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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이 모든 문제에 해결책은 있다. 더 많은 활동을 신속히 하면 된다.”

2012.06.21


수 만명의 수단 난민들이 남수단 어퍼나일 주에 유입되고 있어, 난민캠프는 수용 공간이 차고, 물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다.

키아라 부르지오(Chiara Burzio)는 남수단 어퍼나일(Upper Nile) 주, 마반(Maban) 카운티의 자맘(Jamam) 난민캠프에 설치된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세 시간 동안 “km18”이라는 임시 난민 캠프에서 활동하고 지금 막 돌아왔습니다. 환자를 분류하고, 기초상담을 진행하고, 가장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를 치료하고 왔습니다. 심각한 탈수환자들은 제가 속해 있는 자맘 난민 캠프의 현장 병원으로 후송했습니다만, “km18”에는 중증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도 아주 많기 때문에 이틀 전 그곳에 집중 영양치료 센터를 세웠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가장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들은 치료했습니다만, 어려운 점은 여기 있는 모두가 다 어느 정도 치료와 구호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시간과 자원이 부족하여 도울 수 있는 사람 수가 제한되어 있어요. 가장 심각한 환자들에게만 에너지를 집중해야 하고 누굴 치료할 것인지 선택을 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들의 상황이 다 절박한 것을 아는 상황에서 그렇게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요.

이곳 상황도 심각합니다. 물이 떨어져 가고 있는데, 물은 다 떨어지면 끝입니다. 이 캠프에만 35,000명이 있는데 물이 없는 거에요. 지금 아슬아슬한 상태입니다. 어제는 일인당 2.5리터의 물을 공급할 수 있었고, 오늘은 3리터를 공급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만, 그래도 결코 충분하다고는 말 못하지요. 우리가 정수처리를 해서 물을 나누어 주는 취수원 연못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물이 떨어지거나, 배급량이 줄기만 하더라도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겁니다. 난민들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곳에서는 견디기 힘든 일들이 많이 일어나요. 차를 타고 들어오다 보면 여기저기 사람들이 흩어져 있습니다만, 조금 더 들어가면 난민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플라스틱 조각을 덮고 앉아 있죠. 내 평생 그런 모습은 본 적이 없습니다. 대부분 탈수증세를 겪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설사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아프고 지쳐 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30km 이상을 걸어서 이곳까지 왔어요. 물을 한 컵 주면 다들 허겁지겁 마십니다. 그만큼 목말라 하고 있는 것이지요. 정말 보기 안타깝습니다.

우리가 자맘 병원으로 후송하는 환자들 대부분은 심각한 탈수 또는 영양실조 증세를 보이거나, 설사와 열이 심각한 사람들입니다. 수막염 환자도 한 명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 아침 이곳 병원으로 데려온 8개월 된 여자 아기는 너무나 작고 영양실조에 걸린 나머지 3개월 된 아이처럼 보입니다. 이 아이를 입원시키고 특별 치료식으로 관리를 하고 있는데, 몸무게가 늘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어제 이곳으로 온 여성이 한 명 있는데, 탈수와 설사를 심하게 앓고 있었습니다. 보통 환자가 물을 마실 수 있는 상태면 2~3리터 정도의 재수화 용액을 하루 동안 천천히 마시게 합니다. 너무 빨리 재수화(rehydrate)가 이루어지면 합병증이 올 수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여성은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정맥주사로 재수화 치료를 해야 했습니다. 오늘 보니까 상태가 천천히 나아지고 있었습니다.

자맘 난민 캠프에서 간호사 키아라 부르지오가 아픈 아이를 돌보고 있다.

하지만 그게 또 절망스러운 점입니다. 대부분 쉽게 치료될 수 있는 문제들이에요. 저는 이곳 자맘 병원에서 주로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데, 그냥 보통의 아이들과 같은 아이들이에요. 그런데 아이들이 영양실조에 걸리면 절대로 웃지도 않고, 이런 슬픈 얼굴들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몸무게가 불기 시작하면, 바로 그 변화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웃고 놀기 시작해요. 활기찬 아이들이에요.

캠프의 모든 사람들이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부자는 아니었지만, 살 집도 있고, 입을 옷도 있던 사람들이었어요. 그러다 하루 아침에 생계를 뒤로 한 채 짐을 싸서 집을 떠나야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는 몇 주를 계속 걸었습니다. 운이 좋고, 체력이 있는 사람들은 이곳 캠프에 도착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길 위에서 죽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물이 필요합니다. 식량이 필요합니다. 보호처가 필요합니다. 대부분 플라스틱 판자 조각을 덮고 있습니다. 밤이 되어 기온이 내려가는데 담요 없이 밖에서 자면 폐렴이나 더 나쁜 상황에 처할 위험이 큽니다.

고통 받는 사람들을 보는 건 항상 괴로워요.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이들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있습니다. 더 많은 활동을 빨리 처리하면 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1년 11월부터 어퍼나일 주의 난민을 상태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자맘과 도로(Doro) 캠프에서 두 개의 현장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3,000건이 넘는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새로 마련된 유서프 바틸(Yusuf Batil) 난민 캠프에서 고정 진료소를 세웠으며, 매일 이동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km18” 임시 난민 수용소에서는 집중 영양치료 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km18 난민들을 상대로 홍역 백신 캠페인과 비식량 물품 보급 활동도 하고 있으며, 어퍼나일 주의 여러 임시 집결지에서 대규모 물보급 활동을 벌이고 있다.