 병원에 새롭게 설치된 코로나19 치료 센터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현재 셰이크 자예드 병원에는 코로나19 증상이 경미한 환자를 위한 병상 20개 중 절반만 사용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병원을 바이러스 감염의 근원이라 생각하며, 어떤 사람들은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환자들이 병원에서 어떤 일을 겪는지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을 사실이라 믿고 있다. 또 코로나19에 대해 양성반응을 보이면 지역사회에서 낙인이 찍혀 차별 받을 것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많은 예멘의 주민들이 건강 상태가 심각해질 때까지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전국에 퍼지고 있는 잘못된 정보가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직접 보고 있습니다. 잘못된 정보는 예멘 사회에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병원은 환자들에게 안전한 곳이고, 환자들이 병원에 일찍 올수록 우리가 증상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_셰이크 자예드 병원 국경없는의사회 의사 압둘라만(Abdulrahman)
셰이크 자예드 병원 응급실로 오는 대부분 환자들은 위독한 상태이며 즉각적인 산소 공급이 필요하다. 6개 병상은 모두 중환자실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호흡곤란이 심한 환자는 24시간 치료를 받으며 3시간마다 교체가 필요한 산소통에 의존하고 있다.
"처음에는 두통이 왔고 어지러웠어요. 중심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어요. 그 때 아들이 나를 셰이크 자예드 병원으로 데려왔고 바로 중환자실(ICU)으로 옮겨져 사흘 정도 머물렀습니다.” _셰이크 자이드 코로나 19 치료 센터에서 퇴원한 75세 환자 카이리야(Khairiya) © MSF/Maya Abu Ata
셰이크 자예드 병원 코로나19 치료 센터의 산소통 공급 장소. “현재 산소 소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산소가 고갈될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산소통 수가 제한적이고 병원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는 데도 상당한 지연이 있습니다.”_국경없는의사회 물류 담당자 나우팔(Nawfal) © MSF/Maya Abu Ata
"우리가 병원에서 만나는 환자도 우려 되지만 보지 못하는 환자가 더욱 우려됩니다. 이들은 상태가 매우 악화될 때까지 치료받지 않기로 선택하는 사람들입니다."_캐롤라인 듀카메(Caroline Ducarme) / 국경없는의사회 예멘 현장 책임자
예멘의 다른 병원과 마찬가지로 셰이크 자예드 병원은 보건당국에 의해 코로나19 전담 치료 센터로 지정되었고, 기존에는 출산 지원과 외상 치료를 주로 제공했으나 현재 코로나19 대응으로 역할이 전환되었다. 코로나19는 현재 전 세계 가장 발전한 의료 시스템에서조차 대응이 매우 어렵다.
예멘은 코로나19에 대한 진단 역량이 제한되어 있어 바이러스 추적이 매우 어려우며 현재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수년 간의 전쟁 이후 예멘의 의료 시스템은 이미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부터 상당한 부담이 있었다. 이제 주민들은 국가의 의료 시스템과 의료진에 대한 신뢰를 잃은 것으로 보인다.
의료 종사자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높다는 최근 보도는 예멘 의료진의 안전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많은 의료진이 일을 중단하고 집에 머무르면서 병원은 인력이 부족하게 되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것이 두려웠던 순간도 당연히 있었지만 1년 전 콜라레 대응 때 더욱 두려웠던 생각이 났습니다. 그때는 대부분이 콜레라도 모르고 증상도 몰랐습니다.” _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 모하메드(Mohammed) © MSF/Maya Abu Ata
"우리가 지속적으로 직면하는 어려움 중 하나는 의료진이 가장 많이 필요한 코로나19 치료 센터에서 기꺼이 일할 수 있는 숙련된 의료진을 찾는 일입니다. 병원에서 개인 보호장비를 사용하고 감염 예방 및 통제 조치를 엄격하게 시행함에도 의료진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많은 의료 종사자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예멘의 의료 시스템이가 더욱 약화되고 있습니다.”_캐롤라인 듀카메(Caroline Ducarme) / 국경없는의사회 예멘 현장 책임자
셰이크 자예드 병원의 코로나19 치료 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보조 간호사 안사프가 환자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 MSF/Maya Abu Ata
셰이크 자예드 병원은 알 쿠웨이트(Al-Kuwait) 병원과 함께 사나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고 있는 코로나19 치료 시설이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치료하는 환자 중 일부는 수도에서 치료받고자 먼 거리를 이동하는데, 이것은 다른 지역에도 의료적 필요가 매우 크며 충족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셰이크 자예드 병원에 입원한 환자 중 상당수가 타이즈(Taiz)와 아드 달레(Ad Dhale) 등 먼 지역에서 옵니다. 그 지역에서는 치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필수 의료 서비스를 찾아 이곳까지 오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는 환자들은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 있지만, 이동 수단도 없고 주변에 다른 의료적 선택권도 없는 중환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_로저 구티에레스(Roger Gutiérrez)/ 국경없는의사회 긴급 구호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는 예멘에서 코로나19 환자 뿐 아니라 다른 건강상의 필요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더 많은 자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전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국제사회가 예멘이 이 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자원을 동원할 것과 예멘 당국이 생명을 살리기 위한 의료 지원 프로그램 시행을 촉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소외된 필요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의료 대응이 전면 확대되어야 합니다. 이런 중대한 시기에는 지원을 줄이는 대신 국제사회가 예멘에서 인도적 개입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한의 자원을 동원해야 하며, 지역 당국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프로그램 이행을 촉진하고 국민들이 인도적 지원에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캐롤라인 듀카메(Caroline Ducarme) / 국경없는의사회 예멘 현장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는 아멘 사나와 아덴에 위치한 4개의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병원 코로나19치료 센터에서 호흡기 증상 환자를 치료하고 있으며, 호데이다(Hodeidah), 카메르(Khamer), 하이단(Haydan), 이브(Ibb), 하자(Hajjah), 타이즈(Taiz) 지역에서 운영하거나 지원하는 다양한 보건 시설에서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받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코로나19 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의료 종사자와 직원들을 교육하고, 감염 예방 및 통제 조치를 강화하고 위생 시설을 설치했으며, 전국의 프로젝트에 걸쳐 코로나19 대응하기 위해 활동을 조정했다.
셰이크 자이드 병원 코로나19 치료 센터의 보조 간호사가 매일 착용하는 페이스쉴드. ‘언젠가 우리는 마스크를 벗고, 미소는 다시 환히 빛날 것이다’ 라고 쓰여 있다. ©MSF/Maya Abu 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